월트디즈니(Walt Disney Co.)가 2025 회계연도 3분기(4~6월) 실적에서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주당순이익을 기록하며 성장 스토리를 재확인했다. 특히 스트리밍 부문 흑자 전환과 미국 테마파크 방문객의 지출 증가가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8월 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디즈니의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1.61달러로 집계됐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1.47달러)를 큰 폭으로 상회한 수치다. 회사는 9월 마감되는 2025 회계연도 전체 EPS 전망치를 기존 5.75달러에서 5.85달러로 0.10달러 상향 조정했다.
이번 실적 발표는 하루 전 전미풋볼리그(NFL)와의 전략적 제휴를 공표한 직후 나왔다. 해당 계약에 따라 NFL은 디즈니의 스포츠 전문 채널 ESPN 지분 10%를 확보하게 되며,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로써 디즈니는 ‘전통 TV 시청 감소’라는 구조적 위기를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강화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명확히 했다.
“ESPN 앱 출시, NFL 지분 제휴, 그리고 Hulu를 디즈니+에 통합하는 작업이 결합되면 ‘차별화된 스트리밍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될 것이다.” — 밥 아이거(Bob Iger) 디즈니 최고경영자(CEO)
디즈니는 8월 21일 월 구독료 29.99달러의 ESPN 직접 소비자용(Direct-to-Consumer, DTC)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다. 같은 날, 디즈니는 2026년부터 WWE ‘프리미엄 라이브 이벤트(PLE)’의 미국 독점 중계권도 확보했는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 규모가 16억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주요 사업부문별 실적
• 엔터테인먼트(스트리밍·영화·TV 네트워크): 영업이익 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 감소. ‘인사이드 아웃 2(Inside Out 2)’의 기저효과와 전통적 TV 네트워크 수익 하락이 주요 원인.
• 파크·경험·제품: 영업이익 25억 달러로 13% 증가. 미국 파크만 놓고 보면 22%나 늘었으며, 플로리다 올랜도에 5월 말 개장한 경쟁사 유니버설 ‘에픽 유니버스(Epic Universe)’에도 불구하고 방문객 1인당 지출이 확대됐다.
• 스포츠(ESPN 등): 영업이익 10억 달러, 29% 급증. 다만 국내 ESPN의 경우 NBA·대학 스포츠 중계권료 상승으로 3% 감소.
밥 아이거 CEO의 전략적 포인트
1) 스트리밍 번들 강화: Hulu 완전 통합 → 단일 앱 내에서 디즈니+, Hulu, ESPN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설계.
2) 스포츠 생태계 확장: NFL·WWE 계약으로 ‘계절·연령·성별을 아우르는’ 스포츠 포트폴리오 구축.
3) 현장 경험 극대화: 테마파크·크루즈 라인 증설, ‘질 높은 소비 경험’으로 티켓 가격 인상 부담 상쇄.
한편 주가는 실적 발표 직전 프리마켓 거래에서 약 2% 하락했다. 이는 월가가 ‘호재 선반영’을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PS·DTC·콘텐트 라이선스 용어 설명
• EPS(주당순이익): 기업 순이익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지표로, 경영성과를 파악하는 핵심 지표다.
• DTC(Direct-to-Consumer):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서비스·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뜻한다.
• 콘텐트 라이선스: 방송·스트리밍 사업자가 독점·공동 배타적 권리를 일정 기간 확보하는 계약으로, IP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전략이다.
기자 전문 통찰
디즈니는 스트리밍 가입자 증가보다 ‘수익성 있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SPN DTC 요금 29.99달러는 업계 평균 대비 높지만 ▲NFL·NBA 등 프리미엄 스포츠 콘텐츠와 ▲디지털 베팅·데이터 분석 기능 연동 가능성을 고려하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비용 측면에서 NBA·대학 스포츠 중계권료 상승이 지속되고 있어, 향후 총이익률(Gross Margin) 관리가 과제다.
파크 부문의 탄탄한 현금흐름 또한 긍정적이다. 과거 주기적으로 경기 침체 시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던 고정비 문제를 ‘프라이스 믹스 개선’(입장권·패스트패스·브랜드 상품 가격 인상)으로 상쇄한 점은 의미가 크다. 다만 유니버설의 에픽 유니버스가 본격 고정 수요를 흡수하기 시작하면, 2026 회계연도부터는 점유율 방어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디즈니는 ▲IP·콘텐츠 경쟁력 ▲글로벌 파크 인프라 ▲다각화된 매출 구조라는 ‘3중 안전판’을 재확인했다. 단기적으로는 스트리밍 흑자 흐름이 지속 가능한지가, 중장기적으로는 신규 스포츠 권리 확보 경쟁 속에서 콘텐츠 원가 관리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투자 판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