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동향] 독일 대표 주가지수 DAX가 1일(현지시간) 장 초반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제약·바이오 섹터가 두드러진 강세를 나타내면서 지수를 견인한 것이 특징이다.
2025년 9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일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부과된 일부 중국산 제품 관세가 ‘긴급 경제권 남용’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법 판결을 내렸다. 7대 4의 판결로 관세 부과 권한 남용을 인정했으나, 관세 자체는 10월 중순까지 효력을 유지하도록 해 대법원 상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 핵심이다.
같은 날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체중 감량 주사제 웨고비(Wegovy)가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마운자로(Mounjaro)’ 및 ‘젭바운드(Zepbound)’ 대비 심혈관 보호 효과가 57% 우수했다는 실사용(real-world) 비교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헬스케어·제약 종목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주요 종목별 등락률
현지 시각 오전 10시 33분 기준, DAX 지수는 74.85포인트(0.31%) 오른 23,994.47을 기록했다. 제약 장비 업체 사토리우스(Sartorius)가 3% 가까이 올랐고, 방산 기업 라인메탈(Rheinmetall)이 2.2% 상승했다. 이밖에 키아겐(Qiagen) +2%, MTU 에어로엔진스 +1.35%, SAP +1.15%, 콘티넨탈 +1.1%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지멘스 에너지는 2.2% 하락했고, 도이체방크 ‑1.2%, 바이엘, E.ON,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스, 다임러 트럭 홀딩 등이 0.3~0.7% 약세를 보였다.
거시 지표도 긍정 신호
S&P 글로벌이 집계한 8월 독일 HCOB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49.8로, 예비치(49.9)보다는 소폭 낮았으나 7월(49.1) 대비 개선됐다. 2022년 중반 이후 처음으로 50선에 근접해 ‘수축→확장’ 전환 기대감을 키웠다.
유로스타트(Eurostat)는 7월 유로존 실업률이 6.2%로, 전월 6.3%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실업자 수는 전월 대비 17만 명 줄어 1,080만5천 명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만1천 명 감소했다.
주요 용어 해설
• Wegovy: 노보 노디스크가 비만 치료를 위해 개발한 주사제로, GLP-1(인크레틴) 호르몬을 모방해 식욕을 억제하고 체중 감량을 유발한다.
• Mounjaro·Zepbound: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비만·당뇨 치료제로, GLP-1과 GIP 수용체를 동시에 작용시켜 체중 감량 효과를 높인 차세대 약물이다.
• 긴급 경제권(IEEPA): 미국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 시 경제 제재·관세 부과 등 광범위한 조치를 단행할 수 있도록 한 법률(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이다.
전문가 시각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관세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된 데다 노보 노디스크의 압도적 임상 성과가 투자심리를 개선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특히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30년 1천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관련 기업의 기술·마케팅 우위를 둘러싼 경쟁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독일 제조업 PMI 개선과 유로존 실업률 하락은 경기 침체 우려를 완화시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상존하기 때문에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망 및 체크포인트
향후 관세 관련 소송이 미국 연방대법원으로 넘어갈 경우, 10월 중순 이후 관세 철폐 또는 유지 여부가 글로벌 교역·인플레이션 흐름에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동시에 GLP-1 신약 경쟁 구도가 격화되면서 임상 데이터 발표 일정,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 보험 급여 범위 등이 주가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한편 독일 정부가 오는 10월 발표할 2026년 예산안에서 친환경 전환 및 반도체 투자 항목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져, 산업·자동차·신재생에너지 섹터에도 중장기 호재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