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풍력발전 확대 가속화…성장 지속성은 불확실하다

독일의 풍력발전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으나, 규제·송전망·경쟁 구도라는 복합적 압력이 향후 성장 지속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26년 2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바클레이스(Barclays)가 최근 발간한 노트는 독일 풍력 건설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여러 변수로 인해 호황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가 인용한 그린테크 파트너스(Greentech Partners)의 상무이사이자 전 노르덱스(Nordex) 임원인 마크 해머(Marc Hamer)는 2025년에 독일의 연간 풍력 설치량이 약 5GW에 이르렀으며, 향후 수년 내 연간 7~8GW 수준으로 정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독일 정부 목표치인 연간 약 10GW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해머는 이 차이가 수요 부족보다는 건설 병목(공사·자재·인력 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규제 프레임워크도 위험에 처해 있다. 현행 육상풍력 입찰(onshore wind auctions) 제도는 개발사에 대한 고정 보조금(보장요금), 전력 시장의 마이너스 가격 시 보상, 송전망 과잉공급 시 재배치(re-dispatch) 비용 보전 등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제도는 2026년 말로 만료될 예정이다. 바클레이스 노트는 새로 구성될 독일 정부가 더 ‘기업 친화적(pro-business)’인 입장을 취할 경우 이 제도를 부분 또는 전면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제도 변경은 프로젝트 현금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자금 조달을 더 어렵게 만들 것”

실제 입찰(auction) 데이터에서도 이미 긴장 신호가 관찰된다. 최근 독일의 풍력 입찰에서 낙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하락했는데, 바클레이스 분석가들은 이를 개발사들이 제도 변경 전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급히 입찰에 나선 결과로 보고 있으며, 이를 수요의 ‘조기 집행(pull-forward)’ 현상으로 설명한다.

송전망 포화 우려도 중요한 변수다. 해머는 재배치(re-dispatch) 사건의 규모를 고려할 때, 독일 전력망은 사실상 재생에너지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결론지었다. 현재 제도 하에서는 발전소가 생산했을 전력을 생산하지 못한 경우에도 개발사는 전량 보상을 받고 있다. 이 보상 조항이 변경되면 프로젝트의 경제성은 실질적으로 변동될 가능성이 크다.

터빈(풍력발전기) 제조업체에 대한 영향도 명확하다. 바클레이스는 노르덱스(Nordex SE)에 대해 “equal weight” 등급과 목표주가 €15.80을 제시했으며, 이는 2026년 2월 13일 종가 €32.38 대비 약 51.2%의 하방 여지를 시사한다. 베스타스(Vestas)는 “underweight” 등급에 목표주가 DKK 80을 제시했는데, 이는 종가 DKK 153.60 대비 약 47.9%의 하방을 의미한다. 바클레이스 분석가들은 “공급망이 이미 크게 최적화(아시아로 이동)된 상태여서 풍력 OEM의 추가 마진 개선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제조사들의 압박은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이다. 해머는 서구 OEM(원장비제조업체)들이 신흥시장 전반에서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남·동유럽 국가들에서는 중국계 운영자의 존재감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해머는 독일의 프로젝트 평균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이 어느 정도 보호막 역할을 하지만 위협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멘스 에너지(Siemens Energy)는 별도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최근 독일의 해상(오프쇼어) 풍력 입찰에서는 개발사가 터빈 공급사를 사전에 선별(pre-select)하는 방식이 도입되었는데, 바클레이스 보고서는 지멘스 에너지의 참여가 제한적이며 시장은 주로 베스타스·노르덱스·에네르콘(Enercon) 등으로 분할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용어 해설

재배치(re-dispatch)는 송전망 안정화를 위해 특정 발전기의 출력을 인위적으로 줄이거나(커트), 늘리는(증가) 조치를 말한다. 재생에너지가 지역적으로 집중되어 전력망이 이를 수용하지 못하면 특정 발전소의 출력 제한이 불가피하고, 이때 발생하는 손실을 보전하는 비용이 문제가 된다. 마이너스(negative) 가격 시간은 전력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전력가격이 음수로 떨어지는 시점을 의미하며, 현재 일부 제도는 이 기간에 발전사에 대한 보상을 규정한다. OEM은 원장비제조업체(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를 뜻한다.


경제·가격에 미치는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입찰 가격의 추가 하락 압력이 존재한다. 개발사들이 제도 변경 전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려는 수요 조기집행 현상은 입찰 경쟁을 촉진해 가격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제도 변경으로 인한 현금흐름 불확실성 확대와 송전망 포화로 인한 실제 가동률 감소 가능성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재배치 보상 축소 또는 제거는 프로젝트의 기대수익률(프로젝트 IRR) 하락으로 이어지며, 이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비용 상승과 직접 연결된다.

제도 불확실성이 커지면 금융기관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이거나 자본 투입을 보수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건설 지연·프로젝트 구조 변경(예: 더 큰 자기자본 비중 요구)과 같은 파생 효과를 낳아 실제 연간 설치 속도를 둔화시킬 수 있다. 결과적으로 유럽 전력시장 전반의 재생에너지 투자 속도와 관련 설비 공급업체(특히 서구 OEM)의 매출·마진에 부정적 압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제조 측면의 경쟁 구도를 보면, 중국 제조사들의 경쟁력 증가는 가격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터빈 가격과 마진을 낮출 수 있으나, 기술·서비스·운영 유지보수(O&M) 측면에서의 차별화 전략이 가능한 업체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바클레이스가 지적한 바와 같이 공급망이 이미 아시아 중심으로 재편된 경우 추가 마진 개선 여지는 제한적이다.


결론

요약하면, 독일의 풍력 확충은 양적 측면에서 가속화되고 있으나 제도 만료(2026년 말), 송전망 포화, 국제 경쟁 심화라는 세 가지 핵심 리스크가 향후 성장 경로와 산업 참여자들의 수익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제도 변경은 프로젝트별 현금흐름과 자금조달 조건을 재설정할 가능성이 높아, 개발사·제조사·금융기관 모두에 걸친 체계적 영향 분석과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