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투자자 심리(예상지수)가 12월에 전문가 예상치를 웃돌며 회복세를 보였다. ZEW(독일 경제연구소)는 12월 투자자 심리가 개선됐다고 16일 발표했다.
2025년 12월 16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ZEW 기대지수는 12월에 45.8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로이터가 여론조사로 수집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38.7포인트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며, 전달의 38.5포인트보다도 상승한 수준이다. 이 수치는 투자자·애널리스트의 경기전망 개선을 반영한다.
“3년간의 경기 정체 이후 경제 회복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이는 심리지수에 반영되어 있다”
— ZEW 회장 아힘 밤바흐(Achim Wambach)
밤바흐 회장은 확장적 재정정책이 경제에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국방과 인프라를 겨냥한 대규모 공공지출을 승인해 그간 투자에 소홀했던 분야의 공백을 메우고 경기 부진을 탈피하려 하고 있다. VP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마스 기첼(Thomas Gitzel)은 특별 인프라 기금이 내년에 신속하고 목표 지향적으로 풀려야 한다며, 그렇게 될 경우 독일 경제의 보다 넓은 부문에 멀티플라이어(승수) 효과가 파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 경제상황 판단은 오히려 악화
반면, 현 상황에 대한 평가 지수는 악화됐다. ZEW는 현재 상황에 대한 평가 지수가 -81.0포인트로 전월의 -78.7포인트에서 하락했다고 밝혔다. 밤바흐 회장은 “회복은 여전히 취약하다”고 경고하며 무역분쟁, 지정학적 긴장, 약한 투자 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개별 현황 평가가 다시 악화된 점은 우려스럽다.”
— 하우크 아우프호이저 람페(Hauck Aufhaeuser Lampe) 프리벳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렉산더 크뤼거(Alexander Krueger)
크뤼거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연립정부의 개혁 추진 의지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국가 지도자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가 약속한 ‘개혁의 가을’이 취소된 것뿐 아니라 재개 일정조차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도이체방크(Deutsche Bank)의 관점과 일치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도이체방크의 마크 샤텐베르크(Marc Schattenberg)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독일 경제가 거의 정체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지만, 2026년에는 1%를 다소 상회하는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월별 실물지표는 4분기 들어 긍정적 신호를 보이고 있다. 팬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Pantheon Macroeconomics)의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인 멜라니 데보노(Melanie Debono)는 4분기까지의 월별 경기가 전체적으로 긍정적이며, 화요일에 발표된 종합 PMI(구매관리자지수) 등의 기업체 조사가 3분기 GDP 정체 이후 더 나은 4분기를 시사한다고 말했다. 팬테온은 4분기 GDP가 상승했을 가능성이 크며, 정부가 재정 계획을 실천할 경우 향후 분기들에서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다음 연도(내년)에 대한 위험은 상향 쪽에 기울어져 있다고 진단했다.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 언급된 주요 용어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ZEW 기대지수는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통해 미래 6개월간의 경제전망을 수치로 환산한 지표로, 수치가 클수록 낙관적 전망이 우세함을 의미한다. PMI(구매관리자지수)는 제조업·서비스업에서 기업들의 신규주문, 생산, 고용 등 항목을 집계해 경기의 흐름을 보여주는 선행지표이다. GDP(국내총생산)는 일정 기간 동안 국내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총가치를 나타내는 대표적 경기지표다. 멀티플라이어(승수) 효과는 정부 지출이 민간 소비·투자 등을 통해 초과 효과를 낳아 GDP를 더 크게 증가시키는 현상을 의미한다.
전문적 분석 및 시사점
ZEW 지표의 기대지수 대폭 상승(45.8포인트)은 시장 심리 개선을 시사하지만, 현재 상황 평가의 심각한 약화(-81.0포인트)는 회복의 불균형성과 취약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정책적 측면에서 보면, 정부의 대규모 공공지출은 단기적으로 수요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특히 인프라와 국방 투자에 대한 지출은 건설·장비·연관 서비스 업종에 즉각적인 수요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 다만 공공자금의 집행 속도와 목표성이 핵심 변수다. 토마스 기첼이 언급한 대로 기금이 내년에 신속하고 표적화된 방식으로 집행될 경우 승수 효과는 증가해 광범위한 산업에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측면에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첫째, 재정지출이 계획대로 신속히 집행되고 글로벌 수요환경이 안정된다면 기업 이익 개선 기대가 커지며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동시에 향후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가 고조되면 장기 국채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고, 이는 채권시장과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둘째, 자금 집행이 지연되거나 지정학적 리스크·무역마찰이 재차 심화될 경우, 현재 상황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지속되어 경제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 이 경우 유로화의 강세는 제한적일 수 있고, 투자 심리는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중기적 관점에서 보면, 2026년 성장률이 1%대 초중반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이는 정부의 정책 집행력, 글로벌 수요 회복, 민간투자 확대 여부에 크게 좌우된다. 단기적으로는 ZEW의 개선된 기대지수가 금융시장과 기업의 의사결정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수 있으나, 현 상황의 취약성(-81.0 포인트)을 해소할 구체적 투자확대와 외부리스크 관리이 병행되지 않으면 실물 경기의 회복세는 제한적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ZEW의 12월 조사 결과는 정책 집행의 신속성과 효과성이 향후 성장 궤적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임을 재확인시킨다. 투자자와 정책결정자 모두 단기 심리 개선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되, 현재의 취약한 실물지표를 해소하기 위한 구조적 대책과 외부 리스크 대응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