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2025년 주택 건축 인허가가 3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독일 통계청이 2026년 2월에 발표한 자료가 보여준다. 이번 통계는 건설업의 분위기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선행지표의 변화를 시사한다.
2026년 2월 18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 통계청(Statistisches Bundesamt)은 2025년 한 해 동안 신규 및 기존 건물의 주거용 유닛 신축을 위한 인허가가 총 238,500가구에 대해 발급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인 2024년에 비해 10.8% 증가한 수치이며, 2024년은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해였다.
건축 인허가 수는 향후 건설 활동을 예측하는 조기 지표이다. 통계청은 인허가 건수가 증가하면 통상적으로 실제 착공과 완공으로 이어지는 건수가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다만 인허가가 실제 시공으로 모두 연결되는 것은 아니므로, 인허가 증가는 곧바로 공급 충족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업계의 분위기가 개선되었고, 투자가 늘고 있다”고 독일 건설부 장관 베레나 후베르츠(Verena Hubertz)가 말했다. 또한 후베르츠 장관은 관료주의 축소와 보조금 프로그램이 2026년에도 긍정적 추세를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조합 계열의 연구기관인 독일 거시경제정책연구소(IMK)는 이번 인허가 증가를 명확한 반전 신호로 평가했다. 연구소의 과학국장 세바스티안 둘리엔(Sebastian Dullien)은 “건설업이 이제 성장에 대한 제동 역할에서 성장의 견인차로 전환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에 독일 건설업 협회는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했다. 협회장 팀-올리버 뮐러(Tim-Oliver Mueller)은 “승인된 모든 프로젝트가 실제로 시공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과도한 낙관을 경계했다. 이 발언은 인허가와 실제 건설 착공·완공 사이의 차이를 강조한 것이다.
전문가들의 추가 조사 결과도 엇갈린 전망을 보여준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작성한 봄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한 해 실제로 착공·완공될 가능성이 높은 신규 주거 단위는 겨우 20만 가구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또한 페스텔(Pestel) 연구소의 연구는 독일에 약 140만 가구의 주택 부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부족분을 2030년까지 줄이기 위해서는 매년 약 40만 가구의 신규 주택이 공급되어야 한다고 연구소는 제시했다. 현재의 인허가 증가폭과 실제 건설 속도를 고려할 때,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건설업계의 투자 확대와 규제 완화, 공공 보조의 지속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건축 인허가 제도의 의미와 한계
우선 용어 설명을 덧붙이면, 건축 인허가(building permits)는 지방 당국이 특정 부지에 주거용 건물을 신축하거나 기존 건물을 증축·전환하는 것을 승인하는 절차를 말한다. 인허가 수치는 통상적으로 향후 6개월에서 수년 사이에 실제 건설 활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다만 인허가가 모두 시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며, 금융 여건 변화, 자재비·노무비 상승, 시공사 및 투자자의 자금 조달 문제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착공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
실무적 제약요인
최근 몇 년간 상승한 금리와 높은 건축 자재 비용은 건설 수요와 공급 모두에 압박을 가했다. 금리 상승은 주택담보대출의 비용을 올려 수요 자체를 위축시키는 한편, 건설업체의 자금 조달 비용도 높여 신규 착공을 주저하게 만든다. 자재비 상승은 프로젝트의 총비용을 증가시켜 수익성을 떨어뜨리며, 일부 프로젝트는 수익성 악화로 보류되었다.
따라서 이번 인허가 증가가 단기간에 대규모 공급 확대와 가격 안정으로 즉시 연결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인허가 증가는 분명 건설업계의 심리 개선을 보여주는 지표로,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되거나 보조금·세제 혜택이 확대되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경제 및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
전문가들은 건설 인허가의 증가는 중기적으로 건설업의 고용과 관련 산업(건축 자재, 설계·엔지니어링, 운송 등)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 활동이 늘어나면 관련 업종의 매출과 고용이 회복되어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지역 단위의 주택 공급 증가는 특정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다만 공급 부족이 해소되기까지의 시간과 정책적 지원의 강도에 따라 주택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달라진다. 현재의 인허가 수준과 전문가들의 예상 건설 완공 속도를 고려하면, 단기적으로는 가격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중장기적으로 연간 공급이 목표치 수준으로 증가할 경우 가격 상승 압력은 점차 완화될 수 있다.
정책적 함의
후베르츠 장관이 지적한 대로 관료주의 완화와 보조금 프로그램은 인허가 증가가 실제 건설로 이어지게 하는 중요한 정책 수단이다. 지자체의 인허가 심사 기간 단축, 건축 규제 완화, 건설 비용을 낮추는 공공 구매 정책, 그리고 저리의 건설 자금 지원 등이 병행될 때 인허가가 현실화되는 비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민간의 투자 유인뿐만 아니라 공공 주도형 주택 공급 확대도 필요하다. 특히 사회적 주택과 중저가 주택 공급을 병행하지 않으면 시장의 수요-공급 불일치는 지속될 수 있다.
결론
독일 통계청의 2025년 인허가 자료는 건설업의 분위기 전환을 시사하지만, 현재의 인허가 수준만으로는 장기적 주택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이 분명하다. 유관 기관과 업계의 관찰자들은 인허가 증가가 실제 건설로 이어지도록 정책적 지원과 시장의 자율적 투자 확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향후 수년간의 인허가 추이와 착공·완공 실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주택시장과 건설업의 회복세를 판단하는 데 핵심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