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에서 열린 회의에서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및 리히텐슈타인의 경제장관들이 미국을 향해 안정적인 무역관계를 추구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4개 독일어권 수출 중심 경제국은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현 상황에서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년 2월 2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를 미국 대법원이 최근 기각한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회의에 참석한 각국 장관들은 경쟁력 제고와 무역 장벽 제거의 필요성을 재차 확인했다.
독일 경제장관 카테리나 라이히(Katherina Reiche)는 취리히 기자회견에서 이들 국가가 수출 의존적 구조를 갖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관세는 국제 상업과 미국 경제 모두에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그녀는 구체적으로
“관세는 단순히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고 밝혀 관세의 직접적 소비자 가격 영향도 지적했다.
스위스 대통령 겸 경제장관 가이 파르멜린(Guy Parmelin)은 무역 조건에 대한 불확실성이 기업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며, 이것이 워싱턴과의 지속적인 무역 협의에서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르멜린은
“미국이 조속히 명확성을 제공할수록 모든 이에게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다. 그러면 진정한 윈윈이 될 것이고, 패자만 생기는 상황은 아닐 것이다”
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경제장관 볼프강 하트만스도르퍼(Wolfgang Hattmannsdorfer)는 미국 정책이 계속해서 변덕스럽게 보이는 가운데, 유럽 경제가 시장 다변화와 시장 접근 확대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그래서는 안 된다. 지금은 유럽연합이 자신감과 명확성을 가지고 행동할 때다”
라고 강조했다.
용어 설명
관세(tariffs)는 국가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특정 제품의 수입비용을 인위적으로 높여 국내 산업을 보호하거나 무역수지 조정 목적 등으로 사용된다. 이번에 문제된 “광범위한 관세”는 여러 품목에 걸쳐 대규모로 부과된 관세를 의미하며, 이러한 조치는 수입 가격을 상승시켜 소비자 물가 상승과 국제 공급망의 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적 함의와 전망(분석)
이번 공동 성명은 단순한 외교적 메시지를 넘어 유럽의 수출 중심 국가들이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을 직접적인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세 철폐나 정책 명확성 회복은 단기적으로는 수입품 가격의 하락 가능성을 높여 소비자 인플레이션 압력을 경감할 수 있다. 반대로, 미국이 예측 불가능한 무역정책을 지속한다면 기업들은 공급망 재조정에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할애해야 하며, 이는 향후 수출 경쟁력 약화로 연결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볼 때, 독일과 오스트리아 같은 제조업 중심의 경제는 부품과 중간재의 국제 이동에 크게 의존하므로 관세·비관세 장벽의 변동이 곧 생산비용 상승과 수출 가격 경쟁력 약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 스위스는 금융·정밀기계·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품목의 수출 비중이 높아 비교적 가격 전가(轉嫁)가 가능하지만, 장기적 불확실성은 투자 결정을 지연시키고 연구개발 예산 배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시장과 환율 측면에서도 불확실성 증가는 통상적으로 안전자산 선호를 높여 달러 강세와 유로·프랑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수출입 기업의 환리스크를 증대시키며, 헤지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소비자 물가와 기업의 원가 구조 변화가 결합되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판단에도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
정책적 시사점
유럽 국가들은 이번 발언에서 보듯 시장 다변화와 무역 관계의 다층화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존의 미국 중심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고, 아시아·아프리카 등 대체 시장과의 거래 확대, 역내 통합 강화, 무역 협정 재검토 등을 통해 리스크 분산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공급망의 탄력성 제고를 위한 재고 정책, 내수시장 활성화, 첨단기술 및 고부가가치 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요구된다.
한편, 기업들은 가격 전가 가능성과 계약조항 검토, 환헤지 전략 강화, 다원화된 조달처 확보 등을 통해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 정책 당국은 무역 파트너와의 외교적 소통을 강화하고 예측 가능한 규제 틀을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불확실성 완화를 지원해야 한다.
결론
취리히 회담에서 나온 4개국 장관들의 공동 메시지는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단순히 양국 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과 각국의 경제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관세 철폐와 정책 명확성은 단기적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으며, 반대로 불확실성의 지속은 기업 투자·수출경쟁력·환리스크를 통해 실물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다. 이에 따라 유럽 측은 시장 다변화와 경쟁력 강화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미국 측에는 조속한 정책 명확성을 촉구하는 외교적 압박에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