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뱅크, 2025년 ECB 추가 인하 전망 철회…다음 움직임은 2026년 말 금리인상 가능성

도이치뱅크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경로 전망을 전격 수정했다. 은행은 기존에 제시했던 2025년 추가 인하 시나리오를 철회하고, 2026년 4분기 금리 인상이 차기 정책 변화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최근 타결된 미국-EU 관세 합의가 유럽 경기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한 결정이다.

2025년 7월 2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도이치뱅크의 애널리스트들은 “무역 정책 위험이 완화된 만큼, ECB가 추가로 금리를 내릴 유인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자료: 도이치뱅크 전략 노트)

이번 관세 협상대서양 무역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반감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측은 대부분의 EU 수입품에 15% 관세를 적용하기로 합의해, 당초 예고됐던 30% 관세 위험이 절반으로 축소됐다. 도이치뱅크는 이를 두고 “무역 환경 개선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고, 정책 완화 필요성을 약화시킨다”고 설명했다.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시각도 급격히 바뀌고 있다. 골드만삭스BNP파리바는 지난주 각각 2025년 추가 인하 전망을 철회했으며, HSBC는 “ECB의 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재확인했다. BNP파리바는 도이치뱅크와 마찬가지로 2026년 4분기 금리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ECB는 지난주 통화정책회의에서 예금금리 2%를 유지했다. 동시에 유로존 경제에 대해 “완만하지만 견조한 회복세”라는 긍정적 평가를 내놓으면서, 추가 인하 신호를 사실상 접었다. 참고로 ECB는 2024년 6월 이후 지금까지 8차례에 걸쳐 금리를 내린 바 있다.

브로커리지(중개사)·스트래티지 노트에서 자주 언급되는 LSEG(런던증권거래소그룹) 데이터에 따르면, 시장은 올해 12월까지 두 차례 추가 인하가 이뤄져 예금금리가 약 1.85%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을 아직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2026년 9월에는 소폭 인상 전환이 있을 가능성도 일부 베팅되고 있다.

정책금리(Policy Rate)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기준이자율로,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ECB는 유로존 20개국의 가격안정을 목표로 하며, 최근까지 “인플레이션 목표 2%”를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해왔다. 그러나 관세 합의와 더불어 서비스·임금 물가가 예상보다 빨리 진정될 조짐을 보이며 통화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역 정책이 더 이상 완화 근거가 되지 않는다” — 도이치뱅크 전략팀 노트

한편, 모건스탠리UBS도 9월 인하 가능성을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이는 △최근 에너지 가격 안정 △노동시장 견조 △재정정책 완화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 실무 팁※ 용어 설명
브로커리지: 투자기관의 리서치 부서를 가리키며, 매크로·금리 전망을 제공한다.
정책 스탠스 전환: 중앙은행이 금리 방향을 인하(from easing)에서 인상(to tightening)으로 바꾸는 행위를 의미한다.
타리프(관세): 국가 간 거래되는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물가와 무역흑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2024년부터 이어진 인하 사이클이 2025년 1분기 이후 즉시 멈출지 여부에 시장이 주목한다. 둘째, ECB의 9월 전망 보고서에서 성장·물가 경로가 어떻게 수정되는지가 금리 방향성의 핵심 단서가 될 전망이다. 셋째, 무역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선이라는 정치 이벤트가 관세 정책을 다시 뒤흔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국채금리·스왑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며,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의 방향성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결국 관세 리스크 완화는 유로존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높였고, 이를 반영해 도이치뱅크 등 주요 기관이 추가 인하 시나리오를 보수적으로 수정하고 있다. 다만 성장세 둔화지정학적 충격이 발생할 경우 인하 재개라는 ‘리스크 시나리오’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투자자들은 ECB 통화정책회의 일정, 물가·실업률·임금 지표, 그리고 미-EU 무역 협상 관련 헤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