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AI, 경제의 점화·가속·연료 역할”…생산성 본격 개선 전에도 성장 기여 분석

인공지능(AI)이 글로벌 증시와 실물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약 3년 전 오픈AI(OpenAI)가 챗GPT(ChatGPT)를 공개한 이후 촉발된 AI 열풍은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고, 도이체방크는 이 흐름이 단지 기대감에 그치지 않고 실제 경제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5년 11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AI 인프라를 가동하기 위한 부채 기반의 대규모 지출에 대한 투자자 우려로 불확실성의 구름이 드리우고 있음에도,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AI의 영향력이 글로벌 경제에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AI가 성장에 “불꽃(spark), 가속기(accelerator), 연료(source of fuel)”를 제공했다고 지적하며, 단기와 중기 모두에서 경제에 긍정적 충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의 애드리언 콕스(Adrian Cox)를 포함한 전략가들은 메모에서 “생산성 지표를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전이라 하더라도” 현재 시점에서 신생 기술인 AI가 경제 전반을 끌어올리는 경로가 여럿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술 채택 초기 단계에서 이미 확인되는 자본적 지출(capex) 확대,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상승, 일상 업무의 작은 효율 개선, 그리고 향후 승자와 패자 재편에 대한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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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광풍을 일으켰다. 이는 언젠가 낮은 생산성에 시달리는 경제를 구원할 것이라는 약속 때문만이 아니다. 이미 오늘의 자본 지출, 밸류에이션 상승, 소규모 효율 개선을 통해 성장을 돕고 있으며, 내일의 새로운 승자와 패자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략가들은 이렇게 적시하며, 시장과 실물 사이의 선순환이 초기 단계에서 가동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들은, 현재 경제학자들 사이의 “주류 견해”에 따르면 AI는 연간 0.5%~0.7%생산성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는 전체 업무의 4분의 1 이상이 자동화되면서 누적되는 효과라는 설명이다. 즉, 아직 AI가 전 부문에서 완전한 대체를 이루지 않았더라도, 업무 자동화의 부분적 확산만으로도 거시 생산성은 의미 있는 폭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투자 측면에서는 수천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AI 모델을 떠받치는 반도체 칩이 탑재된 데이터센터 건설 및 확충을 의미하며, 이번 10년의 말까지 연간 약 20% 속도로 총지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 10년’은 2030년 무렵을 가리키는 관용적 표현— 기사 원문 표현 반영. 해당 투자는 설비·부품·전력·냉각 등 연관 산업 전반으로 파급돼 광범위한 수요 사슬을 자극할 소지가 있다.

밸류에이션의 고공행진은 소비와 투자에 ‘부의 효과(wealth effect)’를 불러올 수 있다고 했다. 도이체방크는 달러당 약 2센트 수준의 부의 효과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동시에 AI가 경제 전반의 ‘마찰(frictions)’을 점진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완만한 디플레이션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대형 기업의 확장은 이어지고, 신규 진입자들에게는 틈새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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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낙관론 일변도는 아니다. 도이체방크는 AI 붐이 ‘버스트(bust)’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는 대안 시나리오도 경고했다. 즉, 구현 비용이 높고 산출물의 결함이 두드러질 경우 기대했던 생산성 이득이 크게 제한될 수 있으며, 투자 거품이 붕괴하거나 서서히 김이 빠져 데이터센터가 유휴화되고 투자자들이 손실감을 체감하는 그림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시나리오에서는 구현 비용과 산출물의 결함이 생산성 개선을 심각하게 제약한다. 투자 거품이 붕괴하거나 서서히 사그라들면, 데이터센터는 놀고, 투자자는 빈곤감을 느낄 것이다.”

도이체방크 전략가들은 이렇게 적고, 단기·중기 리스크에 대한 주의를 환기했다.

보다 큰 틀에서는 AI가 ‘일반목적기술(General-Purpose Technology, GPT)’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전기처럼” 다른 혁신의 기반으로 쓰이는 기술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전략가들은 “설령 AI가 오늘의 수준에서 더 이상 발전하지 않더라도, 그 잠재력을 이해하고 시스템에 적합하게 통합하며, 사람들을 교육해 혜택을 극대화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주식 아이디어를 더 보려면 인베스팅프로(InvestingPro) 업그레이드를 통해 오늘 55%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도 덧붙였다.


용어 해설 및 맥락

• 일반목적기술(GPT): 전기·인터넷처럼 다수 산업의 생산함수에 깊숙이 파고들어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낳는 기술을 말한다. 도이체방크는 AI가 이런 성격을 띠며, 장기간에 걸쳐 간접적 혁신을 촉진할 것으로 보았다.

• 부의 효과: 자산가격 상승이 소비 성향투자 활동을 자극하는 현상이다. 본 보고서는 달러당 약 2센트라는 추정치를 언급해, 주가와 밸류에이션 상승이 경제에 미치는 경로를 시사했다.

• 경제적 마찰과 디플레이션 효과: 정보비대칭, 검색·조정 비용, 병목 등 거래 비용이 줄면 가격 상승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 AI는 이러한 마찰을 ‘한 조각씩 깎아내며’ 완만한 물가 하방 압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 자본적 지출(capex)·데이터센터: AI 학습·추론을 위한 고성능 반도체, 전력 인프라, 냉각 설비 등을 포괄한다. 본 보고서는 수천억 달러 규모의 누적 투자와 연 20% 안팎 증가세를 전망하며, 이로 인한 운영·공급망 전반의 수요 확장을 시사했다.


분석적 시사점

도이체방크의 견해는 “생산성 통계의 완만한 반영 이전에도 경제 성장 경로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구체화한다. 밸류에이션-투자-효율이라는 세 경로는 서로 얽히며, 승자·패자 재편에 대한 기대는 자본의 재배치를 가속한다. 동시에, 구현 비용과 산출 품질이라는 실무적 제약버스트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음을 경고함으로써 균형 잡힌 관점을 제시한다. 궁극적으로 AI가 일반목적기술로 정착한다면, 그 효과는 장기적·누적적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기술 도입의 속도뿐 아니라 조직·교육·규범의 적응 속도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