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2026년 금 가격 전망 4,000달러로 상향…사상 최고가 배경에 중앙은행 수요·달러 약세 가능성 부각

도이체방크(Deutsche Bank)가 2026년 평균 금 가격 전망치를 $4,000 퍼 온스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제시했던 3,700달러 대비 300달러 오른 수치로, 최근 금 시세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2025년 9월 17일, 로이터(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상향 조정은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매입, 미 달러화 약세 가능성, 그리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재개라는 세 가지 요인에 근거를 두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특히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꾸준히 늘어나는 공식 부문(Official Sector) 수요가 향후 2년간 금 가격의 상단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 측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구성 변화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정치적 압력금 가격에 우호적인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2025년 세 차례 금리 인하 이후 2026년에는 금리를 동결한다는 연준의 기본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인하 사이클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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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인적 구성이 바뀌면 투표 성향이 달라질 수 있고, 차기 행정부가 연준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려 들 가능성도 있다.” — 도이체방크 리서치 노트

중앙은행 수요와 관련해 도이체방크는 올해 공식 부문 금 순매입 속도가 2011~2021년 평균의 두 배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인민은행이 전체 매입량을 견인하고 있으며, 재활용(리사이클링) 공급은 예상치보다 4% 부족해 가격 상단에 대한 제한 요인을 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은행은 하방 리스크도 함께 제시했다. ① 미 증시 강세, ② 4분기 계절적 약세 (10년·20년 평균치 기준), ③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가 연준의 추가 완화를 지연시킬 경우 금 가격 랠리가 제동에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Gold bars

한편 안전자산(safe-haven)으로 분류되는 금은 이자(수익)를 발생시키지 않는 비수익형 자산이다. 일반적으로 금리는 하락하고 경제·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될 때 투자 매력이 부각된다. 실제로 올해(연초 대비) 금 가격은 약 40% 급등해 9월 16일 3,702.95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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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는 (silver) 가격 전망치도 2026년 평균 45달러로 상향했다. 4월 전망치 40달러보다 5달러 높아진 수치다. 은은 산업 수요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금보다 변동성이 높지만, 통화 완화 국면이 이어질 경우 탄력적인 흐름이 예상된다고 은행은 덧붙였다.

전문가 해설: FOMC·연준 독립성 논란이 금 시장에 미치는 영향

FOMC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12명의 위원회로 구성되며, 위원 교체 시기에는 통화정책 기조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연준 독립성은 중앙은행이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자유롭게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원칙을 의미한다. 1970년대 이후 인플레이션 급등을 억제한 역사적 경험 탓에, 시장은 연준이 정치적 간섭을 받을 경우 인플레이션·통화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한다. 금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헤지(hedge)하는 대표 자산으로 꼽힌다.

온스(oz)란?

온스는 국제 귀금속 거래에서 사용되는 중량 단위로, 1트로이온스(troy oz)는 약 31.1035g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g·kg 단위에 익숙하지만, 국제 시세를 이해하려면 트로이온스 개념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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