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2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순이익…흑자 전환 성공

[프랑크푸르트=로이터] 독일 최대 상업은행인 도이체방크(Deutsche Bank)가 글로벌 투자은행 부문의 성과가 엇갈리고 유로화 가치 급등에 따른 환손실 압박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5년 7월 2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올해 2분기 주주 귀속 순이익 14억 8,500만 유로(미화 17억 5,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1년 전 1억 4,300만 유로 손실에서 크게 개선된 결과로,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했던 약 12억 유로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번 실적은 도이체방크가 3개년 구조조정 계획을 마무리하고 연속 목표치를 달성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의 중간 고비에 발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회사가 제시한 목표 달성 가능성에 의구심을 표해 왔다.

크리스티안 제빙(Christian Sewing) 최고경영자는 “이번 실적은 우리가 2025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궤도에 올라 있음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작년 같은 분기의 손실은 투자자 소송에 대비해 대규모 충당금(provision)을 설정한 데 따른 일회성 요인이었다. 이는 도이체방크가 지난 10여 년간 누적된 대규모 적자를 극복하고 장기간 이어 온 흑자 행진을 잠시 멈추게 한 사건이었다.

1달러 = 0.8493 유로로 환산됐다.*2025년 7월 24일 기준 로이터 고시 환율


용어 해설 및 배경 설명

글로벌 투자은행 부문(Global Investment Banking Division)은 기업 인수·합병(M&A) 자문, 주식·채권 발행 주선, 트레이딩 등 자본시장 서비스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경기 변동과 시장 심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분기마다 실적 편차가 크다.

충당금(Provision)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이나 비용에 대비해 회계적으로 미리 설정해 두는 비용 항목이다. 은행권에서는 부실채권, 법적 분쟁, 규제 벌금 등에 대비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는 경우가 잦다. 도이체방크가 지난해 반영한 투자자 소송 관련 충당금은 일시적으로 영업이익을 잠식했으나, 근본적 손익 구조 개선과는 무관한 일회성 요인으로 평가된다.

또한 유로화 가치 상승은 달러화 등 외화표시 자산·부채를 보유한 기업 입장에서 환차손을 발생시킬 수 있다. 도이체방크가 유럽 중심의 자산·부채 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글로벌 사업 비중이 높은 만큼, 환율 변동은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이번 실적 발표는 도이체방크가 추진 중인 비용 절감, 자본비율 개선,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투자은행 부문의 변동성과 환율 영향이 지속될 경우, 향후 분기 실적은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불확실성도 공존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도이체방크가 2025년 목표로 제시한 자기자본이익률(ROE)과 비용·수익 비율(Cost to Income Ratio) 달성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투자은행 수수료 시장 둔화와 규제 강화를 감안하면, 목표 달성을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이체방크 경영진은 자본 효율성 개선과 디지털 전환 투자 확대를 통해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