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Deutsche Bank)가 2025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순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2025년 7월 24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 최대 상업은행인 도이체방크는 투자은행 부문의 실적 개선이 기업금융 부문의 둔화를 상쇄하면서 전반적인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은행 측에 따르면 주주 지분에 귀속되는 순이익은 14억 8,500만 유로(약 17억 4,800만 달러)로,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치 12억 유로를 크게 상회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도 견조한 성장세를 입증하는 결과다.
총수익(Revenue)은 78억 400만 유로로, LSEG(구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컨센서스 77억 6,000만 유로와 사실상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주력 투자은행(Investment Bank) 부문은 26억 8,700만 유로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유럽 중앙은행(ECB)이 6월 기준금리를 2%로 인하한 이후 유럽 은행권은 전반적으로 저금리 환경에 따른 순이자마진 둔화 압력에 직면한 상태다. 시장은 이날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동결 카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독일 및 유럽 전반의 국방예산 확대가 금융권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 6월말 CNBC 인터뷰에서 크리스티안 제빙(Christian Sewing)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에서는 그간 국방 분야에 명백히 투자 부족이 있었다”며, 은행이 고객의 국방산업 투자 자문과 자본 조달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정치 환경은 지난해 말 돌발 총선 이후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총리가 이끄는 신연정의 출범으로 다소 안정을 되찾은 상황이다. 그러나 세계 3위 수출국인 독일 경제는 현재 무역 관세 협상이라는 또 다른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EU 27개 회원국은 오는 8월 1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세 협상 마감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결과가 불투명하다. 합의 불발 시 양측 모두에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독일 제조업 수출에 직접 타격을 줄 수 있다.
“8월에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2025년 독일이 경기침체(리세션)에 빠질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 요하힘 나겔(Joachim Nagel) 독일연방은행(Bundesbank) 총재, 로이터 통신 인터뷰 중
이번 기사 작성 시점 기준 도이체방크 주가는 35.20유로* 선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마감가
용어 풀이
투자은행(Investment Bank) : 기업 인수·합병(M&A), 채권·주식 발행, 구조화 금융 등 자본시장에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수료를 취득하는 부문이다. 일반 예금·대출을 다루는 상업은행과 구분된다.
관세(Tariff) : 국가가 국경을 통과하는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보호무역 또는 협상 카드로 활용되며, 산업 경쟁력 및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리세션(Recession) : 통상 2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하는 경기 후퇴 국면을 의미한다. 기업 실적과 고용, 소비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
전문가 시각
시장 참여자들은 도이체방크의 이번 어닝 서프라이즈를 투자은행 수익 다각화 전략의 성과로 평가한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경우 순이자마진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비이자수익 확대는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열쇠로 여겨진다.
다만 향후 EU·미국 관세 협상, 국방예산 집행 속도, ECB 통화정책 방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특히 독일 제조업 중심 경제 구조상 무역장벽이 실질 수요를 제약할 경우 은행의 기업금융 포트폴리오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종합적으로 볼 때 도이체방크는 투자은행 부문 경쟁력과 글로벌 정치·경제 리스크 간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투자자들은 방어적인 자본 배분과 동시다발적 수익원 다변화 전략이 지속 가능한지를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