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가 유럽 유틸리티 섹터에 대한 광범위한 업데이트에서 스페인 가스 인프라 기업 에나가스(Enagas)와 이탈리아의 배관업체 이탈가스(Italgas)에 대해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valuation) 변화를 근거로 등급 조정을 실시했으나, 2026년으로 향하는 섹터 전반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유지했다.
2026년 01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보도 시점 기준 현지시간 07:30(동부표준시)에 에나가스 주가는 약 -2%, 이탈가스는 약 -1.7% 하락했다(12:30 GMT 기준). 도이체방크는 에나가스의 투자등급을 기존 ‘보유(Hold)’에서 ‘매도(Sell)’로 하향했고, 목표주가는 기존 €12.80에서 €12.00로 낮췄다. 은행은 이번 하향이 “상대적 상승 여력(limited upside)을 반영하며 규제 검토(regulatory review)와 관련된 실망 가능성(potential for disappointment)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탈가스는 주가가 2배가량 상승한 점을 반영해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등급을 낮췄다. 다만 도이체방크는 목표주가는 소폭 상향(€10.00 → €10.30)해 밸류에이션 재평가(re-rating)가 진행된 결과로 현재 수준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은행 측은 이같은 조정이 사업 전망의 변화가 아니라 밸류에이션(valuation) 요인에 따른 판단이라고 밝혔다.
주요 수치와 시장 관측
도이체방크는 보고서에서 유럽 유틸리티가 지난해 모든 섹터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장 큰 초과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이는 2007년 이후 가장 강한 상대적 성과였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섹터 내 여러 종목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축소됐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은행은 해당 섹터가 전년 대비 1년 선행 주가수익비율(year-ahead P/E) 기준으로 역사적 평균(평형) 대비 약 4% 할인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또한 향후 12개월 선행(absolute forward) P/E는 약 13.5배로 장기 평균과 대체로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컨센서스(시장 전망)는 향후 2년간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연평균 약 7% 수준으로, 이는 1년 전의 연간 4% 전망에서 상향된 수치라고 도이체방크는 전했다.
상승 요인과 리스크
분석가들은 네트워크 자본지출(network capex) 증가와 데이터센터 수요로 촉발된 전력 수요가 초기 랠리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도이체방크는 단기적으로 견조한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섹터 전반에서 가계·기업의 비용 부담(affordability)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수요 측면의 성장 기대와 실제 지불능력 사이의 괴리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다.
권고 및 개별 종목 조정
이번 업데이트에서 도이체방크는 유럽 전역의 유틸리티 종목들에 대해 다수의 목표주가와 권고 등급을 조정했다. 레드 일렉트리카(Red Eléctrica), 페르분트(Verbund), 포르툼(Fortum)에 대해서는 기존대로 ‘매도(Sell)’ 의견을 유지했으며, 엥지(Engie), E.ON, 이베르드롤라(Iberdrola), 내셔널그리드(National Grid PLC), RWE, SSE 등은 ‘매수(Buy)’ 의견을 유지했다. 은행은 단기적으로 위험 요인이 증가했더라도 성장 경로 자체를 근본적으로 좌초시키기에는 불충분하다고 보았으나, 최근의 주가 상승은 추가 상승 폭을 좁혔다고 진단했다.
“랠리는 섹터 일부의 추가 상승 여력을 축소시켰다(The rally has reduced upside potential across parts of the sector).”
용어 해설
본 기사에서 사용된 주요 금융 용어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타깃(목표) 주가(Target price)는 애널리스트가 합리적이라고 판단하는 일정 기간 내 도달 가능하다고 본 주가 수준이다. 선행 P/E(forward P/E)는 향후 예상 이익을 기준으로 산출한 주가수익비율로, 미래 수익성 기대를 반영한다. 리레이팅(re-rating)은 시장이 해당 종목 또는 섹터에 적용하는 가치평가 배수가 상향 또는 하향 조정되는 현상이다. 또한 규제 검토(regulatory review)는 공공 인프라·전력·가스 업종에서 정부나 규제당국이 요금·투자 회수율 등 정책을 재검토하는 절차를 의미하며, 이 과정은 수익성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정책적 함의 및 향후 전망
도이체방크의 등급 조정은 단기적으로 해당 종목들에 대한 투자심리를 냉각시킬 가능성이 있다. 에나가스의 목표주가 하향과 ‘매도’ 전환은 규제 불확실성이 현실화될 경우 주가의 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이탈가스의 경우 목표주가 소폭 상향에도 등급을 ‘보유’로 낮춘 것은 이미 주가에 상당한 호재가 선반영되었음을 시사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밸류에이션이 고평가 영역인지 여부를 재검토하고, 규제·수요·자본지출 추이에 따른 시나리오별 밸류에이션 민감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중기적으로는 컨센서스가 예상한 연평균 EPS 성장률 약 7%가 실현되는지가 관건이다. 만약 성장률이 컨센서스를 밑돌거나(예: 데이터센터 수요 둔화, 규제 강화), 금리 상승 등 외생변수가 겹친다면 섹터의 밸류에이션은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네트워크 투자와 전력 수요 구조적 상승이 지속될 경우에는 현재의 13.5배 선행 P/E가 정당화되거나 확대될 여지도 존재한다. 도이체방크의 진단처럼 섹터의 최근 성과는 투자자에게 추가 상승을 확보할 여지를 좁혀놓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결론
종합하면, 도이체방크의 이번 보고서는 유럽 유틸리티 섹터의 구조적 성장 전망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최근의 강한 주가 흐름이 일부 종목의 추가 상승 여력을 축소시켰음을 지적한다. 투자자들은 규제 리스크, 네트워크 자본지출과 데이터센터 수요의 실재성, 그리고 가계·기업의 지불가능성(affordability) 문제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종목별 밸류에이션과 리스크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