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갈수록 잦아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년간 극심한 가격 등락 탓에 관망해 온 보수적 투자자들에게는 시장 진입 시점 여부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2025년 7월 27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대형은행인 도이체방크(Deutsche Bank)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BTC)의 변동성은 향후에도 점진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기업·소매 투자자·정부 등 주요 경제주체의 채택 확대와 제도권 편입 속도가 변동성 완화를 견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당 보고서는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CoinDesk)에 처음 소개됐으며, “시장 성숙에 따라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결론을 담았다. 이는 비트코인이 더 이상 순수 투기 대상에 머물지 않고 장기 보유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왜 비트코인 변동성이 낮아지고 있나
① 기관·정부 채택 확대
보고서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기관투자자와 정부의 직·간접 매수 확대를 꼽았다. 기업 재무부가 현금성 자산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보유하거나, 일부 국가가 외환보유액 다변화 수단으로 BTC를 고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관이 참여하면 거래 규모가 커져 시가총액 대비 충격이 완화되고, 결과적으로 일일 변동폭이 좁혀진다.
② 규제 명확성 제고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U.S. 크립토 위크’ 기간 중 GENIUS Act가 통과돼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규제의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 또한 암호화폐 전반의 규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CLARITY Act가 하원을 통과했다. 법적 불확실성이 줄어들자 장·단기 투자 자금이 유입되면서 가격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는 것이 도이체방크의 해석이다.
스테이블코인, 무엇인가?※용어설명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유로 같은 법정화폐나 금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다. 예컨대 테더(USDT), USD코인(USDC) 등이 있으며,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거래소 간 자금을 신속히 이동하거나 암호화폐 생태계 내에서 일종의 ‘디지털 현금’처럼 활용한다.
시장 성숙과 ‘디지털 금’ 서사
도이체방크는 “변동성 감소는 시장이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는 방증”이라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비트코인은 금과 유사한 가치 저장 수단(store of value) 이미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통적으로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와 안전자산 특성을 바탕으로 장기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돼 왔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인식되면 연기금·국부펀드 같은 초대형 보수적 기관도 투자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논지다.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란?
국가가 외환보유액이나 자원개발 수익 등을 재원으로 운용하는 초대형 장기 투자펀드를 뜻한다. 보통 안정성과 유동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자산엔 신중하게 접근해 왔다.
지금이 투자 적기인가
비트코인 변동성 완화가 가격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격 움직임이 일정 범위에 수렴하면 예측 가능성이 높아져 투자 진입장벽이 낮아질 수 있다. 과거 변동성 때문에 매수를 미뤄 온 개인·기관 투자자에게는 리스크-보상(Risk-Reward) 비율을 재검토할 수 있는 시점이 열렸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암호화폐 투자 특유의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글로벌 규제 기조, 해킹 사고, 거시경제 변수, 투자심리 변화 등은 단기간에 가격을 흔들 수 있다. 도이체방크 보고서도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ward) 특성은 여전하다”고 선을 그었다.
“만약 도이체방크의 전망대로 변동성이 낮아진다면, 이는 암호화폐 시장이 ‘새로운 장(章)’으로 접어드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기자 해설
비트코인이 전통 금융 시스템의 제도적 테두리 안으로 점차 편입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규제·채택·기술 발전 속도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완전히 전환되는 시기와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 전, 투자자는 자신이 감내할 수 있는 손실 한도를 명확히 설정하고, 분산투자·달러코스트 애버리징(DCA) 등 위험 관리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비트코인의 미래는 블록체인 기술의 실질적 활용 확대와 금융·정책 환경에 달려 있다. 변동성 둔화가 장기적 추세인지, 혹은 일시적 현상인지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