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뉴욕] 독일 대형 투자은행 도이체방크(Deutsche Bank)가 글로벌 화학·원료 유통업체 브렌탁 AG(Brenntag)에 대한 12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88.90유로에서 86.30유로로 소폭 낮췄다. 투자의견 ‘매수(Buy)’는 그대로 유지돼 브렌탁 주식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는 여전히 긍정적 시각이 반영됐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목표주가 조정은 브렌탁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데 따른 후속 분석 결과다. 특히
대부분 사업 부문에서 물량(volume)은 늘었지만 단위당 총이익(gross profit per unit)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1분기 핵심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한 40억 유로로 컨센서스(42억5,000만 유로)를 하회했다. 이자·세전이익(EBIT)은 28% 급감한 2억3,900만 유로를 기록해 시장 추정치(2억5,000만 유로)를 밑돌았다. 현금창출력 지표인 자유현금흐름(FCF)도 61% 줄어 1억7,500만 유로에 그쳤다.
브렌탁 경영진은 “수익성 부진과 시장 변동성 확대에 실망했다”며 “운영 비용을 과감히 축소하고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 디덱스(DiDEX)* 투자 속도를 조정해 현금흐름을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 DiDEX: Brenntag Digital Experience의 약자로, 고객·공급사와의 거래를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으로 통합해 주문·재고·물류를 실시간 연결하는 디지털 전환 프로그램이다.
도이체방크는 “화학 유통 업종은 최근 수요·공급 변동성이 심하지만, 물량 회복 조짐이 조만간 나타날 수 있다”며 완만한 업황 반등을 전망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단위 마진 압박이 지속될 수 있어, 비용 절감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실적 부진 여파로 CFRA(미국 신용평가·리서치 기관)는 브렌탁에 대해 여전히 ‘매도(Sell)’ 의견을 유지했다. CFRA는 FCF 급감 추세가 2분기까지 이어지면 2024년 배당금을 삭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4년 EPS 전망치를 4.85유로, 2025년 EPS는 5.25유로로 하향 조정했다.
순차입금(Net Debt)은 2023년 말 21억9,000만 유로에서 올 1분기 말 22억3,000만 유로로 소폭 증가했다. 이에 따라 브렌탁 경영진은 2024년 연간 조정 EBITA 가이던스를 기존 12억3,000만~14억3,000만 유로 범위 중 하단 수준으로 수정했다.
InvestingPro 데이터에 따르면, 브렌탁 시가총액은 101억5,000만 달러(약 95억 유로)이며, 주가수익비율(PER)은 15.12배다. 배당수익률은 2.57%로 14년 연속 배당을 늘려온 점이 눈길을 끈다. 또한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과 높은 주주환원율이 특징이며, 동종 업계 대비 가격 변동성(Volatility)이 낮아 보수적 투자자에게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전문가 해설
• EBIT(이자·세전이익): 기업의 핵심 영업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자와 세금을 지급하기 전 이익을 뜻한다.
• FCF(Free Cash Flow):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을 제한 뒤 실제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현금으로, 배당·채무상환 여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 PER(주가수익비율):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도이체방크의 ‘매수’ 의견 지속은 ① 견조한 자본구조, ② 업계 1위 물류 네트워크, ③ 디지털 플랫폼 확장성 등 브렌탁의 장기 경쟁력을 반영한다. 반면 CFRA의 보수적 시각은 단기 현금흐름 악화와 배당 축소 리스크에 초점을 맞춘다. 두 기관의 온도 차는 투자 Horizon(투자 기간)에 따른 접근법 차이로 풀이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브렌탁이 하반기 중 비용 절감 효과를 입증하고, 디덱스 플랫폼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제시할 수 있을지를 주시하고 있다. 업황 회복 신호가 뚜렷해질 경우, 목표주가 상향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평가다.
결론적으로, 도이체방크는 단기 실적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브렌탁의 장기 성장 스토리와 주주환원 정책을 긍정적으로 본다. 그러나
영업 마진 회복과 FCF 개선을 실적 발표마다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