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독일 스킨케어·화장품 기업 베이어스도르프 분석 리포트
독일계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체방크(Deutsche Bank)가 스킨케어 브랜드 니베아(NIVEA)로 알려진 베이어스도르프(Beiersdorf AG)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도(sell)’에서 ‘보유(hold)’로 상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98유로로 유지했으며, 2025년 8월 6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베이어스도르프 주가는 97.60유로에 마감했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 톰 사이크스(Tom Sykes)는 “주가가 올해 들어 21% 떨어지고 1분기 고점 대비 28%나 하락하면서 역사적으로 드문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현재 주가는 MSCI Europe 지수 대비 지난 10년 중 최저 수준, 동종 업종 평균과 비교해도 10년 만의 최저 밸류에이션”이라고 강조했다.
MSCI Europe 지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산출하는 대표적인 유럽 대형·중형주 벤치마크다*투자자들이 유럽 주식시장 전반의 흐름을 가늠할 때 활용하는 지표*. 따라서 이 지수 대비 주가 비율이 10년래 최저라는 의미는, 베이어스도르프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음을 시사한다.
■ 투자 포인트와 리스크 요인
“밸류에이션 매력은 분명하지만, 중장기 수익성 회복 여부는 여전히 관건이다.” — 톰 사이크스, 도이체방크
사이크스 애널리스트는 베이어스도르프의 중기 이익 성장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즉, 프리미엄 브랜드 확대와 원가 관리가 성과로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그러나 가격 매력이 단기 하방 위험을 상당 부분 제한한다는 점에서 투자의견 상향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프리미엄 라인 제품군(‘라 프레리(La Prairie)’ 등)에 대한 온라인 브랜드 검색량 증가가 포착됐다는 점도 긍정적 신호로 판단됐다. 다만 그는 “니베아 브랜드 성장 한계치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존 견해를 재확인하면서, 매출 증가율 둔화에 대비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경영진 압박도 커지고 있다. 사이크스는 “투자자와 이사회 모두 sell-in(유통 재고 물량)과 sell-out(실제 소비자 판매) 추세의 균형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유통 채널로의 제품 밀어넣기가 아닌 실질 수요 성장이 동반돼야만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주가 흐름과 밸류에이션
올해 들어 베이어스도르프 주가는 21% 하락했다. 이는 유럽 소비재 섹터 평균 하락률(약 8%)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1분기 고점 대비 28%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300억유로대 초반까지 축소됐다.
도이체방크는 2025년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을 19배로 제시했다. 이는 글로벌 화장품 동종업체 평균(약 26배) 대비 27% 할인된 수준이며, 지난 10년간의 평균 할인 폭(15%)을 크게 상회한다.
사이크스는 “10년래 최저 밸류에이션은 통계적으로 주가 하락 위험 완화를 의미한다”면서, “지금은 절대적 실적 개선보다는 상대적 가치에 주목할 때”라고 밝혔다.
니베아 성장 한계에 대한 우려도 수치로 제시됐다. 사이크스는 “니베아 매출 성장률이 전년 대비 2%포인트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브랜드 재고 적정성 및 마케팅 효율성 확인을 조언했다.
■ 전문가의 시각과 전망
[전문가 코멘트] 본보 취재에 응한 독일 함부르크 소재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베이어스도르프는 현금 창출력이 견고해 배당 여력은 충분하다”면서도 “R&D 투자 확대 및 프리미엄 채널 다변화가 뒤따르지 않으면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프랑크푸르트 현지 브로커들은 “유럽 소비재 섹터의 방어적 특성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 정상화 시 주가가 110~115유로 선까지 반등할 여지도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다만 고금리 및 소비 둔화 리스크가 동반되는 만큼 단기적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 알아두면 좋은 용어
MSCI Europe 지수는 유로존뿐 아니라 영국·스웨덴·스위스 등 비유로권 주요국 대형·중형주 약 430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한국 투자자에게는 미국의 S&P500 지수와 비슷한 성격의 유럽판 벤치마크로 이해하면 쉽다.
PER(Price Earnings Ratio)는 주가를 주당 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으로, 일반적으로 15~20배 구간이면 ‘합리적’, 30배 이상이면 ‘고평가’로 간주된다. 물론 산업별 특성과 성장률에 따라 적정 PER 수준은 달라질 수 있다.
Sell-in vs. Sell-out은 각각 유통사에 공급되는 물량과 실제 소비자가 구매한 물량을 뜻한다. 유통 채널 재고가 과도하게 늘면 매출이 일시적으로 부풀려질 수 있으므로 두 지표를 동시에 살펴야 한다.
[기자의 견해] 베이어스도르프는 방대한 현금 흐름과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지만, 글로벌 뷰티 시장의 경쟁 심화 속에서 차별적 혁신과 디지털 전환 속도가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기자는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 투자 매력을 높이는 동시에, 성장 전략 실행 여부가 향후 주가 체력을 결정짓는 주요 촉매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