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갈라파고스 투자의견 ‘보유’에서 ‘매도’로 하향…주가 6% 급락

갈라파고스(GLPG) 주가가 6일 장중 6%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번 급락은 도이체방크(Deutsche Bank)가 종목 투자의견을 기존 ‘보유(hold)’에서 ‘매도(sell)’로 내리면서 촉발됐다.

2025년 8월 6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동시에 목표주가도 22유로에서 19유로로 3유로 낮췄다. 은행 측은 “회사의 방향성과 향후 전략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하향 조정은 갈라파고스가 최근 발표한 2분기 실적 업데이트 직후 단행됐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실적 발표에서 현금 가이던스(cash guidance)가 삭제된 점, 구체적이지 않은 기업 구조, 그리고 진행 중인 사업 개발 및 세포 치료(cell therapy) 프로그램과 관련된 위험 요소를 주요 우려 사항으로 지목했다.

Galapagos Laboratory

갈라파고스는 최근 1년 동안 대대적인 전략 변화를 단행해 왔다. 2023년 회사는 염증성 질환용 JAK 억제제Jyseleca’를 매각하며 종래의 면역·염증 포트폴리오에서 철수했다. 동시에 종양학(oncology), 특히 CAR-T 세포 치료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같은 해 갈라파고스는 “CAR-T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에 추가 혼선을 줬다.

“당사는 CAR-T 시장의 ‘선두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가치 창출에 주력할 것”

이라는 경영진 발언은 당시 투자자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CAR-T Therapy

올해 1월, 갈라파고스는 또 한 번 새로운 카드를 내놓았다. 회사는 조직을 분할해 면역·종양·바이러스 자산을 인수·라이선싱할 전담법인 ‘SpinCo’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도이체방크는 이 결정을 두고 “고위험 전략이며 위험회피 성향 투자자에게는 맞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은행 측은 기업 구조 및 자본 배분 전략의 불명확성이 잠재적 상승 여력보다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종목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했고, 이는 곧바로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용어 설명 및 배경 정보

CAR-T(Cellular Chimeric Antigen Receptor-T) 치료는 환자의 T세포를 유전자 변형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드는 맞춤형 면역 항암 기술이다. 개발 비용이 막대하고 제조 공정이 복잡해 초기 투자 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JAK 억제제는 염증 신호 전달 물질인 야누스 키나아제(Janus Kinase·JAK)를 차단해 류머티즘·궤양성 대장염 등 자가면역질환 증상을 완화한다. 갈라파고스의 Jyseleca는 유럽 등지에서 판매됐으나, 회사는 2023년 해당 사업을 정리했다.

SpinCo는 모회사에서 분리돼 독립적으로 운영될 신설 법인을 의미한다. 갈라파고스가 제시한 계획에 따르면, SpinCo는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면역·종양·바이러스 분야 자산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지향한다.


전문가 관전 포인트

필자는 이번 투자의견 하향이 단기 실적 부진 때문이라기보다는 전략적 명확성 부족에 대한 경고 신호로 해석한다. 바이오텍 기업들은 강력한 파이프라인과 자본 효율성으로 신뢰를 쌓아야 하지만, 갈라파고스는 잦은 전략 수정으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켜 왔다. 특히 고위험·고비용의 CAR-T 사업에 ‘선도 지위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모순된 메시지는 기업 가치평가를 어렵게 만든다.

다만, 풍부한 현금 보유고와 유럽 내 연구·제조 인프라는 향후 외부 기술 도입이나 협업을 통해 반전을 노릴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결국 핵심 변수는 SpinCo 출범 이후 자본 배분의 우선순위, 임상 로드맵의 구체성, 그리고 파트너십 전략이 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연내 예정된 추가 사업계획 업데이트차기 분기 실적 발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