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 최고경영자(CEO) 사토 코지(佐藤恒治)는 최근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한 네덜란드 반도체업체 ‘넥스페리아(Nexperia)’ 사태가 나타났음에도, “도요타의 반도체 공급망에는 당장 심각한 공백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10월 3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사토 CEO는 이날 일본 모빌리티쇼(구 도쿄모터쇼)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위험 요소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일 당장 칩 재고가 동나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사토 CEO는 “넥스페리아 사태가 도요타의 생산량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세계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는 도요타가 단번에 대규모 공급 충격에 노출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1
최근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와 재고 점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네덜란드 업체 넥스페리아가 중국 원텍(Wingtech)의 자회사라는 이유로 네덜란드 정부의 관리 대상에 편입되면서, 중국 정부는 넥스페리아의 제품에 대한 수출 금지령으로 대응했다.
미국 정부는 원텍을 ‘잠재적 국가 안보 위협’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사토 CEO는 “일본 완성차 업계 전체가 팬데믹 시기와 같은 파국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맞춤형(커스텀) 칩 대신 표준화된 레거시(legacy) 칩 채택을 확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닛산자동차(NISSAN MOTOR)는 같은 날, “현재 확보한 칩으로 11월 첫째 주까지는 차질 없이 생산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는 시점상 불과 며칠 뒤에도 공급망이 빠듯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배구조 재편 — 도요타 인더스트리얼즈(Toyota Industries) 주식 비공개화
사토 CEO는 또한, 일부 주주들이 도요타 인더스트리얼즈(TOYOTA INDUSTRIES) 주식 공개 매수(TOB) 가격이 낮다고 비판하는 데 대해, “입찰가 16,300엔(약 108.10달러) 재조정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도요타 그룹은 지난 6월, 도요타모터·도요타부동산(Toyota Fudosan)·도요다 아키오 회장이 지원하는 지주회사를 통해 포크리프트 제조사이자 주요 부품 공급사인 도요타 인더스트리얼즈를 비상장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공개 매수가는 역사적 평균 대비 프리미엄이 붙어 있으나, 발표 직전일 종가보다 낮아 다수 투자자들은 “회사의 진정 가치를 과소평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요타 대변인은 “사토 CEO의 언급은 주요 매수 주체인 도요타부동산 측 정보를 바탕으로 한 것이며, 도요타모터는 구체적인 가격 책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사토 CEO는 “고도의 투명성을 유지하고, 소수 주주의 이익을 반드시 고려한다는 원칙 아래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며 “서두르기보다 이해관계자 전반으로부터 폭넓은 공감을 얻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용어 해설 및 시장 분석
• 레거시 칩: 최신 파운드리 공정이 아닌 40nm 이상 구공정에서 생산되는 범용 반도체를 일컫는다. 자동차·가전 등에 널리 쓰이며 맞춤형 칩보다 제조 단가가 낮고 공급선이 다양하다.
• 맞춤형(커스텀) 칩: 차량·제품의 고유 설계에 최적화된 특수 반도체로, 소수 생산·장기 개발이 필요해 공급망 위기에 취약하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자동차용 MCU(마이크로 컨트롤러) 대란’이 재연될 소지가 여전하다고 평가한다. 도요타·닛산 등 일본계 완성차 OEM들은 표준화·공동 조달·재고 확대 전략을 병행하며 리스크 완화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투자자들은 도요타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일본 기업 특유의 ‘케이레츠(계열) 거버넌스’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소수주주 권리를 적정 수준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상황이다.
한편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달러당 150.78엔을 기록하고 있다. 연초 이후 엔화 약세가 심화되면서 일본 수출기업엔 우호적이나, 원자재·부품 수입가 상승이 불가피해 향후 마진 관리가 변수로 꼽힌다.
기자 해설 — 사토 CEO의 신중한 어조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넥스페리아 사태가 커스터머별 생산 가동률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은 4분기 이후 더 명확해질 전망이다. 동시에 도요타의 비상장화 프로젝트가 일본식 지배구조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시험대에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