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자동차 기업 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가 2025 회계연도 1분기(2025년 4~6월, 이하 6월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 전망을 웃도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미국의 25% 수입 관세 여파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하며 수익성이 압박을 받았다.
2025년 8월 7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도요타는 6월 분기 연결 기준 매출 12조 2,500억 엔, 영업이익 1조 1,700억 엔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옛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매출 12조 1,900억 엔, 영업이익 8,814억 1,000만 엔)를 모두 상회한 수치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해 3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순이익(지배주주귀속)은 8413억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급감
했다. 회사 측은 “글로벌 수요는 견조하지만, 미국발 관세 부담과 인센티브 확대가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1. 실적 세부 내역
도요타가 공개한 실적표에 따르면, 매출 총이익률(매출총이익 ÷ 매출)은 19.8%로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수입 관세에 따른 원가 상승분과 미국 시장에서의 판촉비 증가가 반영된 결과다. 반면 연구개발비는 3,260억 엔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해, 전동화·자율주행 기술 투자 기조를 유지했다.
2. 미국 관세가 미친 영향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이 올해 4월 도입한 수입 자동차 관세 25%는 일본 업체 전반에 상당한 압박을 주고 있다. 관세는 현지 딜러가 부담하거나 완성차 업체가 흡수하게 되는데, 통상 가격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제조사가 인센티브(할인)를 확대하는 방식이 선택된다. 그 결과 영업이익률이 하락하는 구조다.
일본 재무성 관세무역통계에 따르면 6월 일본의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대비 25.3% 감소했다. 흥미로운 점은 수출 대수는 오히려 4.6% 증가했는데, 이는 인센티브 확대와 관세 영향으로 단가가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요타 역시 북미 현지 가격 인하, 판촉비 증액 전략을 구사하면서 매출 성장 대비 이익 감소라는 ‘딜레마’에 직면했다.
3. 미·일 무역 협상, 관세 15% 인하 가능성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일본과 새로운 무역 합의를 발표하며 “관세율을 현행 25%에서 최저 15%로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시행 시점과 세부 조건은 아직 불확실하다.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관세 인하 시점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단기적으로는 미국 내 생산 비중 확대와 원가 절감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4. 글로벌 판매 추이와 전략
도요타는 지난주 발표한 상반기(1~6월) 실적 자료에서 글로벌 판매 552만 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하이브리드·EV 등 전동화 라인업의 판매 비중이 36%를 넘어섰다. 회사 관계자는 “탄소중립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전동화 포트폴리오 확대가 판매 호조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도요타는 전 세계 14개국 34개 생산 거점을 운영하며 ‘지역별 수요 대응’ 전략을 고수한다. 미국 관세 부담이 지속될 경우 멕시코·캐나다 공장 가동률을 높여 북미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5. 주가 및 시장 반응
실적 발표 직후 도쿄증권거래소(TSE)에서 도요타 주가는 장 초반 2% 하락했으나, 컨센서스 상회 실적이 부각되며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관세 리스크가 주가의 가장 큰 변수“라면서도 “SUV·픽업 등 고마진 차종 확대와 전동화 전략이 장기 성장성을 지지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가이신료(외국환 영향)에 민감한 엔·달러 환율이 올해 들어 엔화 약세(1달러=158엔 내외)를 보이는 점은 수출 업체인 도요타에 긍정적이다. 다만, 관세·환율·원자잿값 등 외부 변수 복합 영향으로 하반기 실적 가이던스는 다소 보수적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
6. 용어 해설
영업이익(Operating Profit)은 기업의 핵심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매출에서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를 뺀 값이다. 순이익(Net Income)은 이 영업이익에서 이자·세금·특별손익 등을 반영해 산출한다.
관세(Tariff)는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2025년 4월부터 일본·유럽산 승용차에 25% 관세를 적용했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입차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판매량이 줄거나, 제조사가 자체적으로 가격을 낮춰 이익이 감소하는 구조적 리스크가 발생한다.
7. 전문가 시각
시장조사업체 오토모티브 포어캐스트(Automotive Forecast)는 “도요타가 보유한 하이브리드 노하우와 공격적 원가 관리가 장기적인 관세·환율 리스크를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다만, 미국 시장 판매 비중이 30%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정치·통상 환경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고 경고한다.
결국 도요타의 단기 과제는 ‘영업이익 방어’다. 전문가들은 (1) 북미 현지 공장 증설을 통한 관세 회피, (2) 고부가가치 전동화 모델 확대, (3) 금융·리스 등 비(非)차량 부문 수익 다각화 등을 핵심 전략으로 꼽는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전동화 시장 성장세와 탄소중립 규제 강화가 도요타의 기회 요인으로 평가된다.
즉, 미국 관세라는 외부 충격을 이겨내기 위해선 기술 경쟁력과 생산 유연성 확보가 필수적
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