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미국 생산 차량 일본 역수입 계획 발표 가능성…트럼프 방일 기간 공개 예상

도쿄=연합뉴스 — 일본 최대 자동차 제조사 도요타자동차가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일본 시장에 역(逆)수입하는 방안을 조만간 공식화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5년 10월 25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공영방송 NHK는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진행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일 일정 동안 도요타 아키오 회장이 해당 계획을 직접 발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보도 내용에 의하면 아키오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 재계 수장들이 참석하는 비공개 간담회 석상에서 ‘미국산 도요타 차량의 일본 판매 개시’를 공식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일본 정부가 ‘미·일 무역적자 완화’를 위해 추진 중인 자동차 수입 절차 간소화 움직임과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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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는 또, 일본 국토교통성이 “미국에서 제작된 자동차가 일본 안전·환경 기준 시험을 추가로 거치지 않고도 판매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제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일본은 해외 차량에 대해 배기가스·소음·안전 충돌 시험을 자국 규정에 맞춰 다시 진행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나, 개정이 이뤄지면 미국 생산 모델은 인증 과정을 생략할 수 있게 된다.

도요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해당 보도는 회사의 공식 발표를 근거로 한 것이 아니다”

라고 밝혀, 발표 여부 자체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 소식통은 “아키오 회장이 트럼프·일본 경제계 간담회 참석을 조율 중”이라며 발표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전문가 시각 — 일본 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가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미·일 간 무역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상징적 카드’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일본은 2024 회계연도 기준 67조 엔(약 585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했으며, 그중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일본이 미국산 자동차 수입을 늘리면 대미 흑자 규모가 축소되고, 자동차 시장의 양국 간 상호 의존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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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관측통들은 도요타가 미국 현지 공장의 가동률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했다고 본다. 현재 도요타는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켄터키주 조지타운·인디애나주 프린스턴 등 10여 개 주에 완성차 공장을 운영 중이다. 만약 해당 공장에서 생산한 픽업트럭, 대형 SUV 등이 일본에 역수출된다면 엔화 환율 변동에 덜 영향을 받고, ‘메이드 인 USA’ 이미지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역적자·규제 완화란?

무역적자(Trade Deficit)는 한 나라가 수출보다 더 많은 수입을 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미국은 오랜 기간 일본·중국 등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해 왔으며, ‘적자 축소’를 대외 경제정책의 핵심 기조로 삼아왔다. 규제 완화(Regulatory Easing)는 특정 산업이나 제품에 적용되는 행정·기술 기준을 완화해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정책이다. 자동차 분야에서 규제 완화가 단행될 경우, 해외 제조사가 시험·인증 부담을 덜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향후 변수 — NHK와 로이터 모두 ‘익명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기 때문에, 실제 발표 내용·시기·차량 차종 등 구체적 세부 사항은 변동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일본 소비자들이 ‘미국 공장 생산’ 브랜드를 얼마나 신뢰할지, 일본 정부가 어느 수준까지 인증 규정을 완화할지 역시 주목된다.

도요타 측은 “현재로서는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방일 기간 중 미·일 정부 및 주요 기업 간 ‘눈에 보이는 성과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도요타가 일정 부분 진전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비즈니스 전략 관점에서 보면, 역수입은 ‘생산 네트워크 최적화’와 ‘정치 리스크 헤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카드다. 일본 내에서 미국산 차량을 판매함으로써 현지 생산물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동시에 미국 정부로부터 ‘고용 창출’에 기여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기간 중 아베 신조 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총리 등 일본 정치 지도자들과도 연쇄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도요타의 발표가 이들 정상회담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언급될지에도 금융·자동차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일본 국내 완성차 업계는 도요타의 행보가 닛산, 혼다, 스즈키 등 경쟁사들의 수입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내 공장을 보유하지 않은 업체들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지역 생산설비 투자 여부를 재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규제 완화가 확정되면 미국산 전기차(EV)·하이브리드차에도 기회가 열려, 일본 친환경차 시장 지형이 바뀔 수 있다” — 도쿄 소재 자동차 리서치업체 관계자

결론적으로, 도요타의 예상 발표는 단순한 기업 차원의 수출입 전략을 넘어 미·일 무역 협상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복합적 요소가 얽힌 사안으로 평가된다. 실제 이행 여부와 구체적 방식은 트럼프 대통령 방일 이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