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넥스페리아 수출 규제에도 ‘즉각적 반도체 부족’ 우려는 없어

도쿄=Reuters ―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가 중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로 촉발된 공급망 불안 속에서도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부족 사태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2025년 10월 30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도요타의 사토 코지 최고경영자(CEO)는 같은 날 개막한 재팬 모빌리티 쇼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내일 당장 생산 차질이 발생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토 CEO는 공급 차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생산 라인이 멈출 우려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팬데믹 당시 경험했던 맞춤형(커스텀) 반도체 부족을 교훈 삼아, 레거시(범용) 칩을 표준화하려는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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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넥스페리아 수출 금지 조치

이번 공급망 우려는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Nexperia가 지난달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중국 모회사 윙텍(Wingtech)으로 기술이전 위험을 이유로 통제받은 이후 불거졌다. 중국 당국은 즉각 넥스페리아 제품의 대외 수출을 전면 금지했고, 이로 인해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이 재고 상황을 재점검하고 있다.

도요타보다 규모가 작은 닛산자동차(NISSAN)는 같은 행사에서 “11월 첫째 주까지 사용할 칩 재고는 충분”하다고 밝혀 남은 기간이 불과 며칠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업계 전반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도요타 인더스트리 지분 공개매수(TOB) 논란

사토 CEO는 이날 반도체 이슈와 별개로, 포클리프트·자동차 부품 계열사 도요타 인더스트리(Toyota Industries)를 비상장화하기 위해 제시한 주당 1만6,300엔(약 108.10달러) 규모의 공개매수 가격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부 주주들은 발표 직전 주가보다 낮다며 저평가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도요타 그룹은 올해 6월 도요타 모터·도요타 부동산·토요다 아키오 회장이 공동 출자하는 특수목적지주회사(SPC)를 통해 도요타 인더스트리를 인수, 그룹 구조를 재편하겠다고 선언했다. 사토 CEO는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소수주주의 권익을 충분히 고려하며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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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기보다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폭넓은 이해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 사토 코지 CEO

전문가 해설: 레거시 칩 표준화의 의미

레거시 칩은 구형 공정(28나노 이상)에서 생산되는 범용 반도체로, 전력관리·신호제어 등 자동차 전장 시스템에 널리 사용된다. 팬데믹 당시 완성차 업체들은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맞춤형 칩을 주문 생산했으나, 특정 파운드리에 과도하게 의존한 결과 대규모 생산 공백을 겪었다. 표준화는 공급처 다변화와 원가 절감을 동시에 겨냥하는 셈이다.

도요타는 2023~2024 회계연도에만 치밀한 부품 재고 관리로 반도체 부족 충격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다. 그러나 중국발 지정학 리스크가 반복적으로 부상하면서, 업계에서는 “레거시 칩 재고를 최소 3개월치 이상 확보”가 새로운 가이드라인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환율 효과와 실적 전망

기사 작성 시점(30일 기준) 달러·엔 환율1달러=150.78엔 수준이다. 도요타는 엔화 약세로 수출 채산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고 있으나, 달러 결제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도 만만치 않다. 시장에서는 “칩 수급 불안이 겹치면 2025 회계연도 생산·실적 가이던스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넥스페리아와 윙텍은 어떤 회사인가?

Nexperia는 1950년대 필립스 반도체 부문에서 출발해 분리·정류용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등 저전력·아날로그 칩에 강점을 가진 기업이다. 2019년 중국 Wingtech Technology가 인수하며 화제를 모았다. 윙텍은 스마트폰·가전 ODM(제조업자개발생산)으로 성장한 뒤, 자동차 전장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어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최전선에 서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

네덜란드 정부가 넥스페리아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② 중국의 추가 보복 조치 가능성, ③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재고 및 다변화 전략, ④ 도요타 인더스트리 TOB에 대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대응, ⑤ 2026 회계연도 도요타의 전동화 전환 속도가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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