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이끄는 총기 전자상거래 기업 ‘그래브어건’, 뉴욕증시 상장 첫날 20% 급락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16일(현지시간) 개장과 동시에 ‘USA!’ 구호로 들썩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총기 전자상거래 플랫폼그래브어건(GrabAGun)상장 기념 타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2025년 7월 16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그래브어건 주가는 거래 개시 후 수 시간 만에 20% 이상 하락했다. 이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상장된 직후 발생한 급락이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NYSE 타종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Spencer Platt | Getty Images

트럼프 주니어는 상장식 직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벌어진 ‘각종 웨이크(woke) 광풍’에 맞서 총기업체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입성한 것은 통쾌한 승리”라며 “이는 궁극적인 귀환”이라고 자평했다.

이번 합병을 주도한 콜롬비에 인수회사Ⅱ(Colombier Acquisition Corp. II)오미드 말릭 최고경영자도 타종식에 함께했다. 말릭 CEO는 공화당 거액 후원자로, 투자사 ‘1789 캐피털’ 사장직도 겸임한다. 트럼프 주니어 역시 1789 캐피털 파트너이자 그래브어건 자문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 투자 구조와 지분 현황
트럼프 주니어30만 주(지분 약 1%)를 보유할 것으로 6월 증권신고서에서 예상됐다.
• 합병을 통해 총 1억7,9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티커는 ‘PEW’로, 총성을 형상화한 영문 의성어다.

트럼프 주니어와 베티나 앤더슨이 NYSE 밖에서 걸어나오고 있다.Spencer Platt | Getty Images

그래브어건은 텍사스주에 기반한 모바일 중심 총기 쇼핑몰이다. 회사 측은 “미국 수정헌법 2조(총기 소지 권리) 수호”를 기업 정체성으로 강조하고 있다. 보수 성향 소비자와 투자자의 지지를 받으려는 전략이 노골적이다.

SPAC이란?
스팩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약자로, 비상장 기업을 우회 상장시키기 위해 먼저 공모에 나서는 ‘빈 껍데기 회사’를 뜻한다. 통상 18~24개월 내 인수합병 대상 기업을 찾아 합병해야 하며, 절차가 간소해 신속히 자본을 확보할 수 있지만, 합병 직후 변동성이 극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트럼프 일가의 SPAC 사랑
트럼프 가문은 이미 지난해 트럼프 미디어(Truth Social 운영사)를 스팩 합병 방식으로 나스닥에 상장(티커 DJT)시킨 바 있다. 이번 건은 ‘SPAC 활용’이라는 동일한 공식이 한 번 더 반복된 셈이다.

“뉴욕증시에서 총기업체가 환호를 받는 장면 자체가 상징적이다.” — 공화당 전략가

CNBC 정치섹션 추가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및 공화당 인사들은 최근 방산·총기·보수 성향 플랫폼 투자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정치·문화 전쟁의 자본시장 버전’으로 해석한다.


전문가 해설 🔍

1) 주가 급락의 배경
합병 직후 발행 가능한 리딤션(환매) 청구와 초기 공매도 압력이 동반되면서 유통 주식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20% 하락은 스팩 상장 사례 평균 변동 폭과 유사하나, 총기 산업이라는 규제 민감 섹터 특유의 리스크가 추가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2) 보수 진영 ‘콘텐츠·상품 생태계’ 확대
트럼프 주니어가 직접 언급한 ‘웨이크 문화’ 반발은 미국 내 이념 대립이 소비재 및 증시로까지 확산 중임을 방증한다. 실제로 트럼프 조직은 스마트폰, 이동통신, 미디어 등 ‘친(親)보수 브랜드’를 잇달아 공개하면서 충성 고객 기반을 결집시키고 있다.

3)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 총기 규제 입법 흐름: 민주당이 다수당인 주·연방 차원의 규제 강화 시 주가 변동성 확대 우려.
• 보수층 결집 효과: ‘정치적 소비’가 매출로 연결될지 여부.
• 스팩 시장 회복세 지속 여부: 최근 냉각됐던 스팩 시장에 다시 자금이 유입될지는 향후 몇 분기 실적이 관건이다.

종합하면, 그래브어건의 상장은 단순한 ‘총기 기업 상장’이 아니라 정치·문화 갈등이 자본시장에 투영된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사업성 못지않게 규제·정치 리스크를 면밀히 따져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