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 샤슈왓 차우한·아카시 스리람] 미국 기술 기업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의 주가가 29일(현지시간) 장중 약 10% 하락하며 약 91억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할 위기에 놓였다. AI(인공지능) 인프라 수요 증가가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음에도, 생산 비용 증가와 치열해진 가격 경쟁 탓에 수익성이 악화된 점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2025년 8월 29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델은 AI 최적화 서버(고성능 GPU·전력·열 설계가 적용된 서버)에 대한 공급망 혼란과 긴급 운송비 부담으로 조정 총마진율이 전년 동기 19.6%에서 18.7%로 하락했다. 이는 LSEG(런던증권거래소그룹) 컨센서스 19.6%를 밑도는 수치다. 델은 3분기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2.45달러로 제시했는데, 시장 예상치 2.55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대형 고객사 선점이 최우선”이라는 전략 아래 델은 마진보다 출하량 확대에 집중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메모에서 “델은 일론 머스크의 신생 AI 연구소 xAI와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코어위브(CoreWeave) 등의 주문을 우선 처리하기 위해 원가 구조 악화를 감수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델은 연간 AI 서버 출하 목표를 150억 달러 → 2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일부 부품을 항공 수송했고, 이는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3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265억~275억 달러로 제시했다. LSEG 집계 시장 컨센서스 260억5,000만 달러를 웃돌지만, 수익성 악화 우려로 시장 반응은 부정적이다. 연간 매출 전망치 역시 1,010억~1,050억 달러 → 1,050억~1,090억 달러로 상향됐다.
주가·밸류에이션 동향
델 주가는 연초 대비 16.3% 상승하며 S&P500 지수와 경쟁사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를 앞질렀다. 그러나 이날 급락으로 상승폭이 일부 반납됐다. 현재 델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3.2배로, HPE(10.8배)보다는 높지만 S&P500 평균(22.3배)보다는 낮다. HPE는 8월 31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AI 최적화 서버란?
AI 모델 학습·추론에 특화된 서버로, 고성능 GPU·FPGA·ASIC 등 가속기를 탑재해 데이터 처리량을 극대화한다. 병렬 연산에 최적화된 반면 발열·전력 소모가 크므로 냉각 설계와 전력 효율이 관건이다. 최근 초거대 AI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해당 서버 수요가 폭증하고 있으며, 델·HPE·레노버 등 글로벌 OEM이 시장을 주도한다.
시장·전망 분석
전문가들은 ‘성장 우선 vs. 수익성 우선’이라는 IT 하드웨어업계의 오래된 딜레마가 재점화됐다고 평가한다. 델은 AI 인프라 수주 확대를 위해 단가를 공격적으로 낮추고 있으며, 공급망 제약으로 원가 역시 상승해 당분간 마진이 눌릴 가능성이 높다. 다만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장기화할 경우, 규모 경제로 마진 개선 여력도 존재한다.
리스크 요인
① 공급망 불안정 : GPU·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핵심 부품 수급이 제한적이다.
② 가격 경쟁 심화 : HPE·슈퍼마이크로컴퓨터 등 경쟁사가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 중이다.
③ 거시경제 변수 : 금리 상승 시 기업 IT 지출 둔화 가능성이 남아 있다.
긍정적 요인
① 대형 고객사 확보 : xAI, 코어위브 등 신규 고객이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② AI 투자 장기화 : 생성형 AI 서비스 상업화로 데이터 센터 증설이 지속되고 있다.
종합 평가
델은 AI 인프라 붐을 가장 직접적으로 수혜받는 기업 중 하나지만, 단기적으로는 원가 상승과 마진 훼손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성장 스토리에 베팅할 투자자와 단기 수익성을 중시하는 투자자 간 의견이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GPU 공급 안정화, 운송비 완화, 가격 인상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본 기사는 원문(Reuters)을 한국어로 번역·가공한 것이며, 추가적인 의견·해석이 포함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