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전력 장비 시장, 향후 5년 내 두 배 성장 전망

데이터센터의 폭발적 전력 수요가 글로벌 전력 설비 산업 전반의 급속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 장비 부문이 5년 이내 두 배로 확대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2025년 8월 20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전(前) 수석부사장 토미 렁(Tommy Leong)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의 전문가 콜에서 “인공지능(AI)이 핵심 동력”이라며, 전체 전력 장비 시장 또한 10년 내 두 배로 팽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BofA는 콜 요약 자료에서 “전문가는 AI 수요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보였으며, 데이터센터 전력 장비 시장이 향후 5년간 두 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BofA는 또한 “AI 수요 가속화가 공급망을 심각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납기(lead time) 격차도 뚜렷하다. 유럽 다국적 공급업체의 납기는 12∼24개월에 달하는 반면, 중국 업체는 6∼12개월로 상대적으로 짧다.

특히 변압기 가격은 최근 5년간 50% 이상 상승했다. 수요 급증과 원자재 가격 변동이 맞물린 결과다. 이 같은 상황은 중국 제조업체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호재로 작용하고 있으며, 렁 전 부사장은 “이 흐름이 앞으로 5∼10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데이터센터의 고도화 기준 — Tier-4의 부상

전환을 가속하는 또 다른 요인은 AI 데이터센터(AIDC)의 높은 표준이다. Tier-4 시설은 연간 다운타임 10분만 허용되며 완전 이중화(full redundancy)를 요구해 시장 상단을 차지한다.

반면 Tier-3 센터는 연간 30분까지 다운타임을 허용하며 중복성 요건이 낮다. Tier 등급은 데이터센터 안정성과 가용성을 나타내는 국제 표준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설비, 전력, 네트워크의 중복 수준이 강화된다.

이러한 고도화 기준은 건식 변압기(dry-type transformer), 가스 절연 개폐장치(GIS·gas-insulated switchgear)전력 품질 장비 수요를 급증시키고 있다.


현재 수요의 대부분은 북미에서 발생하지만, 렁 전 부사장은 “중동 지역의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BofA는 “동남아시아 데이터센터가 아직은 AI보다 클라우드 컴퓨팅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렌� 전 부사장은 동남아 시장을 Optimum(최상), Medium(중간), Minimum(최소) 세 구간으로 구분했다. 유럽·미국 기업이 최상 등급을 장악하고, 일본·한국 업체가 중간 등급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과거 최저 구간에 주력하던 중국 업체들은 공급 부족과 수요 급증에 힘입어 중간 등급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다만 최상 등급 진입은 규제·인증·맞춤 설계 등의 높은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중동·일대일로(One Belt One Road) 지역에서도 중국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대규모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프로젝트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핵심 용어 해설

건식 변압기는 절연유 대신 공기 또는 고체 절연체를 사용하는 변압기로, 화재 위험이 낮고 유지보수가 간편해 데이터센터와 같은 실내 설비에 적합하다.

가스 절연 개폐장치(GIS)는 전력 차단 및 보호를 위한 스위치기어 내부를 SF6 가스로 절연해 안전성을 높인 장치다.

EPC설계(Engineering)-조달(Procurement)-건설(Construction)을 일괄 수행하는 계약 방식으로, 대형 인프라 사업에서 자주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