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데이터센터 거래액이 2025년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집약적인 인공지능(AI) 워크로드를 수용하기 위한 인프라 확충이 주요 동인으로 작용했다.
2025년 12월 19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S&P Global은 올해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610억(약 610억 달러)이 유입됐다고 집계했다. 이는 전년의 $608억(약 608억 달러)을 소폭 상회한 수준으로, S&P는 이를 ‘글로벌 건설 열풍(global construction frenzy)’으로 표현했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부채 발행 규모도 급증했다. 2025년 데이터센터 관련 부채 발행액은 $1820억(약 1,820억 달러)으로 집계돼 전년의 $920억에서 거의 두 배로 늘어났다. 보고서는 메타(Meta), 구글(Google) 등이 활발한 발행 주체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는 2022년 이후 총 $620억(약 620억 달러)을 조달했으며, 그 중 거의 절반이 2025년에 발행됐다고 밝혔다. 구글과 아마존(Amazon)은 각각 $290억과 $150억을 조달했다.
이 같은 자금 조달 증가는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 즉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들이 고비용 인프라를 자체 부담하기보다 사모펀드(Private Equity) 시장 등 외부 자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와 관련이 깊다.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의 TMT 애널리스트 Iuri Struta는 공개시장 내 투자심리의 일시적 변동에도 불구하고 2026년 AI 애플리케이션 수요는 강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불안 요인도 함께 부각됐다. 투자자들은 AI 관련 기업들의 고평가 우려와 데이터센터 확장에 필요한 자금조달 방식에 대해 점차 경계하는 모습이다. 12월 중순에는 블루아울 캐피털(Blue Owl Capital)이 미시간의 100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지원에서 철수한다는 보도가 나와 오라클(Oracle) 주가가 수요일 단기간에 5% 하락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오라클은 해당 보도를 부인했지만 브로드컴(Broadcom), 엔비디아(Nvidia), AMD(Advanced Micro Devices) 등 관련 기업 주가는 보도 이후 후퇴했다. 이 기간 나스닥 종합지수는 한 달 내 최악의 하루를 기록하며 1.81% 하락했다.
“프론티어 AI 모델 제공업체들(예: OpenAI, Alphabet, Anthropic) 간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이는 공공시장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우리는 2026년에도 AI 애플리케이션 수요가 강하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 — Iuri Struta,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거래 건수와 지역별 구도. S&P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첫 11개월 동안 데이터센터 관련 거래는 100건을 넘어섰고, 그 총액은 이미 2024년 연간 거래액을 초과했다. 대부분의 거래는 미국에서 발생했으며 그 다음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이었다. 유럽은 다른 지역보다 건설 확장이 낮은 속도를 보이고 있지만, 자산 부족으로 인해 M&A 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주목된다고 Struta는 지적했다.
ING의 최근 보고서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투자가 유럽보다 최대 다섯 배까지 클 수 있다고 예측하며, 미국의 성장 속도가 유럽을 ‘먼지로 남겨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동, 특히 부유한 걸프(Gulf) 국가들은 차세대 글로벌 AI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를 늘리며 성장의 새로운 축이 되고 있다.
용어 설명: ‘하이퍼스케일러’와 ‘데이터센터 빌드아웃’
하이퍼스케일러는 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로, 대량의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자원을 운영해 전 세계 다수 사용자를 서비스하는 기업을 일컫는다. 대표적으로 메타,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있다. 데이터센터 빌드아웃(buildout)은 이러한 대용량 컴퓨팅 시설을 새로 건설하거나 확장하는 과정을 말하며, 전력 공급·냉각·네트워크 접속 등 인프라 전반에 걸친 대규모 자본과 설계·시공 리스크를 포함한다.
부채 증가의 구조적 의미
S&P가 지적한 것처럼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사모자본과 AI 연구소들과 협력해 자산을 매입하거나 자금을 조달하는 ‘비정상적인(arrangement)’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막대한 자본을 분산시키는 한편, 운영·소유구조를 다양화해 자금조달 리스크를 전가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높은 레버리지(부채비율)는 금리상승이나 수익성 둔화 시 자산가치의 급변 동인을 제공할 수 있다.
시장 영향과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는 AI 관련 주식의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의 분석가들과 산업 전문가들은 AI 트레이드가 2026년까지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높은 투자 수준이 장기적으로 어떻게 수익화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경고한다. ING의 Wim Steenbakkers는 AI 개발의 긍정적 측면(예: 의학 개발 가속화)과 공공 안전 등 부정적 측면이 공존한다고 지적하며, 기술의 상용화와 비즈니스 모델 명확화가 투자 성과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고려될 수 있다: 첫째, 에너지 공급이나 전력망 제약으로 신규 데이터센터의 가동이 지연되면 이미 구축된 시설의 가치가 상승해 기존 자산에 대한 프리미엄이 확대될 수 있다. 둘째, 고평가 우려와 높은 레버리지가 결합되면 일부 비핵심 기업이 자산 매각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M&A가 촉발될 수 있다. 셋째, 금리 환경과 채권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부채 비용이 증가하면 신축 프로젝트의 경제성이 악화돼 건설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정책·에너지·시장 측면의 리스크
데이터센터 확장은 단순한 IT 투자 차원을 넘어 전력 수요, 온실가스 배출, 지역 전력망 안정성 등 실물경제와 밀접히 연관된다. 특히 유럽은 성장 속도가 둔화된 배경에 정책·전력 인프라 제약이 일부 작용할 수 있으며, 지역별 불균형은 장기적인 디지털 경쟁력과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
결론
S&P의 집계는 데이터센터 산업이 AI 확산과 맞물려 막대한 자본 유입과 건설 붐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동시에 고평가 우려, 부채 급증, 지역별 인프라·에너지 제약 등 복합적 리스크가 존재한다. 이러한 요인들은 향후 주가 변동성, M&A 활동, 자산 재배치 및 투자 수익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시장은 단기적 뉴스와 심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겠지만, 인프라 수요의 기본 흐름과 AI 애플리케이션 확산은 2026년에도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를 지지할 전망이다.
출처: 2025년 12월 19일 CNBC 보도 및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데이터(2025년 기준 집계). 인용한 발언자: Iuri Struta(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Wim Steenbakkers(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