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라이트 캐피털의 창업자 데이비드 아인혼이 인공지능(AI) 과열에 따른 주식시장 고평가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가운데, 그의 펀드 최근 포지션은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규제서류에 따르면 아인혼은 2025년 4분기에 그래픽 패키징(Graphic Packaging), 카프리 홀딩스(Capri Holdings) 및 여러 헬스케어 종목을 수천만 달러 규모로 매수하고, 빅테크와 AI 투자로 분명한 수혜를 입을 기업들은 피했다. 또한 그는 소프트웨어 결제업체인 글로벌 페이먼츠(Global Payments)에 신규 포지션을 설정해 AI 기술적 파괴에 비교적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2월 18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아인혼은 그래픽 패키징과 카프리 지분을 각각 70% 이상 늘렸다. 두 종목 모두 현재 시가 기준으로 1억 달러를 상회하는 규모가 되었으며, 그래픽 패키징은 인사이더 스코어(Insider Score)에 따르면 그의 상위 5대 보유종목 중 하나로 집계된다. 규제 공시에 나타난 구체적 거래 내역은 그의 포지셔닝이 AI 수혜주를 회피하는 방향으로 짜여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재·소비자 중심 종목
코넬대학을 졸업한 아인혼은 그래픽 패키징과 카프리의 지분을 각각 대폭 늘렸으며, 이들 종목의 2025년 실적과 주가 움직임은 엇갈렸다. 그래픽 패키징 주가는 2025년 마지막 석 달 동안 약 23% 하락해 2020년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고, 연간으로는 44% 이상 급락해 10년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반면 카프리 주가는 해당 분기에 22% 이상 상승했고, 연말에는 거의 16% 상승해 2024년 말 코치(타페스트리)의 인수 실패로 촉발된 3년간의 부진을 끊었다. 다만 두 종목 모두 2026년 들어 10% 이상 조정을 받은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LSEG(런던증권거래소 그룹)의 자료를 보면, 그래픽 패키징에 대해 설문에 응한 전형적인 애널리스트는 보유(Hold)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나 평균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 대비 35% 이상의 상승 여지를 시사한다. 카프리의 경우 다수 애널리스트가 매수(Buy) 의견을 내고 있으며 평균 목표주가는 추가로 약 22% 상승 가능성을 제시한다.
헬스케어 포지션
아인혼은 또한 여러 헬스케어 종목에도 신규 자금을 투입하거나 지분을 확대했다. 그는 에이다시아 헬스케어(Acadia Healthcare) 지분을 약 150% 늘려 보유 가치를 5,800만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에이다시아는 4분기에 주가가 43% 급락하면서 연간으로는 64% 하락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4년의 49% 급락과 2023년의 6% 하락에 이은 연속된 약세다. 다만 2026년 들어서는 19% 이상 반등했다.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아인혼은 최근 취임한 최고경영자(CEO) 데비 오스틴(Debbie Osteen)이 운영을 안정화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회사는 나쁜 소식을 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몇 년간 주가는 80에서 13으로 떨어졌다. 만약 80이 잘못된 가격이었다면 13도 잘못된 가격일 수 있으며, 향후 몇 년 내에 절반 정도 회복되는 것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데이터에 따르면 에이다시아에 대해 다수 애널리스트는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고, 평균 목표주가는 향후 12개월 동안 약 16% 이상의 상승 여지를 제시한다(LSEG 기준).
아인혼은 또한 매니지드 헬스케어 제공업체인 센틴(Centene) 지분을 약 70% 확대한 뒤 보유 가치를 1억 8만 달러 이상으로 늘렸다. 센틴 주가는 4분기에만 15% 이상 상승했지만 2025년 한 해 동안에는 37% 급락했다. 2026년 들어서는 거의 5%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LSEG 집계에서는 다수 애널리스트가 보유 의견을 내고 있으며 평균 목표주가는 향후 1년간 약 8% 추가 상승을 시사한다.
헬스케어 제품 업체 헨리 쉰(Henry Schein)에 대해서는 신규로 약 3,500만 달러 규모의 지분을 취득했다. 이 종목은 4분기에 주가가 13% 이상 올랐고, 연간으로는 약 9% 상승 마감했다. 다만 대부분 애널리스트는 보유 의견을 제시하며 합의 목표주가는 향후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아인혼은 테바 제약(Teva Pharmaceutical)과 로이벤트 사이언스(Roivant Sciences) 지분은 일부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결제 업종 접근
아인혼은 기술주 고평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왔지만, 이번 분기에는 소프트웨어 기반 결제업체인 글로벌 페이먼츠에 약 3,500만 달러 규모의 포지션을 축적했다. 글로벌 페이먼츠 주가는 해당 분기에 약 7% 하락했고, 2025년 연간으로는 약 31% 하락했다. 그럼에도 2026년에는 거의 5% 반등했다.
투자자들이 인공지능으로 인해 일부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이 쓸모없게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는 가운데도, 글로벌 페이먼츠는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견조했고 올해 1분기 가이던스도 상향하면서 수요일 주가가 16% 이상 급등했다. LSEG 애널리스트들의 전형적 목표주가는 현재 수준에서 약 25% 이상의 상승 여지를 시사한다.
아인혼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AI 투자에 대해 대체로 “측면에 서 있다(mostly to the side)”고 밝혔다. 그는 AI를 “인터넷처럼 정말 큰 변화”로 규정하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이 붐이 즉각적이고 강력한 투자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30년이 지나면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고, 지금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장기적 영향은 인정하면서도 “현재 주식에서의 기회와 비교하면 더 혼란스럽다”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 및 배경
Insider Score는 기업 내부자 거래·지분 변동 등 내부자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식순위나 투자포지션의 상대적 중요도를 파악하는 지표를 의미한다. LSEG는 런던증권거래소 그룹(London Stock Exchange Group)의 약칭으로, 애널리스트 의견과 목표주가 집계에 자주 인용된다. 금융 보도에서 흔히 보이는 Buy(매수)·Hold(보유)·Sell(매도)의 평가는 애널리스트들이 주식에 대해 권장하는 전략을 간단히 표기한 것이다.
관리형 의료(Managed Health Care)는 의료서비스 제공을 조직적으로 관리해 비용과 품질을 통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말한다. 그래픽 패키징은 종이·골판지 포장재를 제조하는 기업이며, 카프리는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지미추(Jimmy Choo) 등의 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 기업이다. 글로벌 페이먼츠는 결제처리·금융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소프트웨어·결제 기업이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
아인혼의 포지셔닝은 단기적으로는 섹터별 변동성에 대한 방어적 배치로 해석할 수 있다. 소비재(포장)·명품(카프리)·헬스케어·결제 시스템 등은 AI 시대에도 비교적 직접적 파괴 위험이 낮거나, 수요 측면에서 지속적 회복이 가능한 분야로 평가된다. 규제 공시상 드러난 수천만~1억 달러대의 대형 포지션 증가는 해당 종목의 거래유동성·주가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특히 그래픽 패키징처럼 2025년에 큰 폭으로 하락한 종목은 아인혼의 매수로 단기 반등 모멘텀을 얻었을 가능성이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주가가 제시하는 상승 여지는 투자자들에게 추가 분석 포인트를 제공한다. 예컨대 그래픽 패키징의 평균 목표주가가 현재 대비 35% 이상 상승을 시사하는 점은 밸류에이션 리레이팅(re-rating) 가능성을, 카프리의 22% 추가 상승 기대치는 패션업체의 수익성 회복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대로 에이다시아처럼 과거 몇 년간 큰 폭의 낙폭을 기록한 기업들은 실적 회복의 신뢰성, 규제·운영 리스크, 재무구조 개선 여부 등이 향후 주가 향방을 좌우할 것이다.
전반적으로 헤지펀드가 AI 수혜주를 회피하고 전통적 소비·헬스케어·결제주로 무게를 옮기는 추세는 기술주 중심의 시장 랠리 속에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 AI 붐이 장기적으로 사회·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적지만, 단기적인 투자수익 관점에서 볼 때 AI 관련 기업과 비(非)AI 섹터 간 밸류에이션과 성장 기대치의 괴리가 존재한다. 따라서 포지션 변화는 향후 섹터별 자금 흐름과 밸류에이션 재조정의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아인혼의 행보가 곧바로 모범 사례가 되지는 않으나, 그의 포트폴리오 변화는 성장·가치·방어 섹터 간 비중 재조정을 고려해야 할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기업 실적, 애널리스트 목표치, 경영진 변화(예: 에이다시아의 데비 오스틴 CEO 선임) 등 펀더멘털 변수에 주목하면서 리스크 관리와 분산투자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