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월가 애널리스트인 댄 아이브스(Dan Ives)가 유럽에서 주목하는 네 곳의 기술기업으로 독일의 소프트웨어 대기업 SAP,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지금 사고 나중에 지불’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 Klarna, 그리고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Spotify을 꼽았다. 아이브스는 유럽이 기술기업을 육성하는 능력에 대해 투자자들 사이에 “점점 커지는 불만(growing frustration)”이 존재한다고 진단하면서도, 이들 기업은 여전히 주목할 만한 투자 대상이라고 평가했다.
2025년 12월 14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아이브스는 유럽 공시 시장이 창업자와 투자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으며, 많은 유럽 출신 기술기업들이 상장과 성장의 기회를 찾기 위해 대서양을 건너 미국 시장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이 기술 허브로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 성찰의 순간(gut check moment)”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유럽을 자주 여행하는데,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서 투자자들이 ‘우리는 어쩌냐’고 점점 더 불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SAP
“Some of the stuff SAP is doing is obviously impressive,”
아이브스는 SAP가 추진하는 일부 활동이 명확히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2025년 기준 SAP의 주가는 연중 -11.4% 하락했으나,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는 상당한 상승 여지를 제시하고 있다. LSEG(런던증권거래소 그룹)가 집계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SAP의 목표주가는 286.42유로(미화 약 $335.84)로, 이는 현 시점 대비 약 35.9%의 상승 여지를 의미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이달 초 메모에서 SAP를 “2026년을 위한 25개 종목” 중 하나로 꼽았으며, 2026년에는 SAP의 AI(인공지능) 솔루션이 상용화 탄력을 받으면서 상업적 모멘텀이 강화되고 추가적인 운영 효율성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기대는 SAP의 클라우드 전환과 AI 통합 전략이 매출과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에 기반한다.
ASML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고도로 복잡한 포토리소그래피(광학 리소그래피) 장비를 제조하며, 이는 가장 진보된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ASML의 주가는 2025년 들어 38.6% 상승했다. LSEG 데이터에 따른 애널리스트 목표주가는 972.44유로(미화 약 $1,140.22)로, 이는 현 주가 대비 약 2.6%의 추가 상승 여지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디디에르 스세마마(Didier Scemama) 애널리스트는 ASML을 반도체 섹터 내 최우선 종목으로 꼽았으며, 2027년에는 ASML의 총이윤(그로스 마진)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브스는 “ASML은 AI 측면에서 핵심 플레이어”라고 평가했다.
참고 설명 — 포토리소그래피란
포토리소그래피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빛을 이용해 회로 패턴을 웨이퍼에 노광(노출)하는 기술로, 반도체의 미세공정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장비 기술이다. ASML이 제조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가장 정교한 공정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이며, 이에 따라 ASML의 장비 수요 및 기술적 우위는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가진다.
Klarna
스웨덴 기반의 BNPL(Buy Now, Pay Later; 지금 사고 나중에 지불) 기업 Klarna는 9월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이후 주가가 약 19%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널리스트들은 상당한 상승 잠재력을 제시한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Klarna의 목표주가는 $45.63로, 이는 현 주가 대비 약 41.1%의 프리미엄이다. 11월 실적발표에서 Klarna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발표한 분기(3분기) 매출이 월가의 기대치를 상회했으며, 당시 회사는 미국 시장에서의 큰 폭 성장이 실적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BNPL 비즈니스 모델은 소비자의 결제 유연성을 높여 매출 확대를 견인할 수 있지만, 규제 리스크와 신용 비용 관리가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참고 설명 — BNPL(지금 사고 나중에 지불)이란
BNPL은 소비자가 상품을 즉시 수령하면서 결제는 분할 또는 기한 연장 방식으로 나중에 하는 결제 서비스다. 이는 소액·중액 소비에서 결제 장벽을 낮춰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으나, 연체율 상승과 소비자 신용리스크, 각국 규제기관의 감독 강화 가능성 등으로 인해 사업 운영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Spotify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Spotify는 2025년에 주가가 33.9% 상승했다. 회사는 3분기(보고 시점 기준)에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강한 실적을 보고했으며, 11월 기준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LSEG 애널리스트들은 Spotify의 목표주가를 $754.87로 설정했으며, 이는 현 주가 대비 약 26.1%의 상승 여지를 의미한다. 독일계 은행인 도이체방크(Deutsche Bank)는 11월 말 리포트에서 Spotify가 2026년에 유료 구독 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매출을 약 5%가량 증가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 영향과 투자자 관점에서의 해석
제시된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와 회사별 실적 지표는 잠재적 상승 여지를 보여주지만, 이는 확정된 결과가 아니라 전망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특히 SAP와 ASML은 AI와 반도체 인프라 수요라는 구조적 테마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며, Klarna와 Spotify는 소비자 수요와 가격 정책, 규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예컨대 SAP의 AI 상용화와 운영 효율성 개선은 2026년 실적의 질적 개선을 뒷받침할 수 있고, ASML의 마진 개선 전망은 고부가가치 장비 수요 회복 시 주가의 추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유럽 전반의 자본시장 환경과 글로벌 금리·거시경제 변수는 이러한 상승 기대에 제동을 걸 수 있다. 투자자 심리가 과도하게 낙관적일 경우 목표주가 달성이 지연될 수 있고, BNPL 사업의 경우 규제 강화와 신용 손실 리스크가 수익성에 미칠 영향이 크다. Spotify의 구독료 인상은 ARPU(가입자당 평균수익)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시장에서는 사용자 이탈이라는 반대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정책·시장 구조적 관점
아이브스가 지적한 유럽의 ‘근본적 성찰’은 단순한 투자 심리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이 기술기업을 키우고 이들을 장기적으로 상장·성장시킬 수 있는 생태계(자금조달, 규제, 인재, M&A 활성화 등)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의 문제와 직결된다. 유럽 기업들이 미국 시장으로 상장을 선택하는 경향은 자본유치와 밸류에이션, 유동성 측면에서의 차이를 반영한다. 따라서 각국 감독 당국과 거래소, 투자자 커뮤니티의 대응은 향후 유럽 기술 섹터의 자금 흐름과 기업 가치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론적으로, SAP·ASML·Klarna·Spotify는 각자의 분야에서 구조적 성장 요인과 단기적 촉매를 보유하고 있으며 애널리스트 목표주가는 상당한 상승 잠재력을 시사한다. 다만 이러한 전망은 기술적 우위 지속, 규제 환경, 거시경제 변수, 소비자 수요의 변화 등 다수 변수에 의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투자자는 목표주가와 애널리스트 리포트뿐만 아니라 사업 모멘텀, 재무구조, 규제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