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기술주 조정 속 스몰캡 랠리…연준 9월 금리인하 기대에 ‘러셀2000’ 1% 넘게 상승

뉴욕증권거래소(NYSE) 현장에서는 13일(현지시간) 스몰캡(소형주) 종목들이 대형 기술주의 약세를 딛고 일제히 상승세를 연출했다. 투자자들은 연준(Fed)이 9월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해 자금조달 비용을 낮출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며 소형주의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2025년 8월 13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들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는 장중 1% 이상 뛰어올랐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기술주 부진에 보합권에 머물렀다.

특히 ‘매그니피슨트 7’(Magnificent 7) 지수를 추종하는 CNBC 지수는 장 초반 52주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후 들어 0.3% 하락 전환했다. 이 지수는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엔비디아·알파벳·메타·테슬라 등 7대 빅테크 기업의 주가 흐름을 집계한다.

블루칩 트렌드 리포트(Blue Chip Trend Report)의 창립자 래리 텐타렐리는 “연준이 9월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경기 및 재무구조 모두 금리에 민감한 소형주에 큰 수혜가 돌아갈 것이라며 스몰캡을 ‘금리인하 로테이션(rate-cut rotation) 플레이’로 규정했다.

이날 러셀2000 구성 종목 가운데 케머스(Chemours)가 17% 이상 급등했고, 힐렌브랜드(Hillenbrand) 14%, 드림파인더스홈즈(Dream Finders Homes) 12% 등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잭인더박스(Jack in the Box)애로우헤드파마슈티컬스(Arrowhead Pharmaceuticals) 역시 10% 넘게 뛰었다.

이번 주 들어서만 러셀2000은 4% 넘게 올라 5월 이후 주간 기준 최대 상승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선물시장, 9월 인하 가능성 ‘사실상 100%’ 반영

투자자들은 9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4.35%~4.50%에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30일 연방기금 금리 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한 FedWatch 도구에 따르면, 인하 확률은 불과 한 달 전 60% 미만에서 현재 ‘거의 100%’ 수준으로 치솟았다.

최근 고용지표 둔화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서프라이즈 둔화가 잇따라 확인되자, 월가와 정치권에서는 연달아 ‘연내 3차례 금리인하’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7월 고용 증가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5·6월 노동시장 통계도 하향 수정됐으며, 이번 주 CPI 헤드라인 수치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런 점이 연준의 긴축 지속 명분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이후 금리를 동결해 왔는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도 일부 작용했다.

7월 FOMC 의사록에서는 두 명의 위원이 동결 결정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정책 경로를 둘러싼 내부 균열이 감지됐다. 또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가 8월 초 사임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공석을 스티븐 미란 경제고문 지명으로 메우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최근 몇 달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완화적 통화정책 전환을 압박하고 있다. 대통령은 파월 해임 가능성을 언급했고, 연준 본부 리모델링 비용을 둘러싼 소송을 용인하겠다는 뜻도 암시했다.

스콧 베센 재무장관은 13일 블룸버그 서베일런스 인터뷰에서 “9월 회의에서 50bp(0.50%p) 인하로 시작해 총 150~175bp(1.5~1.75%p) 정도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참고: 1bp(베이시스포인트)는 0.01%p

다만 소형주는 여전히 빅테크에 비해 격차를 줄여야 한다. 2022년 말 ‘챗GPT’ 열풍 이후 현재까지 러셀2000은 26% 미만 상승한 반면, S&P500은 64% 뛰었다.

● 용어 정리

러셀2000(Russell 2000) : 미국 주식시장 전체를 시가총액 순으로 분류했을 때 상위 1,000개를 제외한 2,001~3,000위 기업 2,000개로 구성된 대표적 소형주 지수다.

매그니피슨트 7 : 인공지능·클라우드·모바일 분야를 주도하는 7대 빅테크(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 알파벳, 메타, 테슬라)를 일컫는다.

베이시스포인트(bp) : 금리 변동 폭을 표시할 때 쓰이는 단위로 1bp는 0.01%p, 100bp는 1%p다.

전문가 시각

소형주는 통상적으로 내수 경기와 금리 민감도가 높다. 대형 기술주가 금리 인상기에도 실적 성장성으로 방어해 온 반면, 스몰캡은 차입 부담과 소비 둔화에 타격을 입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금리하향 → 차입 비용 감소 → 소비·투자 확대’라는 선순환을 기대하는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향후 인하 폭과 속도, 그리고 달러화 강세 여부가 스몰캡 강세가 일시적 랠리에 그칠지, 추세적 리레이팅으로 이어질지를 가늠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