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 기각에 달러 약세

달러 지수(DXY00)는 4주 만의 고점에서 하락해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 -0.13% 하락했다. 미국의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금요일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2월 S&P 제조업 PMI, 그리고 미시간대학(University of Michigan) 발표의 2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예상보다 약한 수치를 기록해 달러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2026년 2월 2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한 전세계적 관세 조치를 무효화하면서 달러는 금요일 저점으로 떨어졌다. 연방대법원 판결로 관세 수입이 사라지면 미 연방재정적자가 증대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달러화에 부정적이다. 다만, 12월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예상보다 상승해 연방준비제도(Fed) 정책에 대해 매파적(hawkish) 요인이 되었고,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라파엘 보스틱(Raphael Bostic)의 금리 관련 매파적 발언도 달러를 지지했다.


주요 경제지표 및 시장 반응

미국의 2025년 4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연율 +1.4%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인 +2.8%를 크게 밑돌았다. 같은 기간 핵심 PCE(코어 PCE) 물가지수는 +2.7%로 예상치 +2.6%를 소폭 상회했다. 핵심 PCE는 연준(Fed)이 선호하는 물가 측정지표로 널리 인용된다.

12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4% m/m로 예상치 +0.3%를 상회했고, 12월 개인소득은 전월 대비 +0.3% m/m로 예상치에 부합했다. 12월 핵심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m/m, 전년 대비 +3.0% y/y로 예상치(+0.3% m/m, +2.9% y/y)를 상회했다.

S&P의 2월 미국 제조업 PMI는 51.2로 전월 대비 -1.2 포인트 하락했고, 예상치(52.4 유지)보다 낮았다. 12월 신규주택판매는 64.5만 채로 전월 대비 -1.7% 하락했으나, 시장 기대치인 73.0만 채보다는 좋지 못했다. 미시간대학의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6.6로 하향 수정되어 예상치 57.3보다 낮았다.

금리 및 파생시장 시각

스왑시장(금리파생시장은)에서는 3월 17~18일 예정된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 금리인하 가능성을 약 5%로 평가하고 있다. 장기적으론 시장이 2026년 동안 연준이 약 -50bp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일본은행(BOJ)은 2026년에 추가로 +25bp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 중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된다. 이러한 중앙은행들의 정책 차별화는 달러의 근본적인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방대법원 판결과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

미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비상권한법을 근거로 발동한 광범위한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와 특정 수입국을 대상으로 한 관세 조치를 권한을 넘어선 행위로 판결했다. 이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1974년 무역법(Trade Act of 1974)의 섹션 122(Section 122)을 근거로 10%의 전세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며, 기존에 부과 중인 국가안보 관세(Section 232)와 섹션 301 관세는 전면적으로 유지된다고 선언했다. 다만 섹션 122 관세는 150일만 지속되며 연장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섹션 301 관세의 경우에는 국가별 조사가 필요하며 관련 기업이나 국가의 청문 및 의견제출 기회가 보장된다.

참고: 섹션 232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특정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이며, 섹션 301은 무역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제재 조치, 섹션 122는 긴급한 무역조치에 따른 일시적 관세 부과를 허용하는 규정이다.


통화별 움직임

유로/달러(EUR/USD)는 금요일 +0.06% 상승했다. 달러 약세에 힘입어 유로는 소폭 상승했으며, 유로존의 2월 제조업 PMI가 예상보다 강한 수치를 기록한 점이 유로를 지지했다. 유로존의 2월 S&P 제조업 PMI는 50.8로 전월 대비 +1.3 포인트 상승하며 3년 반 만에 가장 빠른 확장 속도를 보였다. 반면 독일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3.0% y/y로 예상(-2.2% y/y)보다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해 ECB 정책에는 완화적(dovish) 요인으로 작용했다. 스왑시장은 ECB의 다음 회의(3월 19일)에서 -25bp 금리인하 확률을 약 2%로 반영하고 있다.

달러/엔(USD/JPY)는 금요일 +0.03% 상승해 엔화는 1.5주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는 일본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며 BOJ의 완화적 입장이 유지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의 2월 S&P 제조업 PMI가 최근 3년 중 가장 강한 확장 속도인 52.8을 기록했고, BOJ의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이 엔화의 하단을 방어했다. 일본의 1월 전국 CPI는 전년 대비 +1.5% y/y로 예상(+1.6% y/y)을 하회했으며, 신선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CPI는 +2.6% y/y로 예상(+2.7% y/y)보다 낮았다. 시장은 3월 19일 BOJ 회의에서 약 +12%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금속시장: 금과 은의 급등

4월물 COMEX 금(GCJ26)은 금요일 종가 기준 +83.50달러(+1.67%) 상승했고, 3월물 COMEX 은(SIH26)은 +4.709달러(+6.07%) 급등했다. 금과 은은 지정학적 위험 고조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1주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협상 관련 발언(대화에 허용할 수 있는 기간을 “10~15일”로 한정)으로 미·이란 간 충돌 가능성 우려가 확대되며 귀금속 수요가 증가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관세 수입이 줄어들면 미국 재정적자가 커질 가능성이 있고, 이는 통화 약세와 함께 귀금속에 자산가치 보존 수단으로서의 수요를 더욱 자극한다. 또한 중국 인민은행(PBOC)은 1월에 금 보유량을 +40,000온스(약) 늘려 74.19백만 트로이온스로 집계됐으며, PBOC가 15개월 연속 금 보유를 늘렸다는 사실이 강한 중앙은행 수요를 시사한다.

지난 1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케빈 워시(Keven Warsh)를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했다는 발표 이후 귀금속은 기록적 고점에서 급락한 바 있다. 워시는 비교적 매파적 인사로 꼽혀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이 과정에서 많은 롱(매수) 포지션이 청산되었다. 또한 최근 귀금속의 변동성 확대에 따라 거래소들의 증거금(마진) 요건 인상도 롱 포지션 청산을 촉발했다.

ETF 수요도 귀금속 강세를 뒷받침해왔다. 금 ETF의 순롱포지션은 1월 28일 기준 3.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은 ETF의 순롱포지션도 12월 23일에 3.5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가 2월 2일에는 일부 청산으로 2.5개월 저점으로 하락한 바 있다.


용어 설명 및 투자자 유의사항

핵심 PCE(core PCE)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서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항목을 제외한 지표로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이다. PMI(구매관리자지수)는 제조업·서비스업의 경기확장·위축을 판단하는 지표로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확장,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한다. 스왑시장은 금리파생상품을 통해 시장참가자들이 미래 금리 수준에 대해 가격을 반영하는 곳으로, 여기에 반영된 확률은 투자자들의 금리 기대를 보여준다.


향후 전망 및 영향 분석

연방대법원의 관세 무효 판결은 단기적으로 달러화에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관세 수입의 상실은 재정적자 확대 우려를 높이고, 이는 통화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12월 핵심 PCE의 예상 초과와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은 금리 전망의 하방을 완전히 열어두진 않으므로 달러의 추가 약세는 제한적일 수 있다. 특히 파생시장에서 반영된 금리인하 확률이 아직 낮은 상황이어서, 시장 변동성은 지표 발표와 정치·지정학적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유럽과 일본의 지표는 통화별로 상반된 신호를 보이고 있어, 통화쌍별 변동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는 제조업 PMI 호조에도 불구하고 독일 PPI의 부진으로 ECB의 완화적 여파가 남아있고, 엔화는 BOJ의 정책 전환 가능성과 일본의 낮은 인플레이션 속도 사이에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귀금속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재정적자 우려, 중앙은행의 누적 매수세, 그리고 유동성 확대(연준의 유동성 주입 등)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수요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금리 전망에 따라 귀금속의 등락폭은 커질 수 있어 단기 포지셔닝은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투자자 유의사항: 위 내용은 시장 상황과 지표를 기반으로 한 종합적 분석이며, 개별 투자 판단 전에는 본인의 투자 성향과 리스크 허용 범위를 고려하고 추가적인 전문 자문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타

이 기사 작성 시점에 원문 저자 리치 아스플런드(Rich Asplund)는 기사에 언급된 증권들에 대해 직접적 또는 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본 보도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투자권유를 위한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