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AI 서버·GPU 수출 150% 급증한 대만…관세 우려 속에서도 ‘초격차’ 유지

대만2025년 상반기에만 인공지능(AI) 서버·그래픽처리장치(GPU) 및 관련 부품을 미국으로 250억 달러 이상 수출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0% 성장을 기록했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폭발적 성장은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 붐과 궤를 같이하며, 일각에서 제기된 ‘대중(對中) 관세 회피용 선(先)출하’ 논란을 넘어 아시아 수출 호조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단순 관세 회피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구조적 수요가 존재한다” — Capital Economics 보고서

영국 경제연구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는 최신 보고서에서 “AI 투자 사이클이 아시아 수출 증가에 기여하는 비중이 예상보다 크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6월 아시아 전체 수출은 미 달러 기준 약 7.5% 성장했으며, 국가별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① 대만 ‘독주’ vs ② 싱가포르·인도·한국 ‘소폭 후퇴’


대만은 같은 기간 전년 대비 30% 가까운 수출 성장률로 지역 1위를 차지한 반면, 싱가포르·인도·한국은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 나머지 아시아 국가는 5~15%대 완만한 증가 흐름을 기록했다.

GPU·AI 서버란?

GPU는 Graphics Processing Unit의 약자로, 본래 그래픽 연산을 위해 개발됐으나 병렬 연산에 특화돼 있어 현재는 AI 학습·추론에 필수적인 하드웨어로 자리 잡았다. AI 서버는 GPU·고대역폭 메모리·고속 네트워크 장비를 결합한 시스템으로,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증설과 함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보고서는 “아시아 수출이 미·중 관세 갈등으로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AI 특수공급망 재편(리쇼어링·니어쇼어링) 덕분에 예상보다 견조하게 유지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인도가 중국의 수출 공백을 일정 부분 흡수하며 시장 점유율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 감소는 실제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그러나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일부 중국 제품이 제3국을 경유하는 우회 수출이 존재하지만, 구조적 변화 전체를 설명할 정도로 크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미국 비중 10~20%…베트남만 30%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는 전체 수출에서 미국향 비중이 10~20%에 그친다. 다만 베트남30%로 상대적으로 높은 의존도를 보였다.

한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2025년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아시아 수출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GDP 성장률을 결정짓는 절대적 변수는 아니며, 여전히 견조한 내수·서비스 부문이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 시각

국내 증권가 관계자들은 “대만 파운드리·서버 ODM 업체의 고사양 AI 부품 공급능력은 여전히 경쟁우위”라며 “NVIDIA·AMD 등 미국 칩 공급사가 공급 부족을 겪는 한, 대만의 관련 부품 점유율은 단기간 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AI 서버 생태계의 허브 역할을 하는 대만·한국·싱가포르는 중장기적으로도 수혜가 지속될 것” — 서울 소재 IT컨설턴트

다만 업계는 미국 대선 이후 통상정책AI 거품 논란을 잠재적 리스크로 지목했다. 실수요가 예상 대비 둔화되면 대만의 수출 성장세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AI 하드웨어 수요 지속성글로벌 통상 환경이 동반 변동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분간 대만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첨단 공정패키징 역량 강화를 통해 ‘초격차’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