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화웨이·SMIC 거래 금지 확대로 본 미·중 반도체 분쟁의 장기적 파장

요약

2025년 6월 16일, 대만 정부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과 궤를 같이하여 화웨이(Huawei)중국반도체제조(CH SMIC)를 전략 고도기술 물품 거래 금지 리스트에 추가했다. 이는 단순한 수출 규제 강화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을 심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1. 배경과 경과

대만이 이번 규제 조치에 동참하게 된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이 있다.

  • 미국의 대중 수출 제한 심화: 지난 수년간 미국 상무부는 중국 기업에 대한 고급 반도체 및 공정장비 수출을 대폭 제한해 왔다.
  • 대만의 산업 안전 보장: TSMC 등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을 보유한 대만은 전략물자 유출 방지와 기술 도용 차단을 위해 자체 규제를 강화했다.
  • 지정학적 긴장 고조: 남중국해, 대만 해협을 둘러싼 미·중 간 군사·외교 갈등이 기술 안보 이슈와 결합되었다.

이번 리스트 추가는 화웨이와 SMIC에 직접 부품을 공급하던 중소 기업뿐 아니라 관련 소프트웨어, 패키징 등 하청 산업 전반에까지 리스크를 전파할 가능성이 크다.


2.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조치는 다음과 같은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전망이다.

2.1 파운드리·장비 시장의 경쟁 구도 변화

  • TSMC·삼성·글로벌파운드리 등 비중국 파운드리로의 주문 이동
    중국 고객사들이 미국·대만 규제를 피해 해외 파운드리로 전환하며 비(非)중국 파운드리의 수익성이 중장기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다.
  • 장비 상용화 지연
    네덜란드 ASML, 미국 KLA 등 장비업체들은 중국향 매출 감소로 연구·개발 투자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며 공정 장비 보급 속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2.2 대체 공급망 구축 및 자급률 제고

  • 일본·유럽·호주 등 우방국 간 협력 강화
    메모리·로직·패키징·테스트 등 각 공정 분야에서 다자 협력체가 구성되며, ‘기술 동맹’이 산업 재편의 축이 될 것이다.
  • 중국의 내수 자급률 추격
    SMIC 등 중국 기업들은 국가 주도의 막대한 정책·재정 지원을 기반으로, 5년 내 핵심 공정의 자급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려 할 것이다.

3. 투자자 관점의 주요 시사점

미국 증시 및 글로벌 투자자는 다음 사항을 주목해야 한다.

  • 관련 기술주·장비주: ASML, KLA, Lam Research 등 미국·유럽 장비 공급기업은 단기 수요 둔화 우려에도 불구, 장기 수익성 개선 탄력이 유효하다.
  • 파운드리 경쟁사: TSMC·삼성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고객사는 계약 연장 및 증설 수요가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주가 안정성이 부각될 것이다.
  • 中종목 리스크: SMIC, 화웨이 클라우드 자회사 등 중국 테크 기업은 영업 제약 심화에 따라 밸류에이션 압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4. 장기적 지정학·경제 시나리오

본 사안을 둘러싼 전문가 전망은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로 요약된다.

4.1 기술 냉전 심화

  • 미·중 양국이 반도체·AI·5G 등 첨단 분야에서 공급망을 완전 분리
    글로벌 기업들은 “듀얼 서플라이 체인”을 구축하며 비용 상승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4.2 협력적 분리(Selective Decoupling)

  • 안보 민감 기술만 제한하고, 기타 분야는 점진적 협력 유지
    반도체 소재·장비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스마트 분리’ 국면 진입.

4.3 완화·재통합

  • 정치적 긴장 완화 국면에서 무역·기술 규제 완화
    다만 이른바 “관용 리스트” 수준의 재허용이 일부 품목에 국한되며, 전체 공급망 완전 재통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5. 전문적 통찰

기술 패권 경쟁은 과거 냉전 이후 나타났던 어떤 경제 이슈보다도 장기성과 구조적 파급력이 크다. 특히 반도체 분야는 향후:

  • 안보와 경제의 경계가 모호해진다는 점,
  • 기업 전략과 정책 리스크를 일체화 관리해야 하는 환경이 도래한다는 점,
  • 투자 포트폴리오에 ‘정치 리스크 프리미엄’을 반영해야 한다는 점

등을 강조한다. 투자자는 전통적인 수익률·펀더멘털 분석과 함께 공급망 안정성, 지정학·규제 동향 모니터링을 병행해야 한다.


결론

대만의 화웨이·SMIC 거래 금지 리스트 편입은 미·중 기술 냉전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향후 5~10년간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재편과 각국의 기술 자립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투자자와 기업은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 공급망 구조 변화정치·규제 리스크를 면밀히 분석하며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