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EU-미국 관세 합의로 유로 약세 타고 5주 만에 최고치

달러 인덱스(DXY)가 29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0.22% 상승하며 5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 발표된 EU-미국 무역 합의가 미국에 유리하다는 해석이 이어지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는 분석이다.

2025년 7월 3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시장은 30~31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러한 동결 기대는 달러를 추가로 지지하고 있다.

달러 인덱스 차트

달러 강세는 미국 6월 국제교역 선행지표에서 상품수지 적자가 860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980억 달러 적자)보다 크게 축소된 데 힘입었다. 이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올리는 긍정적 요인으로 해석된다. 같은 날 발표된 7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도 97.2로 시장 예상(96.0)을 상회해 달러 랠리의 뒷받침이 됐다.


연준 통화정책 전망과 채권시장 반응

반면, 6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서 일자리 공고가 27만 5,000건 감소한 743만 7,000건으로 집계되면서 연준의 향후 완화적 스탠스에 무게가 실렸다. JOLTS는 구인 현황을 통해 노동시장 수급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예상보다 부진한 수치는 미 재무부 10년물 국채수익률 하락을 유발했고, 이는 달러 추가 상승폭을 다소 제한했다.

유로/달러 환율

유로화, 관세 쇼크에 5주 신저가

EUR/USD 환율은 0.28% 떨어지며 5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밀렸다. 합의에 따라 미국은 대부분의 EU산 제품에 15% 관세를 부과하게 되는데, 이는 유로존 수출 기업의 비용 부담을 높여 경기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물가 전망도 유로 약세를 부추겼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발표한 6월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6%로 전달(2.8%)보다 둔화됐다. 3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4%로 변동이 없었다. 이날 스왑시장은 9월 11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1bp=0.01%p) 인하 가능성을 14%로 반영하고 있다.


엔화, 안전자산 수요와 단기 숏커버

같은 날 USD/JPY는 0.11% 하락했다. 미 국채금리가 내려가자 엔화가 단기적으로 숏커버링을 통해 되돌림을 보인 것이다. 일본 정치권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점도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7월 20일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LDP)이 과반을 잃었음에도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재확인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세수 감소와 재정 지출 확대 우려가 엔화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여전하다.


귀금속, 채권금리 하락에 동반 상승

8월물 금 선물(GCQ2)은 0.42%(14달러) 오른 1,000달러 선에서 장을 마쳤고, 9월물 은 선물(SIU2)은 0.17%(0.065달러) 상승했다. 국채수익률 하락과 주식시장 반락이 안전자산 수요를 재점화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 기반 금 보유량은 지난주 2년 만에 최고치, 은 보유량은 이번 주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펀드 매수세가 활발함을 시사했다. 다만 달러 인덱스가 5주 고점을 찍은 점은 귀금속 가격의 상단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남았다.


파생·선물시장의 정책 베팅

연방기금선물(FF Futures) 가격은 이번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2%로, 9월 16~17일 차기 회의에서는 65%로 반영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연준은 아직 기다리겠지만 결국 올해 안에 금리를 내린다’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용어 해설 및 전문가 시각

JOLTS(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는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고용 수급 지표로, 향후 고용 추세를 예측할 때 활용된다.
FOMC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로, 연 8회 개최된다.
스왑시장 가격은 금리인하·인상 기대가 선반영된 파생시장의 ‘확률’ 지표로 자주 언급된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이번 달러 강세는 무역정책·통화정책·실물경제지표라는 세 축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특히 상품수지 개선과 소비자신뢰 회복은 경기 모멘텀을 강화하고, 이는 달러 강세 기조가 단기간 꺾이기 어렵다는 시그널을 준다. 다만 연준이 실제로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한다면, 달러 랠리는 하반기 중 정점을 찍고 완만히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