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EU-미국 관세 합의로 유로 약세 속 5주 만에 최고치

[환율·글로벌 매크로] 미 달러 인덱스(DXY)가 5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유로화가 EU‧미국 관세 합의 영향으로 약세를 보인 것이 가장 큰 배경으로 분석된다.

2025년 7월 3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일(화) 달러 인덱스는 전장 대비 0.22% 상승한 채 마감하며 5주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날 발표된 EU-미국 간 무역 합의가 미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시장 판단이 달러 강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합의안에는 EU산 상품 대부분에 15% 관세가 부과되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유럽 경제 전반에 부정적 파급효과가 예고됐다.

연방준비제도(Fed)가 7월 29~30일 이틀간 개최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달러 수급을 지지했다. 시장은 동결 가능성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9월 회의에서의 25bp(1bp=0.01%p) 인하 확률을 65%로 반영하고 있다.


미국 경제 지표: 무역적자·소비심리 호조, 일자리 지표는 둔화

같은 날 발표된 6월 미국 재화(상품) 무역수지 잠정치-860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980억 달러 적자)를 크게 상회했다. 무역적자 축소는 2분기 실질 GDP 성장률 추정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택시장 지표도 공개됐다. 5월 S&P 코어로직 주택가격지수(20대 도시)전년 동월 대비 2.79% 상승에 그쳐, 1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2.91%)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고용시장에서는 6월 JOLTS(구인·이직 보고서)일자리 공석이 743만 7,000개로 전월 대비 27만 5,000개 감소하며 예상치(750만 개)를 하회했다. JOLTS는 연방준비제도가 노동시장 열기를 판단할 때 중시하는 지표로, 수치가 줄면 매파(긴축 선호) 스탠스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

반면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7월 97.2를 기록, 전달 대비 2.0포인트 상승하며 예상치(96.0)를 웃돌았다. 높은 소비심리는 단기적으로 달러 수요를 부추겼다.


외환시장 동향: 유로·엔·위험자산 흐름

EUR/USD는 -0.28% 하락해 5주 저점으로 밀렸다. 앞서 언급한 관세 합의뿐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2.6%(전월 2.8%)로 둔화된 점도 유로 약세를 가속했다. 3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4%로 전월과 동일했다. 스왑시장은 9월 11일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14%로 반영 중이다.

USD/JPY는 -0.11% 하락했다. 미 국채 수익률이 내려가면서 엔화가 숏커버링(매수환류)됐기 때문이다. 일본 정치 불확실성 완화도 엔 강세에 힘을 보탰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7월 20일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과반을 잃었음에도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정치 공백 우려가 줄었다.


원자재 시장: 금·은, 안전자산 선호로 반등

8월물 금 선물(GCQ2)은 온스당 14달러(0.42%) 상승 마감했고, 9월물 은 선물(SIU2) 역시 0.065달러(0.17%) 올랐다.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증시가 장중 하락 반전하자 안전자산 수요가 귀금속으로 유입됐다. 우크라이나 및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도 금·은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특히 ETF(상장지수펀드)의 금 보유량이 지난주 금요일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은 보유량도 월요일 3년 내 최고치를 찍으면서 펀드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달러 인덱스가 5주 고점을 찍으면서 금·은 상승 폭은 제한됐다. 또한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루트닉 상무장관이 “90일간 휴전 연장이 유력하다”고 언급해 위험 회피 심리를 일부 완화했다.


주요 용어 해설

DXY(달러 인덱스)는 미국 달러를 6개 주요 통화(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크로나, 스위스프랑) 대비 가치로 측정하는 지수다. 지수가 상승하면 달러가 상대적으로 강세라는 의미다.

T-note 수익률은 만기 10년 미국 국채 수익률을 가리킨다. 통상 안전자산 수요, Fed 정책 기대, 인플레이션 전망 등에 따라 등락한다.

JOLTS(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는 미국 노동부가 매월 발표하는 고용보고서로, 기업의 채용 공고 건수·퇴사율 등을 조사한다. 노동시장의 열기를 보여주는 선행 지표로 평가된다.


시장 전망 및 전문가 시각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유로존 수출기업신흥국 통화에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원자재 가격은 달러 방향성과 반대로 움직이기 쉬워 주의가 요구된다. Fed가 9월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달러 강세가 완화되고, 유로 및 금·은이 반등할 여지가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오는 31일 발표될 2분기 미국 GDP 예비치7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를 주시하며 포지션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분산투자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사진·차트

달러 인덱스 차트

유로/달러 차트

금 선물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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