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혼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경종이 될 수 있다

작성: 나오미 로브니크(Naomi Rovnick)

런던발 —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가 예측하기 어려운 백악관의 정책 움직임과 연방준비제도(Fed) 독립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미국 매도(Sell America) 트레이드가 되살아나면서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달러는 추가 약세가 예상되지만, 급격한 반등이 발생할 경우 급락만큼이나 시장 참가자들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2026년 2월 4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 가치를 주요 통화 대비로 측정한 지수가 1월 중 한 주에 거의 2% 하락해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뒤 반등했고, 이 과정에서 금속 시장(금·은·구리 등)에서 혼란이 발생했다. 이 기사는 달러 리스크가 세계 시장 전반에 어떻게 파급되는지를 주요 사례별로 정리한다.


1. 금속시장(메탈) 대혼란

달러는 트레이딩 세션 마지막 이틀 동안 반등했는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 의장 제롬 파월(Jerome Powell)의 후임으로 전 연준 이사인 케빈 워시(Kevin Warsh)를 지명하기로 한 결정 이후 나타난 움직임이다. 이 소식은 금속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줬다.

대표적으로 금(골드)은 1월에 반세기 만의 최고 실적을 기록한 직후, 월요일에 5% 급락했다. 이는 전날의 급락이 1980년대 초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었던 여파로, 화요일에는 일부 반등했다. 소시에테제네랄(Societe Generale)은 해당 거래에 대해 고객 노트에서, 투자자들이 연준 독립성 유지가 달러의 완만한 약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몰렸던 화폐 평가절하(debasement) 트레이드가 며칠 만에 ‘빛의 속도’로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은(silver)과 구리(copper)도 최근 사상 최고치에서 급락했으며, 브렌트유(Brent)도 1월에 16% 급등한 뒤 거의 두 달 만에 최악의 주간 성과를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2. 통화 변동성의 확대

일일 거래 규모가 약 10조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외환시장은 변동성이 커졌다.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통화쌍인 유로/달러의 세 달 선물 변동성(3개월 기대 변동성)은 지난주 7월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경제연구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는 달러가 전통적인 평가 지표들, 예컨대 미국과 일본·유럽 간의 금리 차이 같은 지표들과 괴리되었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스(Barclays)는 달러에 대해 미국 정책 리스크 프리미엄을 계산했는데, 이는 달러가 백악관의 수사와 영향을 받아 투자자들이 통상적으로 추적하는 경제·성장 전망과 부분적으로 분리되었다는 의미이다. 이런 현상은 달러 표시 주식과 채권을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평가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핵심 질문은 사람들이 미국 자산 기반에 대한 신뢰를 잃느냐 여부다.”
— 바클레이스 FX 및 신흥시장 거시전략 총괄, 테모스 피오탁리스(Themos Fiotakis)

3.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우려

외국인 투자자들은 약 70조 달러 규모의 미국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년간 월가의 주가 급등에 힘입어 보유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려왔다. 유럽의 자산운용사들도 자신의 노출(익스포저)을 재평가하고 있다.

약한 달러는 기업의 해외 이익을 현지 통화로 환산한 금액을 늘려 미국 주식에 호재로 작용하고, 통상적으로 국채 가격을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BofA)는 무질서한(disorderly) 달러 하락은 이러한 관계를 바꿀 수 있다고 경고했다. BofA는 무질서한 하락을 한 달 기준 5% 이상의 손실로 규정했으며, 이는 장기 만기 국채에 대한 대규모 매도를 촉발해 미국의 금융여건을 크게 긴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BofA는 또한 달러 약세가 국내 자산과 동반되는 넓은 규모의 평가절하 트레이드가 형성될 위험도 지적했다. 즉 달러가 급락하는 가운데 주식·채권 등 국내 자산도 동반 약세를 보이면 외국인 보유 자산의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

4. 즉각적인 대비 필요

자산배분 관점에서 자누스 헨더슨(Janus Henderson)의 멀티에셋 매니저 올리버 블랙번(Oliver Blackbourn)은 포트폴리오를 중립(neutral)으로 전환해 시장 리스크 노출을 줄였으며, 지난 2주 동안 주식과 금에 대한 익스포저를 축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달러가 정책 발언에 따라 더 변동성이 커진다면 다른 자산들도 함께 변동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으므로 단기적으로는 더욱 중립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영국 운용사 나인티원(Ninety One)의 헤드 매니지드 인컴 존 스톱포드(John Stopford)는 국채 금리 상승에 돈을 버는 풋옵션(put options)과 금리 하락시 수익이 발생하는 콜옵션(call options)을 모두 매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포지션을 통해 금리의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을 헤지(cover)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들은 무역 긴장과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북미 자산에서 점차 철수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전문용어 해설

· 화폐 평가절하(debasement) 트레이드: 투자자들이 통화 약세를 예상하고 금·은·원자재 등 실물자산에 자금을 몰아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전략을 말한다. 연준의 정책 독립성이 유지돼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경우 이러한 포지션이 수익을 낼 수 있다.

· 연준 독립성(Fed independence): 중앙은행이 정치적 압력 없이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능력이다.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커지면 시장의 금리·인플레이션 기대와 통화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옵션 포지션(풋·콜): 풋옵션은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할 때 이익을 주는 권리, 콜옵션은 가격이 상승할 때 이익을 주는 권리다. 투자자들은 금리·채권 가격의 양방향 변동성에 대비해 양쪽 옵션을 동시에 매수하기도 한다.


향후 파장과 투자자 관점의 시사점

첫째, 달러의 불안정성은 자산가격의 상관관계를 일시적으로 뒤흔들 수 있다. 전통적으로 달러 약세는 미국 주식·채권에 우호적이었으나, 무질서한 달러 하락이 동반될 경우 외국인 보유 자산의 대규모 매도와 금융여건의 급격한 긴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주식시장과 장기국채에 스트레스를 주며 전 세계 금융시장에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원자재와 금속시장은 정책 리스크와 달러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금값의 급락 사례에서 보듯이, 투자자들이 한쪽으로 과도하게 쏠린 포지션은 정책 변화 시 단기간에 역방향으로 크게 조정될 수 있다.

셋째, 외국인 투자자 관점에서는 달러 리스크가 커지면 달러표시 자산의 평가·보유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와 헤지펀드가 이미 포지션을 조정하고 있는 점은 향후 자본흐름 재편을 시사한다.

넷째,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방어적 포지셔닝(중립적 자산배분, 옵션을 통한 헷지, 달러 및 금리 노출 축소)이 합리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정책의 방향성과 연준의 독립성 회복 여부를 확인한 뒤 리스크 프리미엄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달러의 등락이 단순한 환율 변동을 넘어 글로벌 자산배분과 금융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정책 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투자자들은 보다 신중한 리스크 관리와 다변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