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USD)에 대한 급격한 가치 하락·평가절하(debasement) 우려는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몇 주간 달러는 변동성을 보이며 일시적으로 다년간 최저치에 근접했고, 일부 시장에서는 “Sell America” 전략과 통화 평가절하 논의가 확산됐다.
2026년 2월 8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이하 BofA)는 시장 데이터가 아직 미국 자산에서의 구조적 탈피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BofA는 달러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약세 전망을 유지하지만, 약화가 발생하더라도 2026년과 2027년을 거치며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시장 포지셔닝과 자금 흐름(Flow) 분석에서는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을 대규모로 동시에 이탈하는 징후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달러 위험 프리미엄(dollar risk premia) 지표는 소폭 상승에 그쳤고, 옵션 포지셔닝(options positioning)은 현재 시장이 3개월 전보다 달러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숏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 교차자산(cross-asset) 유입·유출 흐름도 유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주식과 채권 부문으로의 유입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미국 자본을 철수하고 있음을 나타내지 않는다.
BofA는 또한 올해 들어 달러와 미국 주식이 동시에 대규모로 매도된 날이 단 하루뿐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광범위한 평가절하 시나리오와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유럽계 자산운용사들이 미국 노출에 대해 통화 헤지(hedging)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이러한 헤지 확대는 달러에 점진적 압력을 가할 수 있으나 급격한 매도 사태를 촉발하지는 않을 수 있다.
거시 신호(Macro signals) 역시 통화 신뢰 상실과 연결되는 시장 스트레스로는 해석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 기대(inflation expectations)는 여전히 고정되어 있고,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널리 제기되더라도 그것이 즉각적인 통화 신뢰 상실로 이어지는 양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달러 약세의 일부 원인은 타 통화의 강세일 수 있다. BofA는 유로화(EUR)를 지지할 여러 요인을 제시했다. 연말로 접어들며 유로존 성장률 개선 가능성, 독일의 재정 부양책, 그리고 중국의 경기부양에서의 파급효과 등이 포함된다. 또한 방위비 증가(defense spending)와 무역 협정(trade agreements) 같은 구조적 요인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럽 자산을 지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핵심 인용: “시장 데이터는 아직 미국 자산에서의 구조적 이탈을 지지하지 않는다. 달러의 약세는 2026년과 2027년에 걸쳐 느리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용어 설명
평가절하(debasement): 통화의 가치가 지속적·구조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 과도한 통화 발행, 혹은 국제적 신뢰 저하와 연관되어 논의된다.
달러 위험 프리미엄(dollar risk premia): 투자자들이 달러 보유와 관련해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을 뜻한다. 이 수치가 상승하면 달러자산 보유에 대한 부담(리스크)이 커졌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옵션 포지셔닝(options positioning): 옵션 시장에서 매수·매도 포지션의 분포를 통해 투자자들의 기대와 헤지(위험회피) 전략을 가늠하는 지표다. 특정 통화에 대한 숏(short) 포지션이 크게 늘어나면 해당 통화의 향후 약세를 시장이 예상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통화 헤지(hedging):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파생상품(선물, 옵션 등)이나 외환 포지션을 활용하는 전략이다. 기관투자가들이 미국 자산의 통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헤지를 강화하면 단기적으로 달러 수요를 낮출 수 있다.
향후 시장과 경제에 미칠 영향 분석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도출되는 정책·시장 영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달러가 점진적 약세를 보이는 경로는 글로벌 자산 배분에 점진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달러 약화는 상대적으로 외국 통화 자산의 실질 수익률을 끌어올려 일부 자금이 미국 외 자산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으나, BofA가 지적한 것처럼 대규모·동시다발적 이탈은 현재로선 관측되지 않는다.
둘째, 통화 헤지 수요 확대는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헤지 비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헤지 비용의 증가는 해외 투자 수익률을 낮추어 단기적으로는 자본 유입을 억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점진적으로 누적되는 경향이 있어 단기간 내에 금융시장을 급변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수출입 측면에서 보면 달러 약세는 미국 수출업체에는 유리하게 작용하고 수입업체에는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미국 내 제품 가격과 기업 이익에 대한 섹터별(예: 제조업, 소비재) 차별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으며, 기업 실적 발표 시즌에 섹터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넷째, 중앙은행 정책 및 채권시장 반응 관점에서 보면, 달러의 완만한 약세가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지 않는 한 연준(Federal Reserve)의 통화정책 기조에는 즉각적 변화를 요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환율 변동성이 장기화되고 재정 건전성 우려가 심화될 경우 국채 수익률과 리스크 프리미엄에 점진적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럽 통화와 자산이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경우 유럽 지역의 자본시장과 통화정책 환경도 점차 주목받을 수 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리밸런싱(rebalancing)을 촉진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자본흐름과 무역구조에 구조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결론
요약하면, 현재 관찰되는 달러 약세와 관련된 일부 신호에도 불구하고, 시장 데이터는 아직 구조적·대규모 달러 평가절하를 확증하지 않는다. BofA의 전망대로 약화가 현실화된다 해도 그것은 2026년과 2027년을 거치는 점진적 과정일 가능성이 크며, 단기적으론 통화 헤지 수요의 확대와 특정 섹터의 상대적 영향이 주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와 정책당국은 환율·헤지 비용·자본흐름의 미세한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며 점진적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