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APORE/서울 — 달러화가 18일 월요일 아시아 초반 거래에서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며 등락을 거듭했다. 이번 주에는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 및 미 연방준비제도(Fed) 잭슨홀 심포지엄이라는 두 가지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
2025년 8월 18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달러가 지난주 약세를 보인 뒤 소폭 반등을 시도했으나 뚜렷한 추세 전환에는 이르지 못했다. 아시아 장 초반 환율 변동성은 전반적으로 제한적이었으며, 트레이더들은 다음 달 연준의 ‘빅컷(50bp 인하)’ 가능성을 추가로 되감아냈다.
유로화는 1유로당 1.1705달러로 사실상 보합세를 유지했고, 파운드/달러는 0.07% 오른 1.3557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지수(DXY)는 97.85로 0.4% 하락했던 지난주 손실 일부를 만회했다.
달러지수가 반등했음에도 시장은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84%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일주일 전 98%에서 하향 조정된 수치다. 같은 기간 발표된 미국 7월 도매물가(PPI) 급등과 소매판매 강세가 50bp 인하 기대를 약화시킨 결과다.
“미국의 각종 지표가 일관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진 않지만, 3분기 미국 경제는 양호한 상태”라고 코메리카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빌 애덤스는 평가했다.
그는 연내 한 차례 추가 인하를 전망하면서도 “9월이 될지, 그 이후가 될지는 데이터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최대 관심사는 바이든·젤렌스키 회담이다. 이 자리에는 일부 유럽 정상들도 배석해 2차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치열한 전쟁으로 기록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을 위한 ‘신속한 평화협정’이 논의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래스카에서 회동한 뒤 휴전 이전 평화협정 체결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 후반(21~23일) 열리는 캔자스시티 연은 주최 잭슨홀 심포지엄도 주요 변수다. 제롬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전망과 통화정책 방향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CBA의 국제·지속가능경제 담당 책임자인 조지프 카푸르소는 “시장에선 9월 인하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돼 있다”며 “파월 의장이 경제 상황을 균형 있게 설명하더라도 매파적(긴축적)으로 해석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용어 설명
• 잭슨홀 심포지엄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매년 열리는 글로벌 중앙은행·학계 회의로, 연준 의장을 포함한 주요 정책 결정자들의 발언이 금융시장에 큰 파급력을 보인다.
• 달러지수(DXY)는 유로, 엔, 파운드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 변동을 측정한 지수다.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7.34엔으로 0.11% 상승했다. 이로써 달러는 지난주 0.4% 하락분을 일부 만회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주 금요일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의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에서 곡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이례적 직설 발언을 일축했다. 베센트 발언은 사실상 일본의 금리 인상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세아니아 통화도 강보합을 보였다. 호주 달러는 0.1% 오른 0.65145달러, 뉴질랜드 달러는 0.15% 오른 0.5934달러로, 두 통화 모두 지난주 0.5% 하락분을 일부 되돌렸다.
전망 및 변수
연준 인사들의 잇단 발언, 잭슨홀 심포지엄에서의 메시지, 그리고 미·우크라 정상회담 결과가 이번 주 달러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요인이다. 특히 시장이 25bp 인하에 베팅하며 ‘빅컷’ 가능성을 축소한 만큼, 데이터 서프라이즈나 매파적 발언이 재차 달러 강세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