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지수(DXY)가 2025년 연말에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2월 26일 미국 현지 시세 기준 달러 지수는 전일 대비 -0.09% 하락했고, 이번 주 전체로는 약 -0.7%의 약세를 기록했다. 달러 약세는 12월 23일 이후 이어진 연말 매도세와 맞물려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미 GDP 발표, 연준의 향후 완화 가능성, 그리고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전망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2025년 12월 26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는 화요일 발표된 예상보다 강한 미국 3분기(또는 최근 집계) 국내총생산(GDP) 증가률 +4.3%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은 이 GDP 발표 직후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25bp(베이시스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을 기존 20%에서 13%로 즉시 축소했으나, 이후 다시 상승해 현재는 약 18% 수준으로 반영되고 있다.
정책 기대와 달러 약세의 기본 요인
달러의 구조적 약세는 향후 통화정책 시나리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이다. 시장은 2026년에 연준이 약 -50bp 수준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일본은행(BOJ)은 2026년에 추가 +25bp 인상을 할 가능성이 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 중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대적 금리 경로 전망은 통화가치의 상대적 약세·강세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동성 공급 확대와 정치적 불확실성
또 다른 약세 요인은 연준의 재무시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 확대다. 연준은 12월 중순부터 월별 미국 재무부 단기 국채(T-bills) 매입 400억 달러를 시행하고 있어 금융 시스템 내 유동성 증가가 달러에 하방 압력을 준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인사 지명에 대한 불확실성도 달러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연준 의장 인사를 2026년 초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고, 블룸버그는 국가경제위원회(NEC) 국장인 케빈 해싯(Kevin Hassett)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시장에서 비둘기파적 성향이 강하다고 보도했다. 비둘기파적 의장은 통화완화적 정책 전환을 촉진해 일반적으로 달러에 불리하다.
지정학·군사적 요인과 원유 수송 차단
미국은 또한 해외 군사·안보 활동을 통해 지역적 불확실성을 확장하고 있다. 미 국방부와 정보당국은 나이지리아 내 이슬람국가(ISIS) 표적에 대한 공습을 개시했으며, 이는 나이지리아가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동시에 미 연안경비대는 제재 대상 유조선 Bella 1에 대해 베네수엘라 인근 항로 접근을 차단하고 대서양으로 돌려보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미군과 미 연안경비대는 해당 선박을 수일간 감시했고, 일요일 바베이도스 인근에서의 승선 시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러시아 평화 가능성
한편 우크라이나 동향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요일에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고, 우크라이나는 동부 지역의 비무장지대화(비무장지대 설정)와 대가로 미국·유럽의 보안보장을 수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러한 외교적 진전은 지정학적 위험 수준을 낮춰 위험자산 선호와 안전자산인 달러·금리·금 가격에 복합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외환 주요 통화 동향 — 유로화와 엔화
유로/달러(EUR/USD)는 전일 대비 +0.08% 상승했다. 유로화는 이번 주 초 ECB 관계자들의 발언으로 지지를 받았다. ECB 통화정책 결정권자인 야니스 스투르나라스는 ECB가 “좋은 위치에 있다”면서도 정책을 양방향으로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상황이 더 나아지거나 악화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이사인 게디미나스 심쿠스는 현재의 금리 수준에 만족감을 표하면서 “헤드라인과 근원물가가 현재 및 단기적으로, 중기적으로도 2% 수준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페테르 카지미르 이사도 현 금리 수준에 대해 “편안함”을 표하면서도 관세 리스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파생되는 위험을 경고했다. 시장의 스왑(swap) 거래는 2026년 2월 5일 다음 ECB 회의에서 +25bp 인상 가능성을 약 4%로 반영하고 있다.
엔화(USD/JPY) 동향
달러/엔(USD/JPY)은 전일 대비 -0.28%로 엔화 강세를 보였다. 엔화는 12월 도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율 +2.0%로 11월의 +2.7%에서 둔화하고 시장 예상치(+2.3%)보다 낮게 발표된 영향으로 약세 압력을 받았으나, 재무장관의 개입 발언과 지난 금요일 BOJ의 +25bp 금리 인상으로 인해 주중에 엔화가 반등했다. 일본의 11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2.6%, 전년동월 대비 -2.1%로 예상(-2.0% m/m, -0.8% y/y)보다 부진했다. 재무장관 카타야마 사츠키는 “기초 여건과 어긋나는 통화 움직임에 대해 일본은 자유롭게 개입할 수 있다”고 언급해 시장에 추가적 경고 신호를 보냈다. 10년 만기 일본국채(JGB) 수익률은 지난 월요일 26년 만의 고점인 2.073%을 기록한 뒤 소폭 하락해 2.042%를 보이고 있다. 시장은 2026년 1월 23일 BOJ 회의에서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약 1%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금·은·구리 등 원자재 시장
COMEX의 2월 금 선물(GCG26)은 이날 +53.6달러(+1.19%) 상승했고, 3월 은 선물(SIH26)은 +3.560달러(+4.97%) 상승했다. 3월 구리 선물은 약 +4.58% 상승했다. 금과 은은 근월물 선물 차트에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이는 연말 매수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정학적 불안과 유동성 확대로 안전자산 수요가 강해진 결과다.
귀금속의 강세 요인으로는 연준의 12월 10일 발표한 월별 40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 투입(국채 매입), 미국 관세 및 지정학적 리스크(우크라이나·중동·베네수엘라),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연준 인사에 따른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산업금속은 지난 화요일 발표된 미국 GDP +4.3%가 경기 개선 기대를 부각시키며 강세를 지원했다.
중앙은행·펀드 수요
중앙은행의 금 수요도 가격에 우호적이다. 중국 인민은행(PBOC) 보유 금이 11월에 +30,000 온스 증가해 총 74.1백만 트로이온스에 도달했다고 전해졌다. 이는 인민은행이 13개월 연속 금 보유를 늘린 것이다. 세계금협의회(World Gold Council)는 3분기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220톤(MT)으로 2분기보다 +28%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펀드 수요 측면에서는 은 ETF의 순매수 잔고가 화요일에 3.5년 만의 고점을 기록했고, 금 ETF 보유량도 최근 두 달간 회복하며 10월의 3.25년 고점보다 약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적 분석(전망과 리스크)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유동성 공급(월 400억 달러의 T-bill 매입)과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의장 인선 변수,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이 달러와 안전자산(금)의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시장이 2026년 연준 금리인하(-50bp)를 보다 확실하게 반영할 경우 달러 추가 약세와 귀금속 추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미국의 실물지표(예: 고용·소비)가 예상보다 꾸준히 강하게 유지되고, 연준이 완화 기대를 서서히 철회하면 달러는 반등하고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유럽에서는 물가와 성장 지표가 현재의 인플레이션 목표(2%) 근방에 머무는 한 ECB의 완만한 정책 스탠스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유로화의 급격한 강세를 제한할 수 있다. 일본은 BOJ의 금리 정상화(이미 +25bp 인상)와 JGB 수익률 상승으로 엔화의 기반이 강화되는 가운데, 시장 개입 가능성 발언이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억제할 수 있다.
투자자·기업에 대한 시사점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유동성 및 지정학 리스크의 상호작용을 주시해야 한다. 달러 약세국면에서는 외화표시 자산의 평가손익 변동성이 증가하므로 환헷지 전략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경우 원자재 가격(특히 구리·은)과 운송 차질(유조선 제재 등)이 공급망 비용과 영업실적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용어 설명(독자를 위한 보충 설명)
달러 지수(DXY)는 주요 6개국 통화(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크로나, 스위스프랑)에 대한 달러 가치를 가중평균한 지수이다. bp(베이시스포인트)는 금리의 최소단위로 100bp는 1%포인트에 해당한다. 스왑(swap) 시장의 가격은 금리선물 및 파생상품을 통해 시장이 특정 정책 금리 변화를 반영하는 확률을 의미하며, 예컨대 “스왑이 ECB의 +25bp 인상 확률을 4%로 반영”한다는 것은 시장 참가자들이 해당 결과를 낮게 본다는 뜻이다. COMEX는 금·은 등 귀금속 선물이 거래되는 미국의 상품거래소다. JGB는 일본국채(Japan Government Bond)를 뜻한다.
기타 메모·공시
기사에 인용된 시장 데이터와 해석은 2025년 12월 26일자 시점의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본 보도에서 언급된 개인 및 기관(예: 케빈 해싯, 도널드 트럼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등)의 발언은 원문 보도 내용을 인용·요약한 것이다. 기사 원문 저자 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증권들에 대해 직접적 또는 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