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지수(DXY)는 금요일 장에서 큰 변동 없이 마감했지만, 한 주 기준으로는 약 -0.6% 하락했다. 시장은 화요일 발표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강한 연율 +4.3%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당초 해당 GDP 발표 직후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0.25%) 금리 인하
2025년 12월 28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의 기초 펀더멘털은 여전히 약세를 시사하고 있다. 시장은 2026년 연방준비제도(Fed)가 약 -50bp 수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일본은행(BOJ)은 2026년 추가로 +25bp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며,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 동안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금리 전망의 차별화가 달러의 상대적 약세를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동성 공급 확대와 정치적 요인도 달러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연준은 12월 중순부터 매달 $40억 규모의 국채단기증권(T-bills)을 매입해 금융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둘기(완화적) 성향의 연준 의장을 임명할 의도로 알려져 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약세 심리가 강화됐다. 블룸버그는 케빈 하셋(National Economic Council Director)을 차기 연준 의장 유력 후보로 보도했으며, 시장에서는 그를 비둘기 성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정학적·군사적 사건도 통화 및 원자재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목요일 나이지리아의 ISIS 표적에 대해 나이지리아 정부와의 정보·안보 협력을 바탕으로 공습을 단행했다. 나이지리아는 OPEC 회원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 ISIS가 기독교인을 지속적으로 살해할 경우 미국이 나이지리아 내 ISIS를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미국 해안경비대는 제재 대상 유조선 Bella 1호를 베네수엘라에서 돌려 대서양으로 향하게 했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 대상 유조선 봉쇄의 일환으로 전해졌다. 미군은 해당 선박을 바베이도스 근해에서 나포하려 했으나 선박이 되돌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러시아 평화 협상 관련 진전 가능성도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요일 회동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으며, 20개 항목으로 구성된 평화 계획이 90% 가량 완성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계획은 러시아와 유럽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확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고, 러시아는 해당 20개 항목이 여러 쟁점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유로화·엔화 동향도 달러 약세와 맞물려 변동성을 보였다. EUR/USD는 +0.03% 상승했다. 유로는 이번 주 초 ECB 관계자들의 발언으로 지지를 받았다. ECB 정책위원 야니스 스투르나라스는 ECB가 “좋은 위치에 있다”면서도 정책 경로에 있어 유연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게디미나스 심쿠스 위원은 현재의 금리 수준에 만족감을 표하며 인플레이션과 경기 성장률이 중기적으로 목표에 근접해 있다고 평가했다. 피터 카지미르 위원은 현금리 수준에 안도하면서도 물가와 경기의 균형이 “상당히 취약하다”며 위험 요인으로 관세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적했다. 스왑시장은 다음 정책회의(2월 5일)에서 ECB가 +25bp 인상할 확률을 약 4%로 반영하고 있다.
USD/JPY는 +0.31% 상승했다. 엔화는 도쿄 소비자물가(CPI)가 12월에 전년비 +2.0%로 11월의 +2.7%에서 둔화되며 시장 예상치(+2.3%)를 밑돌았다는 소식에 압박을 받았다. 또한 11월 일본 산업생산은 전월비 -2.6%, 전년비 -2.1%로 예상보다 약화됐다. 다만 가타야마 사츠키 재무상은 통화 움직임이 펀더멘털과 괴리될 경우 개입할 자유로운 권한을 갖고 있다고 언급해 초반에는 엔화가 반등하기도 했다. 엔화는 지난 금요일 BOJ의 +25bp 금리 인상으로부터 기초적 지지를 받았고, 10년물 일본국채(JGB) 수익률은 월요일 장중 26년 만의 최고치 2.073%를 기록한 뒤 소폭 하락해 2.042%를 보이고 있다. 시장은 1월 23일 BOJ 회의에서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1%로 반영하고 있다.
금·은 등 귀금속 급등도 주목된다. 2월 인도금 선물(골드)은 금요일 종가에서 +49.90달러(+1.11%) 상승, 3월 은 선물은 +5.511달러(+7.69%) 급등했다. 두 귀금속은 근월물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이는 연말 매수세와 더불어 지정학적 불확실성, 베네수엘라 관련 유조선 봉쇄, 나이지리아 공습 등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는 요인들과 맞물린 결과다. 또한 Tuesday의 미국 GDP +4.3% 발표는 산업금속 수요 개선 기대를 낳아 금속 전반의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귀금속 강세의 기초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준의 유동성 공급 정책(12월 10일 발표된 월 $40억 규모)은 자산가격 전반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둘째, 미국 관세 불확실성과 우크라이나·중동·베네수엘라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은 수요를 높이고 있다. 셋째, 2026년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전망과 트럼프 대통령의 비둘기 성향 연준 의장 임명 가능성은 달러 약세와 귀금속 상승을 동시에 촉진할 수 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11월에 보유 금괴를 +30,000온스 늘려 총 7,410만 트로이온스로 집계됐고, World Gold Council은 3분기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순매수가 220톤으로 전분기 대비 +28% 증가했다고 발표해 중앙은행 수요가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은 ETF의 순롱 포지션은 화요일에 3.5년 만의 최고치까지 상승했으며, 금 ETF 보유량도 최근 두 달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펀드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된다.
용어 설명
DXY(달러 지수): 주요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 가치를 가중평균한 지수다.
COMEX: 뉴욕상품거래소 산하의 금속 선물 거래 시장을 의미한다.
JGB(일본국채): 일본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의미하며, 수익률은 엔화 금리 및 통화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스왑 가격(swap pricing): 파생상품시장에서 향후 금리 움직임에 대한 시장 참여자의 기대를 반영한 확률 혹은 가격 신호다.
T-bills(국채단기증권):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단기채권으로 연준의 매입은 시장 유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주
시장 영향 및 전망
종합하면 이번 주 달러의 주간 약세는 금리 전망의 차별화, 연준의 유동성 공급, 미국의 지정학적·정책적 이벤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단기적으로는 달러 약세가 계속되면 유로·엔화 등 주요 통화의 상대적 강세와 함께 석유·금속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앙은행의 금 보유 확대와 ETF 수요 회복은 금 가격의 추가 상승을 지지할 수 있다. 반대로 미국 경제지표가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연준의 완화 기대가 후퇴할 경우 달러는 다시 강세로 전환될 수 있어, 투자자들은 핵심 거시지표(고용·물가·GDP)와 연준 위원들의 발언,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스탠스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중기 시나리오별 영향은 다음과 같다. (1) 연준이 2026년 예상대로 완화 행보를 보이면 달러 추가 약세와 금·은 등 실물자산의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2) BOJ의 긴축 기조가 이어져 엔화가 강세로 전환되면 글로벌 캐리 트레이드 및 신흥국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3) 지정학적 리스크(중동·우크라이나·베네수엘라·나이지리아 등)가 고조될 경우 안전자산(금·달러·스위스프랑 등) 선호가 강화되지만, 현재의 달러 약세는 이러한 전형적 반응을 약화시킬 수 있다.
투자자·정책 입안자·기업 재무담당자는 현 수준의 금리 스프레드, 중앙은행들의 보유자산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리스크 관리 및 포지셔닝을 해나가야 한다. 특히 연준의 유동성 공급, 차기 연준 의장 인사, 그리고 다가오는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일정이 향후 몇 달간 시장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