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 2개월 만에 최고치…파월 의장 발언에 금·은 가격 ‘급락’

[외환·귀금속 시황] 달러 강세금·은 가격 약세가 동시 발생하며 글로벌 자산시장이 요동쳤다. 31일(현지시간) 달러 인덱스(DXY00)는 전일 대비 0.88% 급등해 2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같은 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8월물 금 선물(GCQ2)은 28.20달러(0.85%) 하락해 1개월 저점을, 9월물 은 선물(SIU2)은 0.547달러(1.43%) 내려 2주 반 만의 저점을 각각 새로 썼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시장 움직임은 미국 경제지표의 호조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노동시장은 견조해 보이며 관세발(發)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 수준의 ‘적절히 제한적(modestly restrictive)’인 정책기조가 필요하다"는 파월 의장의 언급은 연내 조기 금리인하 기대를 크게 후퇴시켰다.

달러 인덱스 차트

美 경제지표 세부 내용

1) ADP 민간고용 — 7월 증가 규모가 10만4천 명으로 월가 예상치(7만6천 명)를 크게 상회하며 4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또한 6월 수치가 –3만3천 명에서 –2만3천 명으로 상향 수정되며 고용시장의 탄탄함을 재확인시켰다.

2) 2분기 국내총생산(GDP) — 연율 3.0% 성장해 컨센서스(2.6%)를 웃돌았다. 물가 지표인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기 대비 2.5% 상승해 예상을 0.2%p 상회, 물가 압력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3) 주택지표 — 6월 미결주택매매지수(pending home sales)가 전달 대비 0.8% 감소하며 예상치(+0.2%)에 역행했다. 주택시장 둔화 조짐은 있었지만, 강한 고용·소비 데이터를 상쇄하지는 못했다.


FOMC 결정 및 파월 의장 발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방기금금리(4.25~4.50%)를 동결했지만, 보우먼·월러 이사 두 명은 25bp(0.25%p) 인하를 주장하며 1993년 이후 처음으로 이사 두 명의 동시 ‘비둘기파’ 이견이 표출됐다. 그럼에도 성명서 문구는 전 분기의 “견조한(solid)” 성장 표현을 “완화(moderated)”로 낮추며 경제 판단을 다소 후퇴시켰다.

그러나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조해 보인다

”고 강조했고,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이유로 인도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가 겹치며 관세발 물가 압력 확대 우려를 더욱 키웠다.

이에 따라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49%에서 낮추고, 10월 회의 인하 가능성 역시 38%로 축소 반영했다.


글로벌 통화 시장 반응

유로/달러(EUR/USD)는 이날 1.10% 급락해 7주 저점으로 밀렸다. 월요일 발표된 EU–미국 무역합의 이후 미국에 유리한 15% 관세가 대부분 EU 상품에 적용될 것이란 점도 유로 약세에 한 몫 했다. 다만 유로존 2분기 GDP(전기 대비 0.1%, 전년 대비 1.4%)와 7월 경제심리지수(95.8)가 예상치를 상회한 점은 유로 약세를 일정 부분 제어했다. 유로/달러 차트

엔화(USD/JPY)는 미국 지표 호조와 미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0.61% 상승(엔 약세)해 3.75개월 만의 달러 강세를 나타냈다. 앞서 러시아 동쪽 해역에서 발생한 진도 8.8 지진과 도쿄만 쓰나미 경보로 일시적 안전자산 매수세가 유입됐으나, 美 지표 발표 후 흐름이 급변했다. 7월 20일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LDP)이 과반을 잃은 뒤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 기대가 커진 점도 일본 재정건전성 우려로 엔화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귀금속·원자재 시장 동향

금·은 가격 하락은 1) 달러 강세, 2) 미 국채수익률(특히 2년·10년물) 상승, 3) 관세·인플레 우려에 따른 ‘매파적 Fed’ 전망이 겹친 결과다. 장 마감 이후 파월 의장 발언이 전해지자 금 가격은 추가로 30달러 이상 밀리며 한때 온스당 1,900달러 선이 위협받았다.

은 가격 역시 구리(Copper) 가격 급락의 부정적 연동 효과를 피하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정제구리에 대한 관세를 면제한다고 밝히면서 구리 현물은 하루 만에 17% 폭락, 이는 산업용 금속 전반에 부정적 심리를 확산시켰다.

다만 시장 한편에선 우크라이나·중동 지정학 리스크관세 정책이 초래할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가 안전자산 수요를 지지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남아 있다.


용어·지표 해설*투자자 참고

달러 인덱스(DXY)는 미국 달러를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크로나, 스위스프랑 등 6개 통화 대비 가중 평균한 지수다. 통상 100 이상이면 과거 평균 대비 달러가 강세임을, 100 이하이면 약세임을 의미한다.

ADP 고용보고서는 미국 민간고용 상황을 월별로 집계·발표하는 지표로, 매달 첫째 주 금요일 발표되는 공식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NFP)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코어 PCE 물가지수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물가 상승률로, Fed가 가장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척도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참여자들은 파월 의장의 ‘관세-인플레 연계’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관세가 소비자 물가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연내 첫 금리인하는 12월 혹은 2026년 초로 밀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일부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유로존·중국 경기 둔화, 미 주택시장 냉각이 가시화될 경우 ‘고용→소비 둔화’로 전이돼 4분기부터는 금리인하 압력이 다시 부상할 수 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달러 강세·금 가격 조정 국면이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정책·지정학 변수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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