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이란 전쟁 조기 종결 기대에 유가와 동반 하락…리스크 자산은 반등

달러화의 안전자산 매력이 약화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고 위험자산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아시아장 초반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했으나 전일 고점에서 물러나는 흐름을 보였다.

2026년 3월 10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홍콩발 지아싱 리(Jiaxing Li)의 보도에서 달러화는 엔화와 유로 대비 일부 후퇴했다. 보도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가스 수출이 사실상 마비되며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전쟁이 국지적으로 끝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며 안도 심리가 일부 돌아왔다”고 전했다.

시장 지표와 주요 코멘트를 보면, 달러/엔은 157.73엔을 기록했고 유로/달러 환율은 1.1632달러를 나타냈다. 브렌트(Brent) 선물은 아시아 오전장에서 배럴당 92.46달러로 거래되며 전일의 배럴당 약 120달러 근처 고점에서 크게 하락했다. 위험에 민감한 호주달러는 전쟁 발발 이후 약 0.70달러 근처를 맴돌았고 이날 0.7068달러 수준으로 안정됐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very complete“(매우 완전하다고) 말했으며, 전쟁 기간에 대해 처음 제시했던 “4~5주” 추정보다 워싱턴이 “매우 앞서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현지시간 기준 트레이더들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해당 언급을 즉시 “nonsense“(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시장은 단지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로디리고 카트릴(Rodrigo Catril)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뱅크(NAB) 수석 통화전략가는 “시장은 단지 숨을 고르는 상태다”라며 “전쟁의 종결을 선언하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수 있으며 변동성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영국 파운드는 월요일의 하락 이후 1.3412달러로 회복했고 뉴질랜드달러는 0.5932달러로 안정됐다. 독일계 은행인 도이치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위험자산의 더 큰 방향성 움직임은 원유가격이 고수되거나 중앙은행들의 정책 전환(긴축에서 완화로의 방향 전환)이 현실화되고 글로벌 경기 둔화의 실질적 징후가 나타나야 가능하다고 지적되었다.

“그 기준점들에 도달한 정도는 일주일 전보다 훨씬 가까워졌다”

도이치은행의 스트래티지스트 헨리 앨런(Henry Allen)은 다만 “여러 지표상 아직 완전히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2022년과 같이 에너지 충격 이후의 약세장 폭락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용어 및 배경 설명

안전자산(safe-haven)이란 투자자들이 위기 시 보유하려는 자산을 말하며 전통적으로 달러화, 스위스 프랑, 금 등이 해당된다. 달러화가 ‘안전자산’으로 선호될 경우 환율과 국채 금리가 상대적으로 안정되는 경향이 있다.

브렌트(Brent) 원유는 북해산 원유의 대표적 벤치마크로 유럽과 아프리카 수출 입에서 기준으로 삼는 국제 유가 지표이다. 브렌트 가격의 급등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소비자 물가와 기업 비용에 직접적인 압력을 가한다.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전략적 해로로,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상당 부분이 이 해협을 통한다. 이 해협에서의 군사적 충돌이나 봉쇄는 국제유가에 즉각적인 상승 압력을 준다.


정책적·경제적 함의 및 향후 시나리오 분석

이번 시장 반응은 다음과 같은 핵심 포인트로 요약된다. 첫째, 정치·군사적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에너지 가격과 환율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준다. 브렌트가 배럴당 120달러 근처까지 급등했던 상황은 기업의 원가 상승과 소비자 물가 상방압력을 증대시켜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상승의 동시 발생 가능성을 키운다.

둘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관점에서 보면 에너지 충격은 물가를 자극하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만약 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되어 고수된다면, 중앙은행들은 성장 둔화 신호에도 불구하고 긴축적 스탠스 유지를 강요받을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위험자산의 밸류에이션을 제약하는 요소가 된다.

셋째, 시장 시나리오별 영향은 다음과 같다. A안(전쟁 조기 국지적 종결): 유가가 안정화되며 달러 강세도 완화, 신흥국 통화 및 주식은 상대적 강세. B안(지속적 봉쇄·확전): 유가 장기 고수로 글로벌 성장률 하락, 인플레이션 지속, 중앙은행은 금리인하 여지 축소, 자산가격 전반의 하방 리스크 확대. C안(부분적 봉쇄와 교착): 가격 변동성 장기화로 금융시장 변동성 지속, 포지셔닝의 빈번한 재조정 유발.

현 시점에서 트레이더들의 포지션과 실제 공급 차질의 지속성, 그리고 외교적 해법의 진전 여부가 향후 가격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다. 시장은 이미 일부 안도감에 따라 숨을 고르지만, 실물 석유 공급의 복구 여부와 지정학적 긴장의 재확산 가능성은 여전히 중대한 리스크로 남아 있다.


실무적 시사점

투자자 및 기업 재무담당자들은 원유 가격과 환율의 추가 변동성을 염두에 두고 헤지 전략과 유동성 관리를 재점검해야 한다. 특히 석유·가스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기업들은 연료비 상승에 따른 이익률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연료 헤지, 가격 전가 전략, 비용 구조 재평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중앙은행의 정책 의사결정과 경제지표(소비자물가, 산업생산, PMI 등)의 추이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리스크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달러화의 변동성은 신흥국 채권과 주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므로 포트폴리오의 통화·금리 리스크 노출을 정기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이 권고된다.

끝으로, 현재의 가격 조정은 확실한 추세 전환이라기보다는 변동성의 일시적 완화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재확산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고,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유연한 대응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