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가 연준(Fed)의 완화적 신호와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의 매파적 발언이 맞물리며 1주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후퇴했다.
2025년 8월 6일, 바차트닷컴 보도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DXY)는 전장 대비 0.37% 하락하며 1주 저점을 기록했다.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의 닐 카시카리 총재가 “가까운 시점에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이 달러 약세 압력을 키웠다. 반면 ECB 정책위원회의 로베르트 홀츠만 의원은 “추가적인 금리 인하 필요성을 보지 못한다”고 밝히며 EUR/USD 환율을 1주 최고로 끌어올렸다.
연준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도 달러를 누르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가 사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완화적 성향의 후보를 지명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제롬 파월 의장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카시카리는 “경제가 둔화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연방기금금리를 낮추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관세 정책도 시장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향후 일주일 내로 반도체·제약 수입품에 대한 미국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4일에는 인도의 러시아 원유 구매를 이유로 인도산 수입품 관세를 현행 25%에서 “대폭 인상”하겠다고 밝혔고, 1일에는 캐나다 일부 상품에 부과하던 관세율을 25%에서 35%로 높였다. 또한 8월 7일 0시 이후 흑자국에 대해 최소 15% 관세, 전 세계적으로는 10%의 ‘글로벌 최저 관세’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모든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은 13.3%에서 15.2%로 뛰어 2024년의 2.3%에 비해 크게 상승한다.
연방기금선물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94% 반영하고 있으며, 10월 28~29일 회의에서도 64%의 인하 확률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유로화, ECB 매파 스탠스에 상승
EUR/USD는 0.44% 상승해 1주 고점을 찍었다. 홀츠만 의원이 “경제 상황을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추가 금리 인하는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발언하며 유로화를 지지했다. 다만 독일 6월 공장수주가 전월 대비 1.0% 감소해 5개월 만의 최대 폭 하락을 기록한 점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유로존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유로존 6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증가해 예상치와 일치했다. 독일 6월 공장수주는 시장 예상치(1.1%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이 가운데 시장 스왑시장은 9월 11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13%만 반영하고 있다.
엔화, 일본 임금 지표 개선에 소폭 강세
USD/JPY 환율은 0.16% 하락(엔화 강세)했다. 일본 6월 명목임금이 전년 대비 2.5% 증가해 5월(1.4%)보다 가속화된 점이 일본은행(BOJ)의 정책 정상화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다만 6월 16~17일 BOJ 의사록에서 “양적완화(QE)를 서둘러 종료하는 데 대한 우려”가 드러난 이후 나타난 약세 모멘텀이 일부 상쇄됐다.
금·은 가격 혼조…달러 약세가 지지, 채권금리는 부담
12월물 금 선물은 0.17% 내린 온스당 5.80달러 하락했고, 9월물 은 선물은 0.31% 오른 0.117달러 상승했다. 달러 약세와 연준 인하 기대는 귀금속에 우호적이지만, ECB 매파 발언과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이 상승폭을 제한했다. 미 경제지표 부진이 가까운 시점의 금리 인하를 자극하면서 안전자산 수요는 유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및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위험도 금·은 가격에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가 해설: ‘도비시’와 ‘호크시’
금융시장은 통화당국의 성향을 ‘도비시(dovish)’와 ‘호크시(hawkish)’로 구분한다. 도비시는 비둘기처럼 온건해 금리 인하나 완화적 정책을 선호함을 의미하고, 호크시는 매처럼 공격적·긴축적 정책 기조를 뜻한다. 이번 기사에서 카시카리 총재의 발언은 도비시, 홀츠만 의원의 발언은 호크시 메시지로 평가된다.
또한 달러 인덱스(DXY)는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이며, 금융시장의 위험 선호를 암시하는 주요 바로미터로 활용된다.
본 기사 작성 시점에 리치 애스플런드 기자는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간접적인 보유 포지션이 없었다. 본문 정보는 투자 자문이 아닌 일반적 정보 제공 목적이며, 세부 사항은 바차트 디스클로저 정책을 참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