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동향] 달러 가치가 2주 만의 최저 수준에서 움직이며 이번 주 1% 가까이 하락, 약 한 달 만에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2025년 7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8월 1일 관세 협상 시한을 앞두고 진행 중인 미국의 관세 논의와 더불어 다음 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및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두 중앙은행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회의 직후 공개될 정책 논평이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할 핵심 단서가 될 전망이다.
커먼웰스은행의 통화전략가 캐럴 콩은 “다음 주 일본은행 회의는 차기 금리 인상 시점을 가늠할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BOJ 금리 인상 기대 확대
이번 주 초 체결된 미·일 무역 합의로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관세가 15%로 인하되면서 일본은행의 인상 여력에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엔/달러 환율은 1달러당 147.10엔에서 거래되며 주간 기준 약 1% 상승, 5월 중순 이후 가장 강한 주간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로이터가 실시한 최신 설문에서 대다수(25bp) 인상 전망이 우세했으며, 이는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한다.
달러 인덱스·유로·호주달러 동향
달러 인덱스(DXY)는 여섯 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지수로, 이날 97.448을 기록해 주간 1% 하락했다. 이는 한 달 만에 가장 부진한 주간 성적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전날 기준금리를 2%로 동결하며 1년여 간의 정책 완화 사이클에 일시적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유로/달러 환율은 1.1754달러로 소폭 강보합에 머물렀지만, 이달 초 기록한 1.183달러(4년 내 고점)에 근접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유로는 13.5% 상승하며 달러 약세의 대표적 수혜 통화로 자리 잡고 있다.
한편 리스크 선호 심리가 고조되면서 호주달러(AUD)는 0.6593달러까지 올라 전날 기록한 8개월래 고점을 이어갔다.
무역협상 전망과 시장 심리
관세 협상 진전은 미·중 협상 기대 또한 키우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다음 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양국 당국자들이 만나 협상 시한 연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연준 방문 ‘스펙터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연준을 깜짝 방문해 역사적 본관 두 채의 리모델링 비용을 문제 삼으며 제롬 파월 의장에게 추가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트럼프의 빈번한 ‘입김’에 이미 단련돼 있는 모습이었다.
TD증권의 프라샨트 누하나는 이를 두고 “트럼프의 연준 방문은 쇼에 불과했다”며 “시장 관심은 전적으로 다음 주 FOMC 성명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연준 전망: 데이터 의존적 스탠스
7월 30~3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는 4.25~4.50% 범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파생상품 시장은 2025년 말까지 누적 43bp(기준 0.43%p)의 추가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ANZ는 9월과 12월 각각 25bp씩 두 차례 인하를 전망하며 “관세 불확실성이 없었다면 이미 인하 사이클이 재개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ANZ 보고서는 노동시장 냉각, 서비스물가 둔화, 수요 위축, 그리고 관세 인상이 전반적 인플레이션으로 번지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암호화폐 시장
가상자산은 달러 약세 국면에서 대체자산으로 주목받았으나 이날은 단기 차익 실현이 두드러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11만7,840달러로 0.79% 하락했으며, 이더리움은 3,655달러로 2% 내렸다.
용어풀이 및 배경지식
달러 인덱스(DXY)는 미 달러화를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크로나, 스위스프랑 등 6개 통화 대비로 산출하는 지수다. 지수가 낮아지면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달러가 강세임을 의미한다.
기준금리(Policy Rate)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가장 핵심적인 단기금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미국의 ‘연방기금금리(FFR)’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베이시스포인트(basis point, bp)는 금리 변동을 나타내는 단위로 1bp는 0.01%p(퍼센트포인트)다. 예컨대 25bp 인상은 0.25%p의 금리 상승을 뜻한다.
스펙터클(spectacle)은 볼거리를 의미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겉만 요란하고 실질적 영향은 미미한 사건’을 지칭할 때 자주 사용된다.
전망
달러가 기술적 반등 없이 주간 1% 이상 하락한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연준·BOJ의 정책 기조와 미·중·EU 다자간 무역협상 결과에 더 큰 가중치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FOMC 및 BOJ 회의 이후 ‘정책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해소될 경우, 달러 방향성은 물가·고용 지표 등 핵심 거시 데이터에 좌우될 전망이다.
한편 엔화와 유로화는 각각 금리 인상 여력과 무역협상 진전에 따라 상대적 강세 연장이 점쳐진다. 반면 관세 시한이 연장되거나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달러 방어심리가 재차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은 경계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