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DXY)가 13일(현지시간) -0.26% 하락하며 전날 기록한 -0.43% 하락폭에 이어 약세를 이어갔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결과다. 동시에 10년물 미국 국채금리가 5bp(0.05%p) 떨어지면서 달러 금리 차가 약화된 점도 달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현행 금리가 ‘지나치게 제약적’이며 최소 150~175bp(1.50~1.75%p) 낮아져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9월에 50bp 큰 폭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이를 시작으로 연속적인 인하 사이클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연준의 정책금리(연방기금 목표금리)는 4.25~4.50% 범위에 설정돼 있고, 실효금리는 4.33%다.
이 같은 발언은 연방기금선물(FF) 시장에도 즉각 반영됐다. 시장은 9월 FOMC(16~17일)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100%로, 50bp 인하 가능성을 7%로 가격에 반영했다. 이는 전날 25bp 인하 96%, 50bp 인하 0%였던 기대보다 더욱 비둘기파적이다. 7월 고용지표 발표 전인 8월 1일에는 25bp 인하 확률이 40%에 불과했다.
달러 약세의 주요 동력
월요일 발표된 7월 CPI가 대체로 온건했던 점이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했다. 특히 최근 세 달(5~7월) 평균 비농업 신규고용이 3만5,000명에 그쳐 고용시장 둔화 신호가 강화됐다. 전년동월비 기준 7월 CPI 헤드라인은 2.7%로 예상보다 다소 낮았지만, 근원 CPI는 3.1%로 예상을 상회했다.
이에 따라 FF선물은 올해 말까지 총 64bp 인하(3.69%)를, 2026년 말까지 누적 134bp 인하(2.99%)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또한 10월 FOMC(28~29일)에서도 두 번째 25bp 인하 가능성을 73%로 보고 있다.
글로벌 외환·금 시장 반응
유로/달러(EUR/USD) 환율은 달러 약세에 힘입어 0.27% 상승했다. 다만 유로권 경제는 미국 관세 정책의 부정적 파급 우려로 신중 모드다. ECB 정책금리 관련 스와프시장은 9월 11일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8%로만 평가하고 있다.
달러/엔(USD/JPY)은 -0.31% 하락했다. 엔화 역시 미국 관세 확대가 일본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상단이 제한되는 모습을 보였다.
12월물 금 선물(GCZ2)은 9.30달러(0.27%) 올라 마감했고, 9월물 은 선물(SIU2)도 0.600달러(1.58%) 상승했다. 달러 약세와 연내 금리 인하 전망, 그리고 미 국채금리 하락이 귀금속 가격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시장 관계자 발언
“금은 우크라이나·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대중·대인도 관세 강화 국면에서 안전자산 매력을 계속 높이고 있다”
실제로 금 ETF 보유량은 월요일 기준 2년래 최고치, 은 ETF 보유량은 금요일 기준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펀드 자금 유입이 이어지며 귀금속 강세 심리가 유지되고 있다.
미·중·인도 관세 이슈 및 지정학 리스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화요일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11월까지 90일 연장했다. 반면 지난 수요일에는 반도체 수입에 100% 관세를 예고하며, 미국 내 생산계획을 제시할 경우 예외를 두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제품에는 별도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대(對)인도 수입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의약품에도 ‘향후 1주일 내’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들 조치가 모두 시행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15.2%로 올라 2024년 2.3% 대비 6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오는 금요일 알래스카에서 열릴 트럼프-푸틴 정상회담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탐색적 첫 만남”이라고 평가 절하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토 양보 불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즉각적 돌파구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전문가 해설: 낯선 금융용어 알기
• bp(베이시스포인트): 1bp는 0.01%p를 의미한다. 예컨대 ‘50bp 인하’는 0.50%p 금리 인하를 뜻한다.
• 달러 인덱스(DXY): 주요 6개 통화(유로·엔·파운드·캐나다달러·스웨덴크로나·스위스프랑)를 가중 평균한 달러의 상대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 연방기금선물: 투자자들이 연준의 정책금리 방향성을 예측해 거래하는 파생상품으로, 시장의 금리 전망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자 의견 및 전망
연준이 9월 ‘빅컷(50bp)’이라는 초강수까지 고려할 정도로 물가 하향 안정과 고용 둔화가 확인된다면, 달러 약세는 하반기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고관세 정책이 실물·물가 자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통화정책과 통상정책의 엇박자가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도 있다. 귀금속은 지정학·무역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견조한 투자 대안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푸틴 회담 결과, 중국 및 인도와의 통상 협상, 그리고 향후 CPI·고용지표 추이가 변수로 작용한다. 투자자들은 금리선물·달러 인덱스·귀금속 ETF 흐름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