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인덱스(DXY)가 29일(현지시간) -0.22%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이에 반비례해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3,827.6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고, 12월물 은 선물 역시 14년 만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2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8월 구인·이직(JOLTS)·9월 ADP 고용·9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모두 부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흐름이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미 연방정부 셧다운(10월 1일 0시) 우려가 겹치며 달러 매도 압력이 강화됐다.
주택·제조업 지표 엇갈려…달러 낙폭은 제한
같은 날 발표된 8월 잠정 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4.0%로 시장 예상치(+0.4%)를 크게 상회하며 5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했다. 이 긍정적 지표 덕분에 달러는 장중 저점에서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 반면, 9월 댈러스 연은 제조업 활동 지수는 -1.0 예상과 달리 -8.7로 악화돼 제조업 경기 부진을 확인시켰다.
“물가 위험은 완화됐지만 고용위험은 확대됐다. 이는 정책금리 인하를 정당화한다.” — 존 윌리엄스 뉴욕연은 총재
반면,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2027~2028년까지 2%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며 제한적 통화정책 유지를 주장했다. 상반된 연준 인사 발언은 시장 변동성을 높였지만, 10월 28~29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은 파생시장에서 89% 반영됐다.
유로·엔, 달러 약세 수혜…ECB·BOJ 발언도 동조
같은 날 EUR/USD 환율은 +0.23% 상승했다. 유로존 9월 경제심리지수(Economic Sentiment Indicator)가 95.5로 예상(95.3)을 웃돌았고, 가브리엘 머클루프 ECB 이사는 “ECB의 인하 사이클이 거의 막바지“라고 언급해 유로 강세를 거들었다.
USD/JPY 환율은 -0.60% 하락했다. 일본 7월 선행지수는 106.1로 상향 수정돼 4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비둘기로 분류되던 노구치 세이지 일본은행(BOJ) 정책위원이 “정책금리 인상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발언해 엔화 매수세를 강화했다.
금·은, 안전자산 수요와 ETF 자금 유입 겹쳐 사상 최고
12월물 금 가격은 +46.20달러(+1.21%) 급등하며 계약 기준 최고가, 최근월물 기준 사상 최고가를 동시에 경신했다. 은도 동반 강세(+0.77%)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달러 약세, 글로벌 채권 금리 하락, 미·중 관세 갈등 재점화, 정부 셧다운 리스크 등이 뒤섞인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해 귀금속 ETF를 대거 매수했다. 실제 금 ETF 보유량은 3년 내 최고치, 은 ETF는 14년 내 최고치를 각각 기록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 독립성 공격—라엘 브레이너드 후임 크리스털 쿡 이사 해임 시도—과 스티븐 미런의 백악관 경제자문위원 신분 유지하며 연준 이사직 지원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변수는 연준의 정책 신뢰도 약화와 함께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설명
- JOLTS: 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로,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구인·이직 동향 조사다.
- ADP 고용보고서: 민간 급여관리회사 ADP가 집계하는 민간고용 변동치로, 공식 고용지표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 FOMC: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로,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연준 산하 기구다.
- 금리 베이시스포인트(bp): 1bp는 0.01%p(0.0001)로, 금리 변화를 세밀하게 표현할 때 사용된다.
전문가 시각과 전망
기자 관점에서 볼 때, 연준이 10월에 첫 인하를 단행한다면 올해 안에 총 두 차례(50bp)의 추가 완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달러 약세·귀금속 강세라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를 재점화할 여지가 있다. 반면,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지적했듯 서비스 물가가 쉽게 꺾이지 않는다면 긴축 장기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10월 셧다운 여부와 함께 9월 고용·CPI 지표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