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와 주식시장 강세가 유가 상승을 견인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 선물 가격이 배럴당 0.07달러(0.11%) 상승하며 2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10월물 RBOB 휘발유 선물은 -0.0019달러(-0.10%) 하락세를 보였다.

WTI 선물 차트

2025년 8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화 지수(DXY)가 1주 만의 최저치로 급락한 것이 원유 및 에너지 가격 상승을 자극했다. 동시에 뉴욕증시의 가파른 랠리는 경기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반영하며 에너지 수요 확대 기대로 이어졌다.

달러 인덱스

그러나 장중 고점 이후에는 모건스탠리2024년 4분기부터 2025년 2분기까지 글로벌 원유 시장이 공급 과잉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수요 증가율이 장기 평균치를 크게 하회하고 있으며, 비(非)OPEC 산유국의 공급이 연말로 갈수록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모건스탠리 보고서 중

시장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안보 체제에 러시아가 반드시 참여해야 하며 일방적 보장은 무의미하다고 발언했다.

반면, 공급 과잉 전망은 약세 요인이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9개월간 대규모 공급 초과를 예상하며, 수요 회복 둔화비OPEC 증산이 결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OPEC+ 산유국도 변수다. 지난 8월 2일, OPEC+는 9월 1일부터 일일 54만7,000배럴의 추가 증산을 승인했다. 이는 2026년 9월까지 단계적으로 총 220만 배럴의 감산분을 복원하는 계획의 일환이다. 다만 7월 OPEC 원유 생산은 전월 대비 -2만 배럴 감소한 2,831만 배럴로 집계됐다.

RBOB 휘발유

국제 해운조사기관 보텍사(Vortexa)는 8월 15일 종료 주 기준, 7일 이상 정박한 유조선 저장 원유가 전주 대비 12% 감소한 8,249만 배럴이라고 보고했다. 이는 물류 병목 완화와 함께 실제 수요가 견조하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8월 15일자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5년 평균치 대비 5.6%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재고는 -0.7%, 중간유(디젤) 재고는 -13.0%로 각각 5년 평균을 하회했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량은 주간 기준 0.4% 증가한 1,338만2,000배럴로, 2024년 12월 첫째 주 기록한 역대 최고치(1,363만1,000배럴)에 근접했다.

한편, 베이커휴스(Baker Hughes)가 8월 15일 발표한 주간 시추기(리그) 가동 현황에 따르면, 미국 내 가동 중인 석유 시추기는 411기로 전주 대비 변동이 없었다. 이는 2022년 12월 기록한 5년 3개월 최고치(627기)에 비해 34.5% 감소한 수준이다.

용어 해설

  • WTI: 미국 텍사스 중질유로, 국제 유가 벤치마크 중 하나다.
  • RBOB: Reformulated Gasoline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로, 첨가제를 넣기 전 상태의 휘발유다.
  • DXY: 미 달러화 가치를 6개 주요 통화 대비로 산출한 달러 인덱스다.
  • EIA: 미국 에너지정보청으로, 원유·가스 재고 및 생산 통계를 주간·월간으로 발표한다.
  • 베이커휴스 리그 카운트: 시추 활동의 선행지표로 인정받는다.

전문가 시각으로 볼 때, 달러 약세는 원유 등 달러 표시 자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구조적 요인이며, 주식시장 랠리가 소비와 산업 활동 회복 기대를 반영한다. 다만 모건스탠리의 공급 과잉 경고와 OPEC+ 증산 로드맵은 향후 수개월간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투자자는 달러 흐름과 OPEC+ 정책, 미국 셰일 생산 동향을 동시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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