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와 미 정부 재가동에 국제유가 반등…EIA 재고 급증·미 원유 생산 사상 최고치가 상승폭 제한

국제유가 동향

12월물 WTI(티커: CLZ25)는 +0.30달러(+0.51%) 상승했고, 12월물 RBOB 가솔린(티커: RBZ25)은 +0.0138달러(+0.71%) 상승했다. 전일(수요일) 급락 이후 일부 낙폭을 되돌리며 반등했다.

2025년 11월 13일, 나스닥닷컴에 게재된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이날 달러 인덱스(DXY)2주래 최저로 하락한 것이 원유 매도(숏) 포지션 환매를 자극하며 유가를 지지했다. 또한 미 연방정부의 재가동 소식이 경제 성장과 에너지 수요에 우호적인 기대를 키우며 심리를 개선했다.

다만 상승 폭은 제한됐다. 같은 날 발표된 EIA(미 에너지정보청) 주간 보고서에서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보다 크게 증가했고, 미국 원유 생산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공급 과잉 우려가 재부각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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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12월물 선물 개요


전일 급락 배경: OPEC 수급 전망 상향(적자→흑자)

전일(수요일) 유가는 3주래 최저로 밀렸다. OPEC이 3분기(3Q) 글로벌 원유 수급 전망을 적자에서 흑자로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OPEC은 전월에 -40만 배럴/일(bpd) 수급 적자를 봤으나, 이번에는 +50만 bpd 수급 흑자로 수정했다. 여기에 미국 생산이 예상보다 많았고, 일부 OPEC 회원국도 증산에 나선 점이 반영됐다. 동시에 EIA는 2025년 미 원유 생산 전망치를 1,353만 bpd에서 1,359만 bpd로 상향했다.

핵심 포인트
• OPEC 3분기 전망: 적자 -40만 bpd → 흑자 +50만 bpd
• EIA 2025년 미국 생산 전망: 1,353만 bpd → 1,359만 bpd

RBOB 가솔린 12월물 선물 개요


가격 변수: 사우디 OSP 인하·중국 수요·지정학

약세 재료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주 다음 달 아시아향 대표 원유 공식판매가(OSP)11개월래 최저로 내린 조정이 꼽힌다. 이는 아시아 수요·정제마진 여건을 반영한 가격 경쟁력 강화 조치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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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국 수요는 지지 요인이다. 1~10월 중국 원유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4억7,100만 톤(MMT)으로 집계됐다. 세계 2위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견조한 수입 흐름은 현물 수요 버팀목으로 작용한다.

또한 최근 보도들에 따르면 미군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개시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12위 산유국으로, 긴장 고조 시 공급 차질 리스크가 대두되며 유가에 우상향 압력을 줄 수 있다.


OPEC+ 정책 트랙: 12월 소폭 증산 후 2026년 1분기 동결

OPEC+11월 2일 회의에서 12월 산유량을 +13만7,000 bpd 증산하되,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부상하는 글로벌 공급 과잉을 의식한 조정이다. IEA는 10월 중순 2026년 글로벌 수급 흑자를 400만 bpd(사상 최대)로 전망했다. OPEC+는 2024년 초 단행한 220만 bpd 감산 복원을 추진 중이나, 아직 120만 bpd 추가 복원이 남아 있다. 한편 OPEC의 10월 원유 생산+5만 bpd 증가한 2,907만 bpd로, 2.5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러시아 공급 차질: 우크라이나 공습·제재 영향

러시아발 수출 감소도 가격을 지지한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석 달 동안 러시아 정유시설 최소 28곳을 타격했다. 그 결과 러시아 내 연료 공급난이 심화되고, 원유 수출 역량이 제약받고 있다.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해상 연료 선적은 10월 상순(1~10일) 일평균 188만 bpd로, 3.25년 넘는 기간 중 최저를 기록했다. 10월 말까지 러시아 정제능력의 13~20%기능을 상실했고, 생산은 최대 110만 bpd까지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EU의 추가 제재(석유 기업·인프라·유조선 대상) 역시 러시아의 원유 수출을 억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해상 부유재고·EIA 주간 데이터

Vortexa에 따르면, 7일 이상 정박한 부유식 원유 재고는 11월 7일 종료 주간에 전주 대비 +11% 증가한 9,518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수요 대비 공급 여유가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같은 날 발표된 EIA 주간 보고서는 대체로 약세(베어리시) 신호를 보냈다. 미 원유 재고+641만 배럴 늘어 시장 예상치인 +150만 배럴을 크게 상회했다. 중간유(디스틸레이트) 재고-63만7,000배럴로 예상(-139만 배럴)보다 감소폭이 작았고, 휘발유 재고-94만5,000배럴 감소해 11년래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또 쿠싱(Cushing) 허브 재고-34만6,000배럴 줄었다. 반면 미국 원유 생산11월 7일 종료 주간1,386만2,000 bpd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EIA 요약
• 원유 재고: +641만 배럴 (예상 +150만 배럴)
• 디스틸레이트: -63.7만 배럴 (예상 -139만 배럴)
• 휘발유: -94.5만 배럴11년래 최저
• 쿠싱 재고: -34.6만 배럴
• 미 원유 생산: 1,386만2,000 bpd 사상 최고

재고의 구조적 위치를 보면, 11월 7일 기준 미 원유 재고계절 5년 평균 대비 -4.1%, 휘발유 재고-4.0%, 디스틸레이트 재고-7.9% 낮았다. 이는 재고 절대 수준은 아직 낮지만, 주간 순유입(빌드)생산 급증이 단기 가격 상단을 누르는 공급 우위의 단기 흐름을 만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리그 카운트와 공급 사이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11월 7일 종료 주간 미국 가동 원유 시추기 수는 414기변동이 없었다. 이는 8월 1일의 4년래 최저치(410기)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 2.5년 동안 리그 수는 2022년 12월의 5.5년래 고점(627기)에서 크게 감소했다. 리그 감소는 중장기 공급 탄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나, 생산성 향상가동 효율 개선이 실제 생산량을 높이는 상쇄 효과를 낳고 있음을 이번 생산 사상 최고치가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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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해설: 달러·재고·정책·지정학의 혼합 구도

금일 반등의 직접적 촉매달러 약세미 정부 재가동에서 비롯됐다. 달러가 2주 저점을 찍자, 달러 표시 자산인 원유의 상대가치가 높아지고, 지난 급락 구간에서 쌓인 숏 포지션의 환매가 유입됐다. 정부 재가동은 공공 서비스·지출의 연속성을 보장해 수요 훼손 리스크를 낮춘다는 점에서 위험자산 전반에 긍정적이다.

반면 상단을 눌러내는 요인은 명확하다. 예상치를 크게 웃돈 EIA 원유 재고 증가, 사상 최고 생산, 그리고 OPEC의 3분기 수급 흑자 전망은 공히 공급우위(oversupply) 시그널이다. 사우디의 OSP 인하는 가격경쟁 촉진을 통해 아시아 시장 매출 볼륨을 지키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여기에 Vortexa의 부유재고 증가는 현물 소화 속도가 더딘 단서를 제공한다.

그러나 지정학·정책 변수하방 완충을 제공한다. 러시아 정유·수출 인프라 차질제재, 베네수엘라 리스크는 잠재 공급 감소를 내포한다. 중국의 수입 증대는 여전히 수요 측 지지선이다. OPEC+는 점진적 증산 복원동결 카드를 병행하며 시장 균형을 모색 중이다. 종합하면, 단기에는 달러·재고·정책 헤드라인에 민감한 박스권이, 중기에는 수급 균형 회복 경로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용어 해설

WTI: 서부텍사스중질유. 미국 내 대표 유종으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 선물의 기초자산이다.

RBOB 가솔린: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 산소화합물 혼합 전 단계의 가솔린 선물 기준물로, 북미 휘발유 시장의 벤치마크다.

DXY(달러 인덱스): 달러 가치를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지수화한 지표. 달러 약세는 통상 달러표시 원자재 가격을 지지한다.

EIA: 미 에너지정보청. 주간 재고·생산 통계를 통해 단기 수급의 방향성 단서를 제공한다.

쿠싱(Cushing): WTI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주의 원유 허브. 쿠싱 재고 변화는 WTI 스프레드와 현물 가격에 민감한 변수다.

OSP: 산유국이 지역별·유종별로 고시하는 공식판매가. 정제마진·수요·경쟁 상황이 반영된다.

bpd: barrels per day(일일 배럴). MMT: million metric tons(백만 톤).


기사 말미 참고 및 고지

본 보도의 원저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기사 작성 시점에 기사에 언급된 어떤 종목에도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본 기사에 포함된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다. 관련 공시·정책은 바차트의 공개 정책에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