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달러 약세와 러시아의 원유·정제품 수출 차질이라는 이중 호재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1월물 WTI 원유 선물(코드: CLF26)은 월요일 종가 기준 +0.77달러(+1.32%) 올랐고, 1월물 RBOB 가솔린(코드: RBF26)은 +0.00474달러(+2.60%)로 동반 상승했다. 원유는 1주 최고가를 회복했다.
2025년 12월 1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지수(DXY)가 2주래 최저로 하락한 점이 에너지 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 여파로 러시아 흑해 원유 터미널이 운영을 중단하면서 러시아발 원유 수출 감소가 가격을 지지했다. 여기에 베네수엘라 지정학 리스크가 더해졌다. 보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상공을 “폐쇄된 영공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 원유에 위험 프리미엄이 얹혔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12위 산유국으로, 항공·해상 운송 리스크 증가는 공급 체인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수급 차질의 직접적 계기도 제시됐다. 보도는 주말 사이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발트해 석유 터미널이 손상돼 폐쇄됐다고 전했다. 또한 카스피해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의 해상 계류시설 중 한 곳에서 파이프라인이 손상되며, 카자흐스탄 원유 수출 1일 160만 배럴(bpd)을 운송하는 해당 노선의 운영이 중단됐다. 이처럼 실물 물류의 병목이 발생하면 즉각적인 선물곡선의 타이트닝과 현물 프리미엄 확대 가능성이 커진다.
한편, OPEC+는 일요일 발표에서 2026년 1분기 동안 증산 보류 계획을 유지한다고 재확인했다. 이는 당초 예정된 증산 재개를 일시 중단해, 글로벌 잉여 공급 확대 조짐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OPEC+의 이 같은 조치가 가격 하방 완충 역할을 하면서, 단기 유가 반등을 뒷받침했다.
러시아발 공급 제약은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보텍사(Vortexa) 집계에 따르면, 11월 19일 기준 러시아 석유제품 수출은 11월 상반월 평균 일 170만 배럴로, 3년 넘는 기간 중 최저를 기록했다. 보도는 지난 3개월간 우크라이나가 최소 28곳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해, 러시아 내 연료 부족을 심화시키고 원유 수출 능력을 제약했다고 전했다. 10월 말 기준 러시아 정제 능력의 13%~20%가 가동 불능 상태에 놓이며, 생산이 최대 110만 bpd까지 축소된 것으로 전했다. 여기에 미국·EU의 추가 제재가 러시아 석유회사·인프라·유조선에 적용되면서, 러시아산 원유·정제품의 대외 공급이 추가로 억제되고 있다.
해상 저장도 늘고 있다. 보텍사에 따르면, 7일 이상 정박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는 11월 28일로 끝난 주에 전주 대비 +12% 증가한 1억 2,464만 배럴로 집계되어, 약 2년 반 만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물류 지연·회피 항로·보험 비용 상승 등으로 해상에 묶이는 물량이 늘고 있음을 시사한다.
수급 전망과 공식 통계
지난달 OPEC은 3분기 글로벌 석유 수급 전망을 공급 부족에서 공급 과잉으로 수정했다. OPEC은 3분기 세계 석유시장이 일 50만 배럴 잉여가 발생한 것으로 봤는데, 이는 전월의 일 40만 배럴 부족 추정에서 크게 바뀐 수치다. 동시에 EIA(미 에너지정보청)는 2025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일 1,359만 배럴로 상향(전월 1,353만 배럴)했다.
또한 11월 2일 회의에서 OPEC+는 12월 증산 폭을 일 13만7,000배럴로 유지하되,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IEA는 10월 중순 2026년에 일 400만 배럴 규모의 사상 최대 글로벌 잉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일 220만 배럴 감산을 전량 되돌리는 과정에 있으나, 여전히 일 120만 배럴의 회복분이 남아 있다. 10월 OPEC 원유 생산은 일 +5만 배럴 증가한 2,907만 배럴로, 2년 반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21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 5년 평균 대비 -3.8%, 가솔린 재고는 -3.3%, 증류유 재고는 -6.9% 낮았다. 같은 주 미국 원유 생산은 전주 대비 -0.1% 감소한 일 1,381.4만 배럴로 집계되며, 11월 7일 주의 사상 최고치 일 1,386.2만 배럴에서 소폭 후퇴했다.
시추 동향은 둔화세다.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11월 28일로 끝난 주 기준 미국 내 가동 원유 시추기 수는 전주 대비 -12기 줄어 407기로, 4년 내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 시추기 수는 2022년 12월의 5년 반 내 최고치였던 627기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시장 해설: 달러, 지정학, 그리고 선물커브의 신호
첫째, 달러 약세는 원유 가격에 통상 상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원유가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달러지수(DXY)의 하락은 비달러권의 구매력을 높여 수요를 자극한다. 이번 보도에서도 DXY 2주 최저가 원유·가솔린 가격 상승의 촉매로 언급돼, 환율-상품 가격의 역상관이 다시 확인됐다.
둘째, 러시아 인프라 타격과 제재는 실물 공급망의 마찰비용을 키운다. 흑해/발트해 터미널 운영 중단과 CPC 손상처럼 해상 집하·적출의 병목은 즉각적으로 수출 가용량을 줄인다. 여기에 해상 부유 저장량 증가는 선박 회전율을 떨어뜨려 실질 공급 가능물량을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 이러한 흐름은 근월 강세(백워데이션 축소 또는 컨탱고 완화/확대의 변동) 등 선물커브에 반영되기 쉽다.
셋째, OPEC+의 증산 보류 시그널은 정책적 하방 방어로 해석된다. IEA가 제시한 2026년 400만 bpd 잉여 전망과 OPEC의 3분기 잉여 전환 업데이트는 중기적 공급 우위를 시사한다. 그럼에도 OPEC+가 2026년 1분기에 증산을 멈추겠다고 못 박은 것은, 단기 수급 균형 유지와 가격 안정을 우선하는 행보로 볼 수 있다.
용어 정리 및 참고
WTI(서부텍사스산 원유)는 미국의 대표적 원유 벤치마크다. RBOB 가솔린은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로, 미국 가솔린 선물의 기준 품목이다. DXY(달러지수)는 미 달러의 주요 통화 대비 가치를 지수화한 지표다. bpd는 barrels per day(일일 배럴 수), bbl은 배럴 단위를 뜻한다. CPC(Caspian Pipeline Consortium)는 카자흐 원유를 흑해 연안으로 실어 나르는 주요 수출 파이프라인이다. OPEC+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의 협의체다. EIA는 미국 에너지정보청, IEA는 국제에너지기구로, 각각 미국 및 국제 에너지 통계를 제공한다. 베이커휴즈 시추기 수는 미국 내 가동 중인 석유 시추장비의 수를 집계한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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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책 및 출처
이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게재일 현재 작성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직·간접 보유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본 기사에 포함된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Barchart Disclosure Policy를 참조할 수 있다. 여기에 담긴 견해와 의견은 작성자 개인의 것이며, Nasdaq, Inc.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