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가격이 달러 약세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우려에 힘입어 상승했다. 1월물 WTI 원유(티커: CLF26)는 장중 +0.62달러(+1.06%) 올랐고, 1월물 RBOB 가솔린(티커: RBF26)은 +0.0316달러(+1.73%) 상승 마감했다. 이러한 흐름은 에너지 섹터 전반의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2025년 11월 2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지수(DXY00)가 1.5주 최저로 하락하면서 달러 표시 자산인 원유와 가솔린 가격에 상승 압력이 형성됐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더해져 유가를 지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 종식 제안과 관련한 질문에 모호한 태도를 보였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카야 칼라스 부위원장은 수요일 “
러시아가 평화를 원한다는 어떠한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
”고 밝혔다. 또한 Baker Hughes의 최근 통계에서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시추 리그 수가 4년 내 최저로 감소한 사실이 재확인되며, 단기 미국 원유 생산 축소 신호로 작용해 유가를 추가로 지지했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는 이번 주 일요일 화상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시장은 동 조직이 2026년 1분기까지 증산 중단(일시적 동결) 계획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최근 글로벌 수급 전환 조짐과 재고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 연속성으로 읽힌다.
러시아의 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 감소 소식도 유가를 떠받쳤다. 분석업체 Vortexa에 따르면, 11월 첫 15일 동안 러시아의 석유제품 선적은 일 170만 배럴(bpd)로 집계되어 3년 이상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석 달간 우크라이나는 최소 28곳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공격했으며, 그 결과 10월 말 기준 러시아 정제 능력의 13%~20%가 타격을 받아 생산이 최대 일 110만 배럴까지 줄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관련 신규 제재(석유회사·인프라·탱커 대상)도 수출 억제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정학적 위험도 여전하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베네수엘라(세계 12위 산유국)에 대한 잠재적 군사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군사력을 증강 중이며, 이는 공급 차질 우려를 자극하며 유가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배경으로 해석된다.
해상 재고와 관련해 Vortexa는 11월 21일로 끝난 주에 7일 이상 정박 중인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9.7% 증가한 1억1,431만 배럴로 집계되어, 약 2.2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부유 재고(floating storage) 증가는 단기 물동량 조정 및 거래 전략 변화의 신호로 해석된다.
한편, OPEC은 이달 초 3분기 세계 석유시장 전망치를 적자에서 흑자로 수정했다. 미국의 생산이 예상치를 상회한 가운데, OPEC 자체 증산도 흑자 전환의 배경이 됐다. OPEC은 3분기 글로벌 석유시장이 일 50만 배럴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전월 발표한 일 40만 배럴 적자 전망에서의 상향 전환이다. 이와 함께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5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1,359만 bpd로 상향(전월 1,353만 bpd 대비)했다.
OPEC+는 11월 2일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12월 생산을 일 13만7,000배럴 늘린 뒤,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0월 중순 2026년 글로벌 석유시장이 일 400만 배럴에 달하는 사상 최대 수준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OPEC+는 2024년 초 단행한 일 22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전량 되돌리는 과정에 있으며, 아직 일 120만 배럴은 복원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OPEC의 10월 원유 생산은 전월 대비 일 5만 배럴 증가한 일 2,907만 배럴로, 2.5년 최고를 경신했다.
EIA가 수요일 발표한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21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 5년 평균 대비 -3.8% 낮았고, 가솔린 재고는 -3.3%, 난방유 등 중간유분(디스틸레이트) 재고는 -6.9% 낮았다. 같은 주에 미국 원유 생산은 전주 대비 -0.1% 감소한 일 1,381.4만 배럴을 기록하며, 11월 7일 주의 사상 최고치(일 1,386.2만 배럴)에서 더 멀어졌다.
Baker Hughes에 따르면, 11월 28일로 끝난 주 미국 내 활성 원유 시추 리그 수는 전주 대비 -12기 감소한 407기로, 4년래 최저다. 지난 2.5년 동안 미국의 리그 수는 2022년 12월 기록한 5.5년래 최고치 627기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이는 탄력적 생산 확대 여력이 제한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단기 수급 타이트닝 우려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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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기사 작성일 기준으로 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어떤 종목에도 직·간접 보유 포지션이 없었다. 본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다. 자세한 사항은 Barchart Disclosure Policy를 참고하도록 안내됐다.
용어 해설 및 배경
• WTI(West Texas Intermediate)는 미국산 대표 원유 벤치마크로, 달러로 거래되므로 달러 강·약세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 RBOB 가솔린은 미국 휘발유 선물의 표준 규격으로, 정유 마진과 계절 수요에 민감하다. • DXY(달러지수)는 달러의 상대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달러 약세는 통상 달러 표시 원자재 가격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 bpd(barrels per day)는 일일 배럴 단위의 생산·소비·수출입 규모를 의미한다. • 부유 재고(floating storage)는 7일 이상 움직이지 않는 유조선에 적재된 원유를 뜻하며, 거래·물류 병목의 간접 신호로 해석된다.
해설: 무엇이 유가를 움직였나
이번 유가 상승은 달러 약세라는 가격 메커니즘과, 러시아 공급 차질 및 지정학 리스크라는 공급 요인이 결합해 나타난 결과다. 달러지수가 1.5주 저점으로 내려서자 원유의 실질 구매력이 높아지며 매수세가 유입됐고,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타격과 서방의 제재 강화는 러시아의 수출 여력을 제한해 물리적 타이트닝을 심화시켰다. 동시에 미국의 리그 수 감소와 생산 둔화는 북미의 단기 공급 여지를 좁혀 상승을 지지했다. 다만, OPEC과 IEA가 2026년 공급 과잉(흑자)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고 OPEC+가 감산 복원을 이어가는 점은 중장기 상단을 제어할 변수다. 요컨대, 단기에는 지정학과 달러가, 중장기에는 OPEC+ 정책과 글로벌 공급 사이클이 유가의 방향성을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