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가격이 달러 인덱스 급락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10월 만기 뉴욕 ICE 원당(번호 11) 선물은 전장 대비 0.13센트(+0.80%) 오른 파운드당 16.34센트에, 런던 ICE 백설탕(번호 5) 선물은 4.10달러(+0.85%) 상승한 톤당 487.60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2025년 8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DXY(달러 인덱스)가 3주 반 만에 최저치로 추락하면서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쇼트 커버링)하려는 움직임이 설탕 선물 시장을 밀어 올렸다고 전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달러로 표시되는 원자재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매수세가 유입된다”는 것이 시장의 전통적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최대 생산지인 브라질·인도·태국 등의 공급 전망과 중국·파키스탄의 수요 지표가 맞물리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 글로벌 수요 급증 신호
런던 백설탕 가격은 이번 주 수요일 5주 만의 고점까지 치솟았다. 중국의 7월 설탕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76% 급증한 74만 t를 기록했고, 파키스탄 정부도 정제설탕 20만 t 입찰을 공고했다. 두 국가는 모두 대규모 인구와 음식·음료 시장을 보유하고 있어, 단일 월 수입 통계만으로도 가격에 민감하게 반영된다.
■ 브라질, 설탕 몰아짓기 현상
반면 주초에는 브라질 설탕 공장들이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을 우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가격이 2주 저점까지 후퇴한 바 있다. 분석기관 코브리그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건조한 사탕수수 작황으로 탄수 비율이 높아, 제당 효율이 상승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브라질 유니카(Unica)가 발표한 통계에서도 7월 하순 중앙·남부(Center–South) 지역의 설탕수수 분쇄 비중 중 54.10%가 설탕용으로 전환돼 전년 같은 기간(50.32%)을 웃돌았다.
■ 인도, 수출 재개 가능성…공급 우려 완화
블룸버그는 인도 기상청 데이터를 인용해 “몬순(우기) 강수량이 예년 대비 1% 많아 풍작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협회(ISMA)와 업계단체는 2025/26 시즌 설탕 200만 t 수출 허가를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앞서 전국 협동조합 제당공장연맹은 2025/26 생산량이 3,500만 t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장·중기 가격 변수: 공급 과잉 vs. 수급 불균형
글로벌 트레이더 차르니코우(Czarnikow)는 2025/26 시즌 8년 만에 최대 규모인 750만 t 설탕 잉여를 예상했다. 미 농무부(USDA)도 5월 보고서에서 2025/26 사상 최대 1억 8,931.8만 t 생산, 4,118.8만 t의 기말 재고를 전망했다. 반면 국제설탕기구(ISO)는 2024/25 시즌 9년 만에 최대인 547만 t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진단해, 장·단기 모두 상반된 전망이 혼재한다.
■ 태국·브라질·인도별 생산 전망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는 2024/25 생산이 전년 대비 14% 늘어난 1,000만 t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USDA 산하 FAS는 2025/26 시즌 브라질 4,470만 t(+2.3%), 인도 3,530만 t(+25%), 태국 1,030만 t(+2%)로 3대 생산국 모두 증산을 예상했다.
■ 전문가 시각과 향후 관전포인트
국내외 애널리스트들은 달러 약세가 단기적으로 원자재 시장 전반을 부양하지만, 수급 펀더멘털이 상반된 시그널을 내고 있는 만큼 변동성 확대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연준(Fed)의 통화정책 경로, 브라질 사탕수수 작황, 인도 수출 정책 등 세 가지 변수가 연속성을 지니며 가격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용어 설명*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뉴욕·런던 등에 기반을 둔 선물·옵션 거래소로, 설탕·커피·코코아와 같은 소프트(Soft) 상품 가격의 글로벌 벤치마크다. NY 원당(번호 11)은 미 달러 기준 원당(정제 전) 국제 가격을, 런던 백설탕(번호 5)은 미 달러 기준 백설탕(정제 후) 국제 가격을 의미한다.
※ 집필자(기자)는 해당 기사 작성 시점에서 언급된 종목이나 선물·옵션에 대해 직접적인 투자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