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최근 분기(4~6월) 실적 발표 시즌에서 달러 약세가 미국 다국적 기업 일부의 실적을 구원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와 재무 계획 차질을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로이터 공동 보도에 따르면 달러 가치 하락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달러 기준으로 환산할 때 금액을 키워주고, 동시에 미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 확대에도 기여한다.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NYSE: LEVI), 넷플릭스(NASDAQ: NFLX), 펩시코(NASDAQ: PEP), 3M(NYSE: MMM) 등 해외 매출 비중이 큰 기업들은 달러 약세 덕분에 2분기 순이익이 늘거나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올해 들어 달러 인덱스는 약 10% 하락했다. 급변하는 미국 통상 정책, 경기 둔화 우려, 그리고 연방정부 부채 급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달러 약세 힘받는 소비재·음료업체
펩시코는 전체 순매출의 약 40%를 국제 사업에서 벌어들이는데, 지난주 회사 측은 달러 약세를 근거로 올해 연간 순이익 감소폭이 애초 전망치보다 작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경쟁사인 코카콜라(NYSE: KO)도 화요일(현지시간) 발표에서 “달러 약세 효과로 연간 주당순이익 증가율이 2~3% 목표 범위의 상단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달러 가치를 낮춰 미국 다국적 기업의 해외 판매를 늘리는 데 있다.” — 로버트 패블릭, 다코타 웰스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패블릭 매니저는 “금리 인하까지 이어진다면 앞으로도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P 500과 환율의 상관관계
LSEG(구 리피니티브)의 20년치 데이터를 보면, 미국 달러가 1% 절하될 때마다 S&P 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평균 0.6%p 상승했다. S&P 500 기업 매출의 약 38%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정보기술(IT), 소비재, 헬스케어, 산업재 업종의 해외 매출 비중이 특히 높다.
의료기기 업체 에드워즈 라이프사이언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스콧 얼럼은 6월 4일 제프리스 콘퍼런스에서 “달러 강세로 1억 달러 이상 역풍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환율 훈풍만으론 부족”…투자자 냉정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은 환율 효과(FX) 덕분에 매출이 늘었을 때보다, 실물 기준(고정환율 기준) 매출이 늘었을 때 더 높은 보상을 한다”고 지적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아론 수석전략가는 “환율 효과는 일시적 요인이므로 지속 가능성이 낮다”며 신중론을 폈다.
실제로 넷플릭스 주가는 달러 약세로 인한 매출 전망 상향에도 불구하고 금요일 하루 4% 넘게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실질적인 가입자 증가보다 일시적 환율 효과에 의존한 가이던스 조정을 실망스럽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기업별 환율 효과 일람
아래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환율 영향을 명시한 주요 기업들이다1.
- 3M — 달러 약세로 2분기 주당순이익 2.16달러(시장 예상 2.01달러) 기록
- 블랙록(NYSE: BLK) — 운용자산(AUM) 3조5,452억 달러,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171억 달러의 긍정적 환율 효과 반영
- 가민(NYSE: GRMN) — FX 우호적 환경에 힘입어 연간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를 15%로 상향 조정
- 옴니컴 — 환율 변동으로 2분기 매출 1.1% 상승
- 컨센트릭스 — 3분기 약 140bp(basis point·1bp=0.01%)의 긍정적 FX 효과 예상
- BNY멜론 — 시장 가치 상승·순자금 유입·달러 약세로 수탁·관리 자산 13% 증가
- 다나허(NYSE: DHR) — 2분기 매출 59억4,000만 달러, 달러 약세 효과로 컨센서스(58억4,000만 달러) 상회
- 코카콜라(NYSE: KO) — 달러 약세 기반으로 연간 주당순이익 2~3% 성장 가이던스 상단 제시
용어 설명2
S&P 500 :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500개 기업으로 구성된 주가지수다. 미국 경제 전반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활용된다.
FX(Foreign Exchange) : 외환 혹은 환율 시장을 의미한다. 기업 실적에서 “FX 효과”란 주요 거래통화 대비 달러 가치 변동에 따른 환산 이익·손실을 일컫는다.
bp(Basis Point) : 금리·수익률 변동폭을 나타내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각주
1 실적 및 환율 영향 수치는 각 사가 발표한 최신 실적자료를 기준으로 정리했다.
2 2025년 7월 22일 기준 정보이며,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