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원유 급등

원유 및 휘발유 선물 가격이 급등하며 한 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6년 3월 인도분 WTI 원유 선물(CLH26)은 금요일 종가 기준 +1.71달러(+2.88%) 상승 마감했고, 2026년 3월 인도분 RBOB 휘발유 선물(RBH26)은 +0.0307달러(+1.67%) 상승 마감했다.

2026년 1월 24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금요일 달러 지수(DXY)가 3.5개월 저점으로 급락한 점이 에너지 가격 상승을 지지했다.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에서 영토 문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전쟁 지속 가능성이 커졌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조치 가능성을 재차 제기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점도 원유 가격을 끌어올렸다.

크렘린 발표 “영토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요구하는 영토가 수용될 때까지 장기적 합의를 달성할 희망이 없다”

금요일 원유 가격은 크렘린의 이 같은 발언으로 상승 압력을 받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제한 조치가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전 세계 원유 공급에 하방 압력을 제공하여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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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시위 진압에 대한 경고를 재개하면서 미국 해군 함대(armada)가 중동으로 이동 중이라며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발언은 이란과 중동 지역의 불안정을 증대시키며 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이라크 내 친(親)이란 민병대 세력을 배제한 정부 구성을 압박하기 위해 이라크의 원유 매출에 대한 달러 공급을 제한하는 방안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조치 가능성은 이라크 원유의 거래·수출 과정에서 실물·금융 리스크를 높여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란에서는 대규모 시위와 이에 대한 강경 진압이 이어지며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OPEC 내 4위 생산국으로 일일 생산량이 3백만 배럴(bpd) 이상이다. 시위 격화와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생산·수출 차질이 발생하거나, 미국이 정부 시설을 타격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이터는 지난 수요일 일부 미군 인력이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Al Udeid) 미 공군기지를 떠나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지는 작년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한 이후 이란의 보복 공습 표적이 된 바 있다.

원유 상승에는 중앙아시아와 카스피안 지역의 공급 차질 우려도 반영됐다. 로이터는 카자흐스탄의 텡기즈(Tengiz)와 코롤레프(Korolev) 유전이 발전기 화재로 인해 차주까지 가동이 중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카자흐스탄은 드론 공격으로 인해 러시아 흑해 연안의 카스피안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 터미널로 들어가는 일일 생산량 약 90만 배럴(bpd)을 감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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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에너지기구(IEA)는 수요일 2026년 전 세계 원유 잉여분(글로벌 크루드 서플러스) 추정치를 지난달의 3.815백만 bpd에서 3.7백만 bpd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화요일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치를 13.59백만 bpd로 상향(지난달 13.53백만 bpd)했으며,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치는 95.37 쿼드릴리언 BTU로 하향(지난달 95.68) 조정했다.

시장 데이터 제공업체 보텍사(Vortexa)는 1월 16일로 끝난 주간 기준으로, 7일 이상 정박 중인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량이 전주 대비 -8.6% 감소한 1억1518만 배럴(115.18 million bbl)로 집계됐다고 월요일에 보고했다. 이는 해상 재고 축적이 줄어든 점으로, 현물 수급의 탄탄함을 시사한다.

중국의 원유 수요 회복세도 유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상품 정보업체 Kpler의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12월 원유 수입은 전월 대비 10% 증가한 1,220만 bpd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재고 축적을 진행 중이다.

오펙 플러스(OPEC+)는 2026년 1월 3일 기존 계획대로 2026년 1분기 생산 증가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OPEC+는 2025년 11월 회의에서 12월에 +137,000 bpd 증산을 발표했으나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공급 잉여를 고려한 조치다. OPEC+는 2024년 초 시행한 약 220만 bpd의 감산분을 복원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복원하지 못한 물량이 약 120만 bpd 남아 있다. OPEC의 12월 원유 생산량은 +40,000 bpd 증가한 29.03백만 bpd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지난 5개월 동안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 시설을 타격해 러시아의 정제·수출 능력을 제한했고, 11월 이후에는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공격을 받는 등 해상수송 리스크가 확대됐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대(對)러시아 추가 제재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1월 16일 기준 주간 재고 보고서에 따르면 (1) 미국 원유 재고는 5년 평균의 -2.5% 수준, (2) 휘발유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5.0%, (3) 증류유(디젤 등)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0.5%로 집계됐다. 또한 같은 주간 미국 원유 생산은 전주 대비 -0.2% 하락한 13.732백만 bpd로, 11월 7일 주의 최고치 13.862백만 bpd보다는 다소 낮았다.

석유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1월 23일로 끝난 주에 미국 내 가동 중인 석유 시추(리그) 수가 전주 대비 +1대 증가한 411대라고 금요일 보고했다. 이는 12월 19일 주에 기록된 4.25년 최저치인 406대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며, 2.5년 전인 2022년 12월 기록된 5.5년 최고치 627대에 비해서는 크게 감소한 수치다.

용어 설명

DXY(달러 인덱스)는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달러 약세는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만들어 수요를 견인하는 경향이 있다. RBOB는 미국 내 휘발유 규격을 나타내는 퓨처스 상품의 티커 명칭이다. 단위 bpd(barrels per day)는 하루 생산·수송되는 배럴 수를 의미한다. IEA(국제에너지기구)와 EIA(미국 에너지정보청)는 각각 글로벌·미국 에너지 시장의 수급 전망을 제공하는 주요 기관으로 시장 기대에 큰 영향을 준다.


향후 전망과 시장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달러 약세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결합된 상황이 유가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달러 약세는 비달러 화폐 보유자들에게 원유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만들기 때문에 수요 탄력성을 높이며, 중동·러시아·카자흐스탄 등 공급 불확실성은 실제 공급 축소로 이어질 경우 가격 상승 압력을 강화한다. 특히 이란 사태가 심화되거나 미국의 군사 옵션이 현실화될 경우 단기적으로 원유 현물·선물시장의 변동성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중기적으로는 글로벌 잉여분(IEA 추정치)이 여전히 존재하는 한 구조적 약세 요인이 남아 있으나, 잉여분 규모가 하향 조정되고 중국의 재고 축적·수입 증가가 지속될 경우 수급 균형은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 또한 OPEC+의 증산 중단 정책과 러시아의 수출 제약, 우크라이나의 인프라 공격 등은 공급 복원 능력을 제약하여 하방 리스크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높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상황에서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 헤지(hedge) 수단으로서 선물·옵션 시장의 활용이 증가할 수 있으며, 현물 재고 및 해상 재고(정박 유조선량) 지표를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미국의 원유 생산 전망 상향과 재고 수준 변화, 베이커휴즈의 리그 수 변화 등 기초 펀더멘털 지표가 향후 가격 방향성 판단에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요약 및 시사점

금일 원유 가격 급등은 달러 약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 이란 내 불안정 및 미국의 군사 위협, 카자흐스탄 등 공급 차질, 중국의 수입 증가 등 복합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시장 참가자들은 지정학적 이벤트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향후 발표되는 재고 지표, 국제기구의 수급 전망, 주요 산유국의 정책 변화, 해상 운송 리스크 관련 소식들을 주시해야 한다.

참고 : 이 기사에 언급된 자료는 2026년 1월 16일 및 1월 23일 기준 EIA·IEA·베이커휴즈·Vortexa·Kpler·로이터·파이낸셜타임스·바차트 보도 등을 기반으로 집계된 것이며, 구체적 수치와 일자는 본문에 명시된 바와 같다.